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구경겸 경주 답사를 갔다.

이 맘때 연꽃이 아름답다는 서출지, 그리고 주변 유적과 굴불사지사면불이 있다동천동 기슭, 그 주변에 있는 유적지를 돌아보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가기전에 지도를 보고 오전과 오후로 나눠 답사 일정을 짰다.

안압지 옆 연꽃-헌강왕릉-정강왕릉-서출지 연꽃-남산리사지 동서 3층석탑
점심

굴불사지사면석불-백률사-(동천동 마애불을 보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지만 산 오르는 걸 무쟈게 힘들어하는 이가 있어 의논하기로 하고)-탈해왕릉-헌덕왕릉. 

 

이 중 헌덕왕릉담에 보기로 하고 시내로 나와 팥빙수 먹으러 가는 길에 노동.노서 고분군을 보고 나머지는 그대로 답사했다.


 경주 답사 -서출지와 그 주변 유적지(오전)

 *안압지 옆 연꽃

국립경주 박물관 앞에서 일행들을 만나 안압지 옆 연꽃을 보러 갔다.



 연꽃 향이 은은하게 풍겨 기분은 그만이었지만 그냥 무논에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심은 연꽃이라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수 많은 연꽃 봉오리가 벙글기 전 터질듯 부풀어 올랐을 8월초 쯤은 그래도 좀 볼만했겠다. 
 

*헌강왕릉 
 서출지로 가는 길에 있는 유적지 중 지도에 표시된 두 왕릉을 보기로 했다. 많이 알려진 능이 아니라박물관에서 서 ‘별로 볼게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처음 계획했던 대로 갔다. 신라 제40대 헌강왕릉에 오르려면 차 댈 곳이 마땅이 없어 좀 불편하다. 그러나 능으로 올라가는 길이 참 좋다. 솔바람 소리에 맞춰 춤추는 듯 리드미컬한 소나무 모양새를 보는 보며 가는 것도 즐겁고, 찌는 듯한 여름날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로 걷는  것도 즐겁다.

 (헌강왕릉은 아래쪽에 4단의 둘레돌을 둘렸다. 둘레돌이 능의 아래부분을 단단하게 싸고 있는 것 같다)


(헌강왕릉 앞에서 본 숲길)

 

 

*정강왕릉

서출지 입구에 차를 대고 신라 제 50대 왕 정강왕의 능을 올랐다. 정강왕은 49대 헌강왕의 아우로 1년정도 왕위에 있다가 병으로 돌아가신 분이란다. 정강왕릉은 봉분 맨 아랫부분에 지대석을 놓고 그 위에 2단의 둘레돌을 둘렀다. 그런데 참 쓸쓸해 보인다.헌강왕릉은 당당해 보였는데.


 *서출지 
 서출지는 신라 소지왕의 목숨을 구한 전설을 서린 연못이다. 이 연못에서 서출(書出)이 나와 계락을 막았다는 설화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때마침 우리가 갔을 때 문화해설사로 계신 동네 할아버지께서 서출지 관련 설화를 통해해 알 수 있는 것들을 설명해 주셨다

 요약해 보면 
  ...까마귀, 쥐 같은 것들도 나라의 안위를 걱정했다는 것으로 보아 소지왕 때까지도 토속신앙이 불교를 제압할 만한 수준이었다는 것,그렇지만 궁에 분향을 하던 승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 불교가 상당한 세력을 뻗치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소지왕 때라면 신라에 가야금이나 거문고가 들어오기 전이었기 때문에 설화에 나오는 ‘거문고갑(琴匣)’의 ‘琴’은 거문고가 아니라 ‘신라금’이었을 것이라는 것...
(할아버지께서 이렇게 추측하는 이유로 일본 나라에 있는 동대사 정창원 일지에 나타난 기록을 근거로 대 주셨다. 정창원 일지에 의하면 ‘신라금’ 2대가 출고한 기록이 있단다. 신라금은 삼나무로 만들었고, 길이는 198미터에 이른다는 것도 나와있단다) 

 그리고 이 연못가에 1664년 임적이 지은 이요당이라는 건축물이 있다



 이요당은 ‘요사요수’를 즐기기 위해 지은 건물이란다. 남산과 이요당 앞 연못. 그런데 그 연못에 연꽃이 가뭄에 콩나듯 피었다. 그리고 잎이 병들어 시들시들한 것들도 많고. 할아버지께 여쭤보니 연을 심은지가 오래되어 그렇단다.  연꽃은 볼게 없었지만 서출지 입구 500년쯤 되었다는 느티나무의 넉넉한 그늘아래 앉아 전치덕 할아버지의 강의를 들은 것 만으로 의미있었다. 
 

*남산리사지동서 3층석탑



 서출지 옆 남산리사지 동서3층석탑을 보러 갔다. 마을구경을 하며 난들난들 걸어가는데  땡볕이라 양산을 쓰도 팔과 다리는 따갑다. 그런데 마을이 정이 간다. 볼 수록 마음에 든다. 그래서

  “돈 벌어서 여기 집 하나 장만해야겠다.”

  그랬더니 일행 중 한명이 하는 말

  “여기 땅값 장난아니에요. ‘서출지 옆에 집 있는 남자’ 구한다는 구혼 광고 내는 게 나을 걸    요” 
  이랬다.  마음을 접고  탑을 보러 갔다. 

남산리사지 동서3층석탑은  불국사 앞 마당에 있는 두 탑처럼 동서 탑이 다르다. 동탑은 모전석탑 양식이고, 서탑은 이중 기단 위에 3층으로 몸돌을 쌓은 일반적인 탑 모양이다. 서탑의 윗층 기단 몸체에 불법을 지키는 여덟 신의 모습(八部衆像)을 새겨놓았다. 남산 자락 밑 아늑한 마을에 안기듯 자리 잡고 있는 남산라사지 탑을 이리저리 한참을 쳐다보고 대릉원 주변으로 나와 점심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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