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들이 밀양 손씨 고택을 다녀와서 한번 가봐라고 권했다.그래서 방학 하면 한 번 가봐야지 하다가 24일날 다녀왔다. 손씨 고택은 후손 중 장손(손영배) 한 분이 서울서 직장 생활을 정리하시고 내려와서 한정식 집을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식사도 할 겸 갔다.

 

밀양향교라고 쓰인 푯말을 보고 들어가니 느낌이 좋다. 풍수지리를 모르는 나 같은 사람들도 이곳이 명담임이 느껴진다. 손씨 고택 주변에도 고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손씨 고택 뒤편 밀양 향교 풍화루가 보이는 곳에 차를 주차하고 손씨 고택을 둘러봤다. 300년쯤 된 집이라는데 사대부가의 모습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다.  사진을 찍어왔으면 좋았을 것을. 카메라가 고장나서 사진을 못찍고 눈에 담았다.


  집안으로 들어가 먼저 ‘십이지 한정식’을 운영하고 계시는 주인 아주머니께 식사를  하고 집안을 좀 둘러 보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식사는 예약 손님 꽉 차서 안된단다. 미리 알았더라면 예약을 하고 왔을 텐데. 자초지종을 말씀드리고 일부러 오늘 답사 겸 식사도 할 겸 먼길을 찾아 왔다고 하니 그럼 사랑채에서 기다리라고 하셨다. 그래서 동네 유적지들보고 와서 기다리겠다고 했더니 그래라고 하셨다. 마을에 고택에 몇 채 남아 있어 그 중 답사가 허용된 곳 한 곳을 들러 둘러보고 향교를 둘러봤다. 향교 맨 위 건물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 보니 밀양 시내가 내려다 보인다. 풍화루에 올라가 둘러보니 마루가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 쓰고 있다. 향교를 다 둘러보고 다시 손씨 고택을 갔더니 도저히 식사 준비는 안 될 것 같단다.그래서 집만 둘러봤다.


  그런데 안채와 사랑채 기둥이 둥글다. 사가에서는 둥근 기둥을 못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알고보니 왕가의 며느리를 본 덕분에 둥근 기둥을 세울 수 있었단다. 사랑채와 안채는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다. 윗 사랑채는 규모도 크고 여느 고가에서 볼 수 없는 당당함이 있다. 수많은 바깥 사람들이 드나들었던 모양이다. 사랑채 옆으로 난 문을 열고 안채로 들어갔다. 안채는 ‘ㅁ’자로 되어 있고 중앙에 마당이 있다. 만석군 집안 답게 곳간의 규모도 크다. 안채를 보고 나와 사랑채를 한 번 더 둘러봤다. 사랑채 뒤에는 뜰이 있다. 아름드리 나무가 두어 그루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집을 지을 때 심은 나무 같다.

 

  집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고 계셔서 답사하는 입장에서는 흐뭇했지만 생활하시기가 많이 불편하실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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