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가려고 육교를 건너다가 강아지 한마리를 봤어요. 순간 아찔한 마음이 들더군요. 그녀석이 도로를 가로지를 태세였거든요.
짧은 갈색 털의 강아지인데 뒷다리를 절고 있었어요. 여기 도로는 매우 위험해요. 얼마 전에도 사망사고가 났었고요. 주변이 번화한 주택가가 아니고 빠르게 달리는 국도다 보니 저도 평소에 조심하려고 애쓰는 곳이랍니다. 또 도로공사가 한창이라 트럭이 아주 많이 다녀요.
그런 곳을 그녀석이 건너려고 하는거예요. 근데 독특한 건, 그 아이 눈빛이 두려움에 차 있다거나 겁을 내는 것 같지는 않았다는 거예요. 거리 생활에 익숙해 보였습니다. 저는 다리도 아마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았나 해요.
전 그녀석이 길을 건너는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었어요.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졌어요. 혹여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거든요. 경적 소리가 몇번 들린 후 잠잠한 거 보니 의연히(?) 잘 건넜나봐요.
학교에 가면서 다리에 힘이 빠져 혼났어요. 집에 있는 우리 강아지 생각이 났어요. 어릴 적 산책을 하다가 도로 맞은편 아버지에게 달려가려고 도로에 뛰어들었던 아찔한 기억이 났어요. 에휴..... 유기견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그렇다고 생각만 했는데... 곁에서 봐주기가 힘든네요.
이녀석을 요즘 찾고 있는데 눈에 잘 띄지가 않네요. 그 눈빛을 잊을 수 없어요. 반려견을 키우는 분은 알겠지만 강아지도 눈빛을 보면 어떤 감정인지 이해가 될 때가 있거든요. 그녀석의 초연한 눈빛 때문에 요즘 기분이 산란하답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등등...보호단체를 들쑤시고 있어요. 다음에 볼 때는 어떻게 구슬려야 하나... -이상하게 길고양이를 보면 왠지 믿음직(?)한데 강아지를 보면 애처로워요,,,내가 개와 살아서 그런가...-
"어딨니~~ 너 설마 주인이 있는거야? 내가 천하장사 줄게 이리온~ 나 나쁜누나(혹은 언니?)아니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