사찰 답사를 가면 대웅전 내부는 꼼꼼하게 둘러보는데 외부를 잘 보지 않았다. 그런데 안동 봉정사 옆 영산암을 갔을 때 재미있는 상상을 이끌어내던 독특한 벽화를 보고 요즘은 벽화도 유심히 본다. 사찰 벽화는 그 절의 유래와 관련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같은데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고 가끔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 벽화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어 좋다.
이번 현충일에 갔던 은혜사 대웅전에 ‘십우도’가 있었다. 원효암 벽화가 더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었지만 최근에 그려진 것이라 은혜사 ‘십우도’를 카메라에 담았다. ‘十牛圖’는 소를 찾아서 고삐를 채워 길 들이는 과정을 10단계로 표현한 그림이다.
조용헌 씨가 쓴 칼럼을 보니 소와 사람이 하나가 되는 과정과 해설이 나와있다.
한 사람이 소를 이리저리 찾고 있다.

그러다가 소가 있는 곳을 발견한다..

소를 찾은 다음 이젠 소가 멀리 가지 못하도록 고삐를 채운다.

차츰차츰 소가 길이 들어간다.

(소가 점점 하얀색으로 변해간다)
소와 사람이 친해진다.

결국 하나가 된다.

소는 사람의 불성(佛性)을 상징하는데. 사람 마음속 깊은 곳에는 누구에게나 신성(神性)이 있다는 얘기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불성이 밖에 있는 줄 알지만 불성은 자기 마음속의 무의식(無意識)에 이미 내장되어 있단다. 불교수행의 관건은 심우(尋牛), 즉 흰 소를 발견하는 일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