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의 대가 - 분열된 사회는 왜 위험한가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이순희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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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직장은 안녕하신가요? IMF가 시작된 1998년 1월1일 주간신문(사람과 사회) 32면에 1955년 제작된 이탈리아 영화 '철도원(II Ferroviere)'에 대한 기사가 실였다. 착하게 살아운 어떤 아버지의 이야기로, 막내 아들 '산드리노'의 눈을 통해 아버지의 고단한 삶과 가족들의 굴곡 많은 세상살이를 담담하게 보여 준다. 중학교 1학년때 이 영화의 ost에 매료되었는데, 16년째 이 신문 기사를 가방속에 가지고 다닌다. '산드리노'는 아버지와 식구들이 가여워 펑펑 울어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모두들 행복해 보이는데 왜 우리만 슬픔에 가득차 있을까?',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나중에 네가 크면 지금의 일들이 기억날 거야. 그저 아버지는 참 사는 게 힘들셨다고만 이해해 주렴'.


 사람들은 명절이나 성탄절에 가족과 함께 있고 싶어 한다. 철도는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게 하거나 물류를 나르는 국민의 동맥이다. 철도파업이 장기화 되고 있다. 철도교통 민영화의 장•단점에 대한 논의보다는 코레일의 노사관계를 넘어서 여•야간 정쟁으로 번지고 있다. 모든 논의에는 국민이 우선 되어야 한다. 정부의 기능을 어떤 식으로 수행하는가에 따라 국민에 대한 불평등의 수준은 달라진다.


 '불평등의 대가'는 오늘날 부자는 갈수록 부자가 되고, 중산층의 소득은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고, 중산층과 부유층 사이의 간극은 갈수록 벌어지고 있음을 주장한다. 저자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오늘날의 불평등을 윤리나 정의의 관점이 아니라 시장의 큰미덕으로 알려진 효율성의 관점에서 비판한다. 부유층은 상위 1%의 이익이 나머지 99%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관념을 심어 주기 위해 자신들이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중산층과 빈민층을 설득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오늘날 불평등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그리고 이런 불평등을 초래한 방식이 어떻게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는지를 치밀한 분석을 통해 드러낸다. 더불어 정책적 대안은 존재하지만 경제•정치적 불평등이 긴밀하게 결합된 현실에서 난제의 대안들이 채택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를 되묻는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는 가난하고 못 배운 미국인들이 악탈 대상으로 이용되어 나타난 결과였다. 이는 금융업을 비롯한 모든 경제 부문에 종사한 많은 사람들의 도덕성이 훼손된 '윤리적 타락'의 실례이다. 저자는 시장 만능을 외치는 보수 우파도, 시장 자본주의를 부인하는 급진 좌파도 아니다. 현존하는 바의  시장 자본주의의 실상이 어떠한 것인가를 성실하게 추적해 온 정통 경제학이다. 


  최근 30년간 경제학계의 일반적인 통념은 유연한 노동 시장이 경제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반대로 노동자 보호가 강화되어야 경제력이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취약한 노동조합과 허약한 사회적 결속력, 그리고 경영진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막대한 재량권을 부여하는 기업 지배 구조 관련 법률 등으로 국민 소득 중 임금의 비율을 하락시킬 뿐 아니라 경제적 후퇴가 일어날 때 경제의 대응 방식을 변화시킨다. '1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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