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지음, 신현승 옮김 / 시공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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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는 차분한 동물이다. 평화스럽고 만족해 보이며, 세상을 침침하게 바라보는 듯하다. 수줍어하고 어딘가에 온통 정신이 팔려 있는 듯 멍하니 정면을 응시한다. 다른 동물과 다른 세계에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소의 눈은 사물의 초점을 명확히 잡아주는 망막의 황반이 부족한 해부학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후각과 미각은 발달되있어 민감하다. 반면 이중섭의 <싸우는 소> 유채화에서 청색 소와 황금색 소의 싸움은 강한 투지와 우직한 저력을 느끼게 한다. 황소는 한가로움속에서 선인들의 동반자요, 재산이였다. 부의 바탕이었다.


 요즘 <광우병> 우려로 시끄럽다. 미국산 수입 쇠고기는 우리네 전통적인 황소의 이미지를 넘어 유해요소를 함유하고 있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몇 해전에 미국 유학중인 선배로부터 이 책을 소개받고 읽은 적이 있었다. <Beyond Beef> 였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국민의 공포감이 커지면서 <제레미 리프킨(62)>의 책들이 관심을 끌고 있으며, 저자의 <엔트로피>와 최근 출판된 <독소>도 많이 읽혀지고 있다. 


  이 책은 현대문명을 비판적으로 분석해온 미국의 문화비평가겸 미래학자인 저자가 1993년에 발표했고, 국내에는 2002년에 번역소개 되었다. 육우문화의 발달과정과 왜곡된 쇠고기 산업, 그로 인한 질병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어, 반문명론자와 환경운동가 그리고 채식주의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고전이다. 저자가 경고한 대량 사육된 쇠고기의 위험성을 우리 나라는 염려하고 있다.


  질병으로 폐기되거나 가축용 사료로 쓰일 고기조차 소비자용으로 미국농무부(USDA)의 승인 도장을 받는 실태를 폭로한다. 육식을 위한 소 사육이 지구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까지 언급하고 있다. 저자는 쇠고기가 음식 피라미드의 최상위에 있으며 현대적 육식문화가 성별, 계급차별, 국가정책, 식민정책, 인종이론의 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미국을 중심으로 한 거대 쇠고기 산업이 제3세계의 농민들을 도시빈민으로 몰아넣고 수많은 자연림을 훼손시킨 주범임을 밝히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소의 수는 12억8,000만마리로 추산된다고 한다. 사육면적은 전 세계토지의 24%를 차지하며, 미국 곡물 생산량의 70%, 지구 곡물의 생산량의 3분의 1을 먹어 치운다. 이는 만성적 기아에 시달리는 13억명을 먹여 살릴 곡식이다. 저자는 “소가 인간을 집어 삼킨다”고 표현하며, 현대의 인류가 육식 문화를 넘어서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33.쇠고기 심리학,279쪽>에 “세상의 창조물을 먹는다는 것은 고통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즐거운 일이다. 우리가 살기 위해 다른 생명을 부정하는 것은 고통스런 체험이다. 하지만 정복의 산물을  섭취하는 것은 상당한 만족감을 안겨주며, 살아 있다는 느낌을 가득 채운다.” “자연을 섭취하는 행위는 보답 없는 사랑과 상실에 대한 불안감, 삶의 풍요로움, 무시무시한 죽음의 환영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자연을 제압하는 힘의 행사가 한편으로는 흥분과 열정, 다른 한편으로는 혐오와 반감을 우리에게 불러일으키는 것도 그 때문이다“ 라고 적혀 있다.


  저자는 인간의 식단에서 육류를 제외시키는 것은 인간 의식의 역사에서 인류학적인 전환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인류는 육식문화를 넘어서야만 새로운 과제를 있다고 한다. 또한 생태계 보호, 인간에 대한 영양 공급,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생명체들의 안녕에 대한 관심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은 <단백질 사다리> 타라는 압력이다. 과도한 육류섭취는 자신의 건강에도, 굶주림에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도, 지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광우병> 대한 검역주권 확보도 시급하지만, 책을 읽고 올바른 개인의 식생활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한다, 0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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