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

                                                        고독한 하루 
                                                                                      6학년

  내 하루는 ‘고독’ 그 자체다. 아빠가 학원을 하셔서 5학년 때부터 그 학원에 다니느라 4학년 때까지의 ‘늘어진 하루’에서 ‘고독한 하루’로 바뀌었다. 뭐 조재호 만큼은 아니겠지만.


  아침, 늦잠을 잤다. 밤늦게까지 영어 스피치 대회 연습한다고 엄마가 12시까지 공부시키셨다.

  “니, 열심히 해라, 그래 갖고는 안된다. 영어 열심히 해야한다.”

  어쩼든, 나는 그 말을 귀에 딱지가 들러붙을 정도로 듣는다.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그 말을 들으면서 학교에 꾸물구물 걸어간다. 


  학교 생활을 본다.

  1교시는 국어, 컨디션이 나쁘진 않아서 발표도 열심히 한다.

  2교시에는 수학, 선생님 말은 귀에도 안 들어오고 익히기 하고 수.익은 다 풀어놨다. 너무 심심하다.

  3교시에는 사회, 발표는 해 보지만 귀에 안 들어오는 건 마찬가지다.

  4교시에는 과학. 
  으악! 내가 제일 싫어하는 과학이다. 과학이 싫지는 않지만 귀가 찢어질 것 같은 앙칼진 과학 선생님의 목소리가 싫다. 아, 2층에 내려가는 것도 귀찮다.

  5교시도 과학, 그 귀가 찢어들듯한 목소리를 2시간이나 들어야한다니,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아~ 드디어 밥 먹는 시간이다. 그런데 밥은 맛이 없고 금방 배가 꺼진다. 정말 학교라는 곳은 왜 오는지 모르겠다.

  뭐, 마쳐도 기분은 안 좋다. 학원에서 8시까지 있는 것이 좋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학원에서 공부하는 시간이다

  1교시, 과학, 신기하는 하다

  2교시, 자습, 아, 졸린다.

  3교시, 영어, 아빠가 수업하는데 궁금한거 물어보려면 “유 갓어 샤랍”이라고 해서 기분이 나쁘다. 일단 필기는 한다.

  4교시, 수학, 문제 푸는건 재미있지만 수학 선생님이 너무 싫다.

  그 다음은 글짓기다. 글짓기 수업은 내 친구들이랑 같이 한다. 그 나마 제일 재미있는 시간이다. 글 쓸때 팔이 좀 아프긴 해도 토론 시간이 있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글짓기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면 10시 20분이다.

  나는 너무 고독하다. 학원에서 오랜 시간 있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아빠가 하시는 학원이랑 집이 너무 멀어 어쩔 수 없이 엄마 수업 끝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엄마 차를 타고 집에 와야하니까.  친구들이랑 놀고 싶다.

(이 아이는 4학년 때까지는 방과후에 집에서 뒹굴거리며 어떻게 놀면 재미있게 놀까를 궁리하며 지내던 아이다. 함께 놀 친구들이 없어 집에 있는 책을 닥치는 대로-그야말로 닥치는대로 어른들이 읽는 난해한 책까지 읽어치웠다고 본인이 얘기를 했으니-읽으며 보내던 아이라 방과 후 시간이 거의 없는 지금의 생활이 많이 힘든 것 같았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생활 속에서도 나름 즐거움을 찾으며 제법 잘 적응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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