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라 열암곡 오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길에 오가는 차와 사람들이 뒤엉겨 길에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점심을 먹으려면 서너시는 돼야 할 것 같고. 그래서 열암곡 바위에 신선 같이 앉아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는 들판과 아름다운 능선을 바라보며 준비해온 먹거리로 요기를 했다


 요기를 하고 이 일대를 잘 아시는 일행을 따라 양조암골 1,2,3, 폐사지에 답사를 갔다. 1폐사지까지는 사람들 통행이 빈번했던지 수월하게 갈 수 있었지만 2,3,폐사지 가는 길은 수풀을 헤치며 갔다. 그래서 함께 간 이들이 그랬다. “00님 아니면 절대로 올 수 없는 곳”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이제껏 내가 올랐던 남산의 모습과 너무나 달라 ‘남산’이 새롭게 다가왔다. 폐사지 가는 길에 이 골짜기 답사 길눈이를 맡은 분이 도굴꾼들을 만났다던 곳에서  얽힌 이야기도 들었다. 도굴꾼들과 눈이 딱 마주쳤을 때 직감적으로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냅다 뛰었는데 끝까지 뒤쫓아와서 도굴꾼들이 잘 알지 못하는 다른 길로 튀어 살았다는 이야기며 아주 우연한 계기로 그 도굴꾼들이 끝내 잡히게 된 이야기까지. 덕분에 열암곡과 양조암곡 곳곳에 관련된 이런저런 비화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열암곡 부처님 발견된 곳 옆 폐사지)


(양조암골 1폐사지에 파괴된 채 나뒹구는 부재들)


(이 곳에 건물이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양조암골 2폐사지에 뒹구는 기와 조각들)


( 절터를 평평하게 만들면서 쌓은 2폐사지 석축)

(양조암골 3폐사지 오르는 길)


(3폐사지,삼층 석탑으로 추정하는 탑 옥개석이 풀숲에 널부러져 있다)

 폐사지들을 지나 백운암에 올라 잠깐 쉬었다.  백운암 약수터서 물 먹을 사람은 물 먹고, 볼 일 볼 사람은 볼일을 보고 천룡사지로 넘어갔다.

가는 길에 침식곡 목 없는 석불좌상을 봤다. 상대석에 새겨진 연꽃이 예쁘다. 

천룡사지에 도착하니 산 속 같지 않다. 너른 절터에  부재들이 한켠에 아무렇게나 쌓여 뒹굴고 있고 덩그마니 삼층석탑만 서 있다. 천룡사지가 있는 이 산이 고위산이라던가. 천룡사지가 고위산에 안기듯 편안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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