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오전엔 구룡연 코스를 다녀오고 점심은 옥류관에서 쟁반 냉면을 먹었다.

 

  아침에 머리를 안 감으니 너무 편하고 좋다. 모자를 꾸욱 눌러쓰고 6시 30분에 일어나 30분만에 옷 입고 챙기고 7시에 밥먹으러 1층 식당에 내려갔다. 뷔페식인데 반찬은 몇 가지 없다. 오히려 깔끔하고 좋다. 다만 커피가 없어서 좀 아쉽긴 하지만. 

  

 구룡연으로 출발하는데 현대아산 직원들이 모두 나와 손을 흔들어 준다. 이것이 축복서비스란다. 우리도 손을 흔들어주었다.

 

  금강산 가는 길 양 옆은 눈이 수북수북 쌓였다. 금강산에는 눈이 해걸이로 온다는데 올해는 눈이 많이 왔다. 금강산에 있는 소나무들은 금강송이라고도 하고 미인송이라고 한단다. 소나무들이 늘씬하다. 잔 가지가 없다.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그렇단다. 이런 소나무 군락지가 우리 나라에서 한 군데 더 있는데 그 곳이 백두산이란다.

 

  금강산은 속살을 잘 보여주지 않는 산이란다. 여성적인 매력을 가진 산이라는데 다른 계절에는 나뭇잎에 가려져 온전한 계곡 모습을 볼 수 없지만 겨울에만 속살을 내 보인단다.푸르른 숲으로 덮인 계곡이나 단풍든 금강산의 모습도 아름답겠지만 곁가지 없이 오롯이 제 모습을 드러낸 금강산의 모습도 아름다웠다.



 올라가는 길 오른 쪽에 신계사가 있다.
신계사는 김유신 장군이 653년에 중건하고 ,김유신 장군의 동생 김흠순과 문무왕의 동생인 김인문이 대웅전을 보수했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유서 깊은 사찰이 일제에 의해 크게 훼손되고 그나마 남은 것들도 6.25대 미군의 폭격으로 소실되어 만세루 뼈대만 몇 개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나라 조계종 종단에서 복원중이었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제정 스님이 들어와 계신다.그런데 나는 이곳에 안 갔다. 구룡폭포를 보고 내려 올 때 신계사에서 내릴 사람 내려라고 했는데 최근에 복원한 것이라고 해서 그냥 왔다. 그런데 알고 보니 복원한 탑은 훼손이 심한 1층 옥개석 빼고는 그대로란다. 에고 아쉬워.

 

구룡연 코스는 수림대-앙지대-삼록수-금강문-옥류동-연주담-비룡폭포-구룡폭포를 보고 다시 내려오는 코스다. 부산에 출발하는 날 너무 추워 옷을 몇 겹으로 껴 입고 갔는데 날씨가 봄 날 같았다. 바람 한 점 없고, 따뜻하고.

  차에서 내려 계곡을 올랐다.



수림대를 지나 앙지대에 서니 큰 항아리 안에 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곳에서 에콰도르 대사 가족들을 만났다.

현대 아산 직원이 함께 오르며 통역을 해 주고 있었는데 참 싹싹했다. 우리 사진도 잘 찍어주고 예기도 재미있게 잘했다.


(뒤에 사진을 찍으려고 서 있는 사람들이 에콰도르 대사 가족)

  삼록수, 북한 지도자였던 분이 이곳 물에 산삼과 녹용이 녹아 흐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흐르는 물을 받아 마셔보니 단맛이 난다. 생수병이 물을 담아 오며가며 먹었다.맛있다. 삼록수를 지나 금강문으로 오르는 길 오른쪽 계곡은 서 아프리카 말리 도곤 족이 사는 벼랑 같다. 얼어붙은 계곡 사이로 보이는 물빛이 옥빛이다.


 큰 바위 사이로 뚫어놓은 금강문을 지나 구름다리를 흔들며 계곡을 지나가니 무대바위가 나왔다.바위가 무대처럼 널찍하다. 이곳은 선녀들이 내려와서 춤을 추었던 곳이라는데, 앞에서 바라본 무대바위 배경이 아주 아름답다. 무대바위 위에서 선녀들이 춤추는 모습은 상상해 보니...

 

  연주담. 구슬처럼 아름다운 두 개가 담소가 비단실로 궤어 놓은 듯 연이어 있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연주담이 있 곳 위로 솟은 봉우리는 고깔모자 같다. 꼭대기에는 책을 읽고 있는 사람 동상이 있다. 계곡을 내려다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래로 비봉폭포가 흘러내린다. 비봉폭포는 봉황새가 날개를 펴고 꼬리를 휘저으며 하늘높이 날아오르는 모습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높이가 139m나 된다. 여름철 수량이 많은 때 보면 장관이겠다.

  구룡폭포. 구룡폭포 맞은편에는 관폭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허물어진 것을 1961년에 복원했다고 한다. 이 곳에 올라 구룡폭포를 봤다.상팔담 물이 이곳으로 흘러 내린다는데 얼어서 빙벽이 되어있었다.

  금강산 관광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눈에 띄는 넓은 바위마다 새겨진 붉은 글자들이다.

(위의 바위에 새겨진 글자는 북한의 사상관련 글귀는 아니지만 대부분이 사상관련 글귀였다)

통일이 되면 이 글자들은 어떡하면 좋을까? 뭉개거나 그 자릴 시멘트로 매워도 보기 싫을 것 같고, 그렇다고 그대로 두기도 참 애매할 것 같다.


  오전 관광을 마치고 옥류관에서 쟁반 냉면을 먹었다. 15달러. 먹을 만 하다. 같은 방을 쓰는 언니는 아버지가 평양 분이라 아주 맛있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메밀차가 아주 담백하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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