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을 지나 황진이, 서화담과 얽힌 이야기가 많은 박연폭포엘 갔다 오전 관광 코스가 박연폭포,범사정,대흥산성 북문,관음사다. 

 

  박연은 폭포가 떨어지는 위가 바가지 같이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이란다.


(수량이 풍부하지 않아 사진으로 보는 이미지는 웅장한 느낌은 없다. 그러나 물 줄기는 가늘어도 폭포 앞에 섰을 때 형언할 수 없는 벅찬 감정이 일었다)


 옛날에 경치를 즐기며 전국을 유람하길 좋아하는 총각이 있었단다.이 총각이 박연 폭포가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그 경치에 취해 황홀해 하다가 피리를 불었는데 용궁의 선녀가 그 총각 피리 소리에 반해 총각을 용궁으로 데리고 갔단다. 그래서 둘이는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는데 총각의 어머니는 아들을 찾으러 왔다가 그만 고모정에 떨어져 죽었단다.

 

북측 안내원의 설명을듣고 우리 일행은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전에 서둘러 박연폭포엘 올라갔다. 하얀 꽃이 만개한 나무 사이로 깎아 지른 듯한 절벽에서 물이 곧장 떨어지고 있다. 폭포 수량이 풍부할 여름에 오면 폭포 물 떨어지는 소리가 우뢰 소리 같겠다. 떨어지는 수량은 적지만 과연 명폭 답다.경치가 ‘수려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풍경이다.총각처럼 폭포물에 뛰어들 정도는 아니어도 폭포 앞에 섰을 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박연 폭포 왼쪽에는 용바위가 있다.

이 바위 위에 아름다운 글씨(초서체)를 휘갈기듯 새겨 놓았다.황진이가 머리채를 풀어 고소담 물을 묻혀 일필휘지에 써 내려 갔다는 시구다. '飛流直下 三千尺/疑是銀河 落九天'(물 줄기가 삼천자를 날 듯이 떨어지니 마치 하늘에서 은하수가 쏟아지는 듯 하다).



그리고 오른 쪽에는 1700년에 지었다는 범사정이 있다. 범사정을 지은 자리에서 박연 폭포를 보면 마치 안개바다 위에 떠가는 떼와 같아서 지은 이름이란다.
박연폭포 옆에 범사정이 있어 한결 풍성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박연폭포 용바위에서 바라본 범사정)
박연폭포를 보고 관음사 오르는 길은 범사정을 거쳐 간다. 범사정에 앉아 잠시 박연폭포를 바라 보았다. 정자에 앉아 보는 박연폭포는 앞에서 보던 모습과 다른 멋이 느껴진다,


(범사정에서 바라본 박연폭포, 왼쪽에 용바위가 보인다)

     범사정을 지나 약간 가파른 숲길을 걸어올라가면 대흥산성 북문이 나온다.




 이 성은 고려시대에 쌓았단다. 특히 북문의 견고하게 쌓은 성벽과 축대는 고려시대 뛰어난 축성 기법을 엇볼 수 있다고 한다.

아치형 북문을 지나 산책 하듯 산길을 걸어올라가면 관음사가 있다. 관음사 올라가는 길은 참 좋다. 연두색 잎사귀들의 춤사위를 즐기며 걷는 것도 좋고 길가에 핀 이름모를 들꽃들의  보며 걷는 것도 즐겁다. 가는 길 양쪽에 있는 커다란 바위마다  다녀간 이들이 이름을 빼곡하게 새겨놓았다. 오르는 길 옆 바위 전체가 방명록 같다.





처음에는 바위에 새긴 이름들을 더듬더듬 읽으며 올랐지만 갈수록 이름을 새겨 놓은 바위가 널려 있어 포기했다.  


  관음사 입구 바위에 탑비가 있다.



안내판이 없어 어느 시대에 조성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거북 모습이 이상하다. 귀부를 조각하신 분은 거북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모양이다. 등 껍질 모양이야 王자를 새긴 것도 있고, 새처럼 깃털을 새끼고 날개를 달아준 이도 있지만 거북 네 다리를 몸통 가운데 새긴 건 처음 본다. 얼핏 봤을 때는 등에 작은 거북을 업고 있는 것 같아서 다가가가 머리를 보니 아니다. 등껍질 무늬 조각도 웃긴다.  아이들이 새 깃털을 대충 그려놓은 것 같다.
 

  관음사는 고려 시대(970년)에 건립된 사찰로 대웅전 건물과 7층 석탑이 남아있다.



천년을 넘은 유서 깊은 사찰인 만큼 입구에는 몇 백년 된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관음사 오르느라 지친 어른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경내로 들어가니 대웅전 안에 스님 한 분이 보인다. 우리나라 스님처럼 머리를 깎지는 않았지만 장삼 위에 가사를 입고 계셨다. 대웅전에 들어가 부처님게 삼배를 올리고 경내를 돌아보았다.

  대웅전 왼쪽에 관음굴이 있다.



관음굴 안에는 백색 대리석으로 조각한 관세음보살 좌상이 한 분 계신다.



 원래는 두분이었지만 한 분은 평양 중앙역사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단다. 관음굴 앞에는 관음사 약수를 먹을 수 있는 옹달샘이 있다. 이 물을 한 번 먹을 때 마다 10년씩 젊어진다는 안내원 말을 듣고 어르신들은 좋아라 하시고 옆에 있던 꼬마에게 ‘너 젖병 물고 내려오는 거 아니니?’하고 놀렸더니 물 안 먹겠단다.그래서 그런지 약수물 앞에는 약수 먹으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치고 있다.



  단아하게 생긴 대웅전 건물도 볼거리가 많다.  우선 문살.



특히 가운데 문살이 참 예쁘다. 여러꽃이 섞혀 있어 꽃밭 같다. 가운데 문살을 중심으로 왼쪽 문살 무늬는 패랭이 꽃을 조각해 놓은 것 같고 오른쪽 문살은 잎 끝 모양이 감꽃 같다. 앞을 차근차근 살펴보고 뒤편으로 가니 안내원이 버스에서 얘기했던 그 유명한 설화의 주인공이 조각된 문이 있다. 이 문은 두짝으로 된 문인데 오른쪽 문은 완성되지 못한 채로 남아있다.



  400년 전, 이 절을 조성할 때 아주 조각 솜씨가 뛰어난 운라라는 소년이 있었단다. 대웅전 뒤 문에 조각을 하고 있을 때 어머니께서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문 조각을 맡긴 공사책임자에게 고향엘 좀 다녀와야 겠다고 했단다. 그러자 그 책임자는 완성을 서둘러야 한다면서 소년의 부탁을 외면했단다. 그런데 며칠 후 고향에서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왔더란다. 그러자 운라라는 소년은 재주를 가진 손 때문에 부모의 임종 조차 보지 못한 것을 한탄하며 자신의 왼쪽 손목을 잘라버렸단다. 그 모습을 보고 다른 이가 왼쪽 문에 운라 소년의 모습을 조각해 놓았고 왼쪽 문은 그대로 있다.


  대웅전 앞에 있는 7층 석탑,



 기단부 하단에 연꽃을 옆어 놓은 듯한 모양을 상단은 연꽃이 하늘을 향해 핀 모습을 조각해 불상대좌 같은 느낌을 준다. 아담한 대웅전에 비해 탑은 규모가 큰 편이다.

  관음사를 보고 내려와 점심을 먹으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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