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오후에는 교예단 공연을 봤다. 입장료는 25달러. 4시 20분부터 1시간 30분 가량, 10가지 곡예를 봤다. 중간중간 한복 입은 사회자가 나와 다음 할 공연과 배우를 소개해 준다.
제일 처음 공연은 남자 1명과 발레복을 입은 여자 1명이, 줄을 타고 내려와 공중에서 곡예무용을 했다. 발라드 음악이 배경음악으로 연주되어 좀 놀랐다. 그런데 이후에도 한국 사람들의 기호를 고려한 듯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생각했던 것 보다 부드럽다,
시이소 곡예, 남자 2명 여자 2명이 나와서 널을 뛰어 공중에서 콩벌레처럼 몸을 말아 한바퀴 또는 두 바퀴를 돌고 착지를 하는데 신기에 가까운 묘기를 보여주었다. 곡예사들의 몸 놀림이 아주 유연하고 아름답다.
운해 덮힌 금강산을 배경으로 공 위에 사다리를 놓고 묘기글 부리기도 하고, 크기가 다른 3중 줄넘기를 교차해서 넘기도 했다. 그리고 ,삐에로 아저씨 공연, 이분은 인민배우라는데 처음에 무대 인사를 할 때 함께 본 언니가 그랬다.
"나이어린 배삼룡 같지 않냐?"
이 언니가 말을 참 재치있게 하고 핵심을 잘 짚어서 얘기를 하는 언니였는데 그 언니 말이 딱 맞았다. 이 배우 정말 웃겼다.관객들이 삼삼칠 박수를 잘 못하자 호주머니에서 슬쩍 엘로우 카드를 꺼내보이기도 하고, 더 못하니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더니 이번에는 레드 카드를 슬쩍 꺼내 보여준다. 우리나라에 와서 개그계에 데뷔를 해도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 같다.
마루 운동하고 묘기 보여주기. 너무 힘들고 위험해 보인다. 그네를 타다가 공중을 날아올라 한바퀴 또는 두바퀴를 돌고 착지하는 묘기인데 그네를 굴리는 아이들도 묘기를 펼치는 아이들도 에너지가 엄청나게 필요한 것 같다. 특히, 뒤로 뒤어 올라 두바퀴 돌고 착지하는 곡예는 너무 위험해 보인다. 6시 30분에 또 공연이 있다던데... 재미있기 보다 걱정스럽다.
남녀 각각 1명이 천정에 매달려 훌라후프 타고 수중 발레를 하듯 곡예를 부렸다. 애잔한 곡이 흐른다. 그런데 이 곡예를 보여줄 때 조명이 특이했다. 수많은 별들이 배경 화면에 흐르고 조명 또한 우주공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그래서 곡예사가 애잖하게 흐르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출 때 선녀가 춤을 추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했다.
원통 북춤.이 춤을 추는 남자 곡예사가 인민배우라고 한다. 원통을 지그재그로 5개를 올려 놓고 그 위에 서서 균형을 잡아 공으로 북을 쳤다. 거기다가 눈까지 가리고 공을 받아 북을 두드렸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묘기라 조마조마해서 못보겠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박수도 안 나왔다. 못해서가 아니라 혹시 떨어져서 다칠까봐.
곤봉돌리기. 여자 1명과 남자 3명이 한 사람이 4개의 곤봉을 돌리기도 하고 서로 주고 받기도 하면서 곡예를 하다가 접시 돌리기를 하면서 마무리. 그 다음이
삐에로 공연 했던 분과 우리 나라 머리 빡빡 깎은 개그맨 닮은 배우가 나와서 마지막에 펼칠 공연 무대 설치하는 동안 재담으로 웃기기. 이 젊은 배우도 약간 썰렁하긴 하지만 그런대로 하는 양이 재미있다.
마지막 공연은 한쪽 그네에서 다른 쪽 그네로 공중에서 차례대로 1,2,3바퀴 돌아 착지하기, 위험한 공연이라 중간 쯤에 그물을 쳐서 했다. 중간중간 배우들의 흥을 돋구느라 박수를 치긴 했지만 아슬아슬해서 손에 땀이배었다.
배우들이 너무 힘들어 보여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