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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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소설을 통해 처음 작가를 만나 이 책은 머뭇거림없이 구매한 7편의 단편소설집이다. 장편소설보다 긴 시간을 소요하는 것이 단편소설이다. 툭 끊어지는 이야기는 긴 시간 그 작품과 함께 걷게하는 마력을 지닌다. 그래서 기나긴 시간을 부여잡고 곁에 두면서 다음 소설을 똑똑 두드리게 한다. 이 소설집도 그러하다.

단편소설집은 골라서 읽을 수 있어서 제비뽑기하는 기분으로 골라서 읽지만 이 소설집은 처음부터 차례대로 한 편씩 읽어간 시간이다. 7편 단편소설들 중에서 <홈 파티>와 <숲속 작은 집>을 떠올려보게 된다. 반년 짜리 최고경영자과정의 유용성부터 짚어보게 한다. 필요성에 의해 소규모로 모이는 모임에는 각각의 취향과 결을 드러낸다. 새로운 멤버를 초대하고 그들의 기대를 충족했는지 결과를 이루었는지 <홈 파티>는 거침없이 보여준다.

다른 직업군에서 종사하는 이들의 모임에 초대받은 40대 배우 이연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젊은 대표 성민의 제안으로 모임에 참석한 배우 이연은 이 모임에 참석한 이유부터가 설명되면서 모임 회원들이 자신을 향해 드러내는 호의와 호기심을 감지한다. 이들이 나누는 대화 주제와 태도, 사고의 범주가 한 번의 모임을 통해서 고스란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성민이 배우 이연에게 부탁한 자신의 사업의 실체를 감추는 의도도 설명된다. 대화에 등장한 고아원에서 독립하는 아이들이 가장 먼저 구입하는 것의 실체에 대해 이들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면서 배우 이연은 그 아이들이 그것을 구매한 이유가 무엇인지 자신의 생각을 말한 후 모임에서 일찍 출발하려다가 실수로 파손하는 차 세트에 보이는 오 대표의 표정을 읽게 된다. 배우 이연을 향해 박 원장이 배우치고 참 소탈하다고 말하는 의도까지도 함께 살펴보게 하는 모임이다.

결혼식 하객 대행업, 장례식 문상객 대행 사업을 하는 성민의 사업은 한국사회가 무엇을 추구하는지 고스란히 보여준다. 자신의 사업 실체를 숨기고 포장하면서 이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성민조차도 허상을 쫓는 모습도 고발한다. 이 모임의 실체에서 그들이 보여준 호의와 호기심이 어떻게 본질을 드러내는지, 세상의 주류라고 명명할 수 있는 것인지 질문을 아낌없이 보여준 소설이다.

노동과 근면이 부정당하는 것에 실존이 언급되면서 함박웃음으로 성민을 향한 모임 사람들의 본질적 성향은 거침없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들의 단단한 세계와 그 너머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비웃고 있는 이 사람들에게서 서늘함이 흐른다. 배우 이연이 깊게 응시한 사람들은 영웅도 세상의 주류가 아닌 '그 나머지'사람들이라고 작가는 설명한다. 우리는 무엇을 뚫어지게 응시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거듭 질문하게 하는 소설이다. 이 모임에 있는 그들의 자질 부족, 협소한 사고와 경험을 추앙하는 어리석음이 얼마나 우스운 것인지 확인한 시간이다.

<숲속 작은 집>소설에서 화자가 불편하다고 생각한 매이드라는 어휘는 자신의 어머니가 젊은 날 버티며 살아온 인생이며 지금도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삶이라는 것이다. 남편과 자신의 경제적 간극이 커서 느끼는 것과 실업수당을 받기 위해 대표에게 부탁한 상황의 이유에는 자신을 홀로 키워낸 어머니가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된다.

숙소 청소 일하는 하는 외국인에게 팁을 주려고 하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사라진 자신의 물건에 대한 오해의 실체를 뒤늦게 알게 되면서 그녀가 표현한 고맙다는 말과 들었던 고맙다는 말은 겹겹이 쌓여지는 하루가 된다.



그리스 신화 속 영웅이나 현대의 범인 못지않게 '그 나머지' 사람들을 애정하게 되었다... 나약한 이들을 깊이 응시하게 되었다. 24











맑은 공기가 모든 불편을 상쇄했다. - P67

해가 뜨면 집안을 환기... 청소... 독립 후 자취하면서 생긴 버릇... 좀 더 잘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 P57

그리스 신화 속 영웅이나 현대의 범인 못지않게 ‘그 나머지‘ 사람들을 애정하게 되었다... 나약한 이들을 깊이 응시하게 되었다. - P24

노동과 근면을 미덕인 양 가르쳐온 사회... 저나 제 부모님이 살아온 방식을, 실존을 부정당하는 것 같아서... 억울하고 서운한 마음 38 다양한 사람들과 자주 만나봐야 한다니까. 안 그러면 굳어. - P38

결혼식 하객 대행 업무. 장례식 문상객 대행 사업 - P18

잔을 잃은 서운함, 원망 대신 묘한 만족감... 승리감... 오늘 파티에서 얻을 건 다 얻었다는, 이만하면 괜찮은 계산서가 나왔다는 표정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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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자주 반하는 마음
이에니 지음 / 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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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하게 지나치지 않은 풍경, 타인의 습관을 미루어 짐작하였다가 훗날 타인이 떠난 후 남겨진 일기장에서 발견된 진실은 더욱 놀라움으로 기억에 남기는 에세이이다. 경험들을 떠올리며 사진과 글들이 어우러지는 에세이 한 권은 시인 이제니 추천도서이다. 쌍둥이의 태어남과 성장, 함께 생애를 살아가고 있는 축복들을 짐작하면서 읽어간 에세이이다.

사진기에 담긴 사진은 시선의 끝을 조각으로 담는다. 그곳에 서서 호흡하고 느껴지는 것을 모두 담아낼 수는 없는 한계를 저자는 글과 사유의 농도로 사진을 설명해 주기 시작한다. 어머니에 대한 기억, 어머니가 매일 기록한 일기와 매일 새벽마다 올리는 새벽기도도 미루어 짐작하면서 뭉클해지는 감동을 받는 모티브가 된다. 한 여인이 매일 새벽마다 새벽기도를 가면서 마음을 다했던 기도들이 누구를 향한 기도였는지는 매일 기록한 일기로도 전달된다. "엄마는 매일 일기를 썼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새벽 4시면 새벽 기도를 가셨다." 28

암 진단과 2년 만에 병상에서 죽음을 맞은 어머니에 대한 기억도 회귀되면서 아내를 떠나보낸 남편이 매일 하루를 어떤 마음과 자세로 살아내어야할지 다짐하는 문장은 뭉클함이 밀려온다. 건강도서에서 스트레스 지수 순위 중에서 배우자의 죽음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인지 알기에 저자 아버지가 홀로 감당한 시간들을 묵직하게 바라보면서 읽은 기억에 남는 문장으로 남는다. "하루를 살아도 기쁘게 행복하게 살자. 사랑을 다하고 아끼고 칭찬하고 웃음을 잊지 말고 재미있게 살자." 234

결혼한 딸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계속했으면 한다는 말을 건네는 친정아버지의 따스함도 전해진다. 글과 함께 요리 레시피와 사진들도 만날 수 있는 에세이이다. 요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tip이 될 레시피들과 요리들이라 요긴한 책 한 권이다. 모국어가 주는 편안함과 안락함도 언급되면서 외국인 남편이 자신의 모국어인 한국어 공부한 노트와 부부의 사연도 전해진다.

아일랜드 신화와 전설을 모티브로 한 오브제들에 대한 소개와 산속에서 하는 다짐과 결심이 산을 벗어나기도 전에 재빠르게 다시 도시 생활자로 복귀한다는 내용도 인상적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매일 기도하라'는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렷해진다. 이른 새벽에 부부가 함께 산에 오르면서 사유한 일상과 질문들도 숙고하는 삶으로 이어진다.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가라는 질문도 명징하게 자리 잡으면서 깊은 숙고의 시간으로 이어진다. 원했던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볼 수 있는 철학적 시간으로 초대받는다.

안개 사진을 통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잠시 멈추어도, 잠시 머물러 있어도, 속도가 느려도 괜찮다는 다독거림도 전해진다. 시인 메리 올리버의 글귀 "우리 모두는 각자의 그림자 하나씩을 두르고 산다." (182쪽)와 『불안의 서페르난두 페소아의 리스본 집 3층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우주처럼 다원적인 존재로 살아라." (224쪽) 글귀도 명징하게 독자들과 호흡한 내용 중의 하나가 된다.

산책길에 나뭇잎과 나뭇껍질, 야생화, 솔방울 등을 들여다보는 저자의 취향에 공감하게 된다. 책에 등장하는 쌍둥이 할머니의 모습과 쌍둥이 자매의 성숙함에 대한 기대도 듬뿍 응원하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은 에세이이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하나의 다짐과 하나의 결심이 몸 안에 쌓여간다. 산속에서 자연과 닮은 새로운 사람이 되었던 우리는, 산을 다 내려오기도 전에 이미 도시 인간으로 재빠르게 복귀한다. - P56

나는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가. - P90

이른 새벽, 해가 뜨기 전 ... 함께 산에 올랐다. - P88

다정함은 전염성이 강하다. 우리는... 가죽 재킷 차림의 노부부처럼 자연스럽게 손을 맞잡았다. - P215

늘 몇 걸음쯤 뒤처진다. 나뭇잎의 모양이나 나뭇껍질의 질감. 발밑의 야생화나 솔방울을 들여다보느라 멈춰 서기 때문이다. - P46

서두르던 걸음을 잠시 멈춰도 되지 않을까. 안개가 거칠 시간을 재촉하지 않고 - P156

하루를 살아도 기쁘게 행복하게 살자. 사랑을 다하고 아끼고 칭찬하고 웃음을 잊지 말고 재미있게 살자 - P234

엄마는 매일 일기를 썼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새벽 4시면 새벽 기도를 가셨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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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4 00: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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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어떻게 노화를 늦추는가 - 40부터 늙지 않는 역노화의 뇌과학 쓸모 많은 뇌과학
로버트 P. 프리들랜드 지음, 노태복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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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아마존 신경학 분야 베스트셀러이며 정재승 추천도서이다. 최근 연구에서 장내 세균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의 발병 및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전해진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노화를 접근하지 않는 내용을 담는다. 어떤 관리가 필요한지 차분히 하나씩 짚어간 건강도서이다.

오늘 어떤 행동을 선택하였느냐에 따라 노화는 다르게 진행된다. 노화 관련 뇌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개념들이 쉽게 설명되는 건강도서이다. 인지적,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네 가지 예비 요소가 강조되면서 어떤 선택들이 건강한 삶으로 연장되는지 거듭 확인시킨다.

비판적 사고를 위한 99가지 방법』 책에도 눈길이 머무른 이유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의 내용 때문이다. "의사의 첫 번째 임무는 대중이 약을 먹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다."윌리엄 오슬러의 명언이 강열하게 기억에 남으면서 좋은 의사를 선택하는 기준과 온라인 리뷰를 의심하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 이유도 책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의사 가운데 약 절반은 평균 이하의 실력을 지닌다." (293쪽)와 친절과 실력은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3년 전 복강경 수술하면서 리뷰에는 담당교수가 친절하지 않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지만 많은 환자들을 외래진료하는 환경으로 요점만 말하는 말투에 편견이 있지만 검사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고통을 간호사에게 설명하는 모습을 직접 경험하면서 따뜻한 분이라는 것에 감동받은 기억이 떠오른다. 가슴은 따뜻하지만 바쁜 진료에 가려진 진심을 어디에서든 우리는 엿보기도 한다. 반면 실력은 없고 과잉진료하는 의사들도 분명히 조력자들을 통해서 듣기도 한다. 늘 의사를 살피고 질문하는 태도가 아주 중요하다고 언급한 저자의 글에 공감한 내용이다.

유용한 정보들이 솔직하게 전달되어 놀라움을 감추기가 어려웠다. 수면에 방해되는 것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도 조목조목 친절하게 정리된 내용이다. 발목 수술로 어떤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지 저자의 사례도 등장한다. 새로운 약을 복용하게 될 경우 부작용부터 확인하라는 조언도 유용한 정보이다. 이 책의 핵심은 '주의'와 '태도'라고 강조한다. 어떤 태도와 어떤 주의가 필요한지 체크하면서 노화를 관리할 수 있는 열쇠를 건네는 건강도서이다.

제약회사와 의사의 리베이트를 고발한 책도 앞서 읽었는데 이 책은 약을 추천하는 느낌을 받지 않아서 신뢰가 가는 내용이다. '어떻게 나이 들지는 선택의 문제' (7쪽)라고 강조한 만큼 중년의 건강, 노년의 건강, 청년의 건강까지 세밀하게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준 내용이다. 장내 미생물, 혈관 건강, 수면, 운동, 사회적 관계가 뇌의 생리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조목조목 설명한다. 더불어 학습의 개념도 확장되면서 텔레비전 시청이 얼마나 노년 건강을 위협하는지도 설명된다. 독서가 주는 유익함을 이 책에서도 거듭 확인할 수 있어서 반가웠다. 책을 읽으며 숙고하고 문장들을 읊조리며 삶의 변화로 이어진 순간들에 감사하게 된다.

뼈의 강도 감소, 근육량 감소, 폐활량 감소는 노화의 신호이며 체지방 증가도 노화의 신호가 된다. 어떤 신체적 활동이 지속되고 변화되어야 하는지, 식습관 관리와 코코넛오일에 대한 경고도 유익한 내용이다. 광우병에 걸린 소 부산물로 만든 사료를 다른 소에게 먹여 감염된 소고기를 먹은 225명 이상이 사망하고 현재 치료법이 없다는 내용도 기억에 남는 명문장이다.

두려움을 가지지 말라고 조언한 책 『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다』 내용도 떠올리면서 읽은 책이다. "정서가 안정되어 있고 회복력과 성실성이 강한 사람은 알츠하이머병 징후가 있더라도 인지 손상에 대한 저항력이 크다." (59쪽) 내용도 인상적이다. 온전함과 체념 사이에서 선택하여야 하며 현실을 받아들이는 연습의 중요성과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 이유도 설명된다. 타인과 활발하게 어울리는 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도 전해진다. 요약하면서 결론까지 명확하게 설명되는 유익한 건강도서이다.


1부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기초 다지기

2부 도화의 기회를 잡는 실천 전략

3부 노화의 의미를 다시 묻다

두려움, 불안, 주의 산만, 통증, 우울 때문에 상호 작용이 중단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 P83

정서가 안정되어 있고 회복력과 성실성이 강한 사람은 알츠하이머병 징후가 있더라도 인지 손상에 대한 저항력이 크다. - P59

어떻게 나이 들지는 선택의 문제 - P7

의사 가운데 약 절반은 평균 이하의 실력을 지닌다 - P293

광우병 소 부산물로 만든 사료를 다른 소에게 먹인 것...간염된 소고기를 먹은 225명 이상이 사망... 현재 치료법이 없다. 150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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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에 관하여 -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판사 프랭크 카프리오 이야기
프랭크 카프리오 지음, 이혜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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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연민과 존중, 이해가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판사 프랭크 카프리오 이야기를 책을 통해서 만난 시간이다. 편견과 선입견이 얼마나 틀에 갇힌 사고로 오류를 범할 수 있는지 <대도시의 사랑법>영화와 이 책을 통해서 깊게 통찰하게 된다. 유연한 사고와 노력하는 삶이 왜 필요한지 저자의 사연과 글을 통해서 거듭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어떻게 지내고 있냐는 질문 하나가 이렇게 크게 다가오는 관심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재판과 함께 시작된 이 질문은 큰 바람이 되는 출발점이 되면서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거듭 확인한 순간이다. 사소한 선행이 왜 필요한지,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의 불씨를 흩어뿌리는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미소를 머금으면서 읽어간 만남이다.

심판의 의미를 깊게 호흡한 시간이다. 인간이 인간을 심판하는 것이 아닌 언젠가 신의 심판 앞에서 우리는 신의 기준에 의해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많은 재산을 가진 것은 인간적 기준이며 꿈을 실현한 것도 인간의 기준일 뿐 타인의 꿈을 실현하도록 도왔느냐가 심판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렇다. 정신을 잃고 눈을 가리고 살아간다면 무가치한 것들을 쫓는 허무만이 남을 것이다. 좋은 책의 저자들은 다양한 분야를 통해서 한결같은 빛을 번뜩거리면서 높이 올려주는 깃발이 된다. 이 책도 그러한 책 중의 한 권으로 기억될 한 권이다.

연민과 존중, 이해가 얼마나 위대한 힘을 가지면서 성공과 행복의 비결이 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잃어버린 연민, 퇴색해버린 존중, 이해의 힘을 등 저버리면 어떤 세상이 펼쳐지는지 지금도 쉽게 확인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무가치한 것들에게 빼앗기지 않는 영혼이 되기 위해서 어떤 마음과 어떤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한지 저자의 수많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재판이 이루어지는 다양한 사람들, 사연들을 만나게 된다.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이 저자의 아버지를 통해서 언급된다. 직업윤리, 정직함, 지혜, 분별력이 그러하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처벌받아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도 저자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사연을 통해서도 설명된다. 이 가족들에게 큰 영향력을 준 인물에 관해서도 책에서 전해진다. 고약한 아버지와 다정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저자에게 영향력을 준 주변 가족들이 지금의 저자를 키워냈음을 엿보게 된다.

지지해 주는 사람이 있고, 말 한마디의 믿음과 확신이 타인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과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받지 말라고 조언한 이유도 책에서 전해진다. 끈기와 어머니가 저축한 사연도 기억에 남는 내용이다. 선행과 끈기,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것도 전해지면서 삶의 방향성을 확고하게 비추어주는 인생책이다.


부록의 사진들과 가독성 좋은 내용이 인상깊게 자리잡는다. 인간의 어리석음에 동조하지 않는 힘은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과 책, 예술에서 나온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 시간이다. 오롯이 영혼이 나아갈 길을 되새김할 수 있었던 좋은 내용들이라 하루를 이겨내는 힘이 되어준 인물이다.



우리가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주었느냐가 심판의 기준이 될 것이다. 15

자신의 꿈을 얼마나 실현했느냐가 아니라 타인의 꿈을 얼마나 실현해 주었느냐가 심판의 기준이 될 것이다. 15


우리가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주었느냐가 심판의 기준이 될 것이다. - P15

자신의 꿈을 얼마나 실현했느냐가 아니라 타인의 꿈을 얼마나 실현해 주었느냐가 심판의 기준이 될 것이다. - P15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받지는 말거라. 네게 돈을 줄 부자들은 얼마든지 있을 테니까. - P56

가난하다는 이유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 - P45

돈이 더 많고 더 좋은 집에 산다고 해서 더 좋은 혹은 더 따뜻한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 - P48

연민, 존중, 이해가 합쳐지면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인생을 바꿀 성공과 행복의 비결이 된다. - P17

내 법복 아래에는 판사의 배지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이 있다. - P15

사소한 선행이 무수히 쌓여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 내 바람이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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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최은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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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소설은 처음이라 낯설었지만 묘연하게 흘러가는 소설에 점차적으로 빠져들었던 작품이다. 처음 시작하는 "그들 중 두 명이 예루살렘에서... 마을로 향하고 있었다." 누가복음 24장 13절 말씀을 지속적으로 부여잡으면서 읽어간 소설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이해할 수 있었던 멋진 이야기이다. 영혼을 깊게 조우하는 겹겹의 시간이 이 소설의 형태로도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목도하게 된다.

형체는 없지만 모든 것이 사라져 버려도 존재를 기억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지금도 우리 곁에서 함께 하고 있는 것과 같다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 <아웃랜드> 넷플릭스 시즌 8 1화, 2화, 3화를 시청하면서도 죽은 언니를 그리워하는 여동생을 위해 돌무덤을 만들어서 그곳에서 언니와 대화하고 그리울 때마다 이곳에 와서 돌을 하나씩 올려놓으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죽음은 존재를 사라지게 하지만 기억하는 존재가 있다면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위로와 치유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소설에서도 다양한 죽음들이 언급되면서 그들이 죽음에 다다른 이유들도 각양각색하게 드러난다. '눈먼 탐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원했던 인물과 그의 유일한 조력자가 나라고 말하면서 소설은 시작한다. 알 수 없는 가족의 죽음과 살인사건과 유력한 범인이 존재하지만 존재를 알 수 없는 사건이 소개되지만 현장에 남겨진 아이가 성인이 되어 범인을 찾는 것이 아닌 거울상이라는 묘연한 것을 찾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전개된다.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흐름이 아닌 것을 찾다가 보이는 것들이 묘사되면서 약하게 태어난 여자아이가 5살을 넘기지 못할 거라고 주변 사람들은 단언하지만 그 여자아이는 살아남지 않았는가. 죽을 거라 글을 배우지도 못한 아이가 아닌가. 섣불리 예측하고 단언하면서 타인의 삶을 직조하는 사회적 모순과 죽은 아이의 무덤을 찾아 나섰지만 찾을 수 없었던 이유도 등장한다.

살인사건의 범인을 알아본 후 잉크병을 던지는 장면은 마르틴 루터가 성서를 변역하는 밤 경험한 일화가 모티브가 되었다는 작가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부연 설명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성서를 깊게 이해하고 조우하는 시간을 악마가 얼마나 방해하는지 떠올리게 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안개같은 선명하지 않는 흐름으로 소설은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지만 결국 죽음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불행한 사건이나 죽음은 반드시 살인사건이 아니라도 일어나며, 신기하게도 악의나 부주의와는 무관해 보이는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는 198

사랑의 실패라고 단언하는 어휘가 얼마나 모순적인 표현인지도 작가는 꼬집는다. 사랑은 성공도 실패라는 표현으로 총체적으로 결과를 보여줄 수 없음을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삶의 한 조각들을 삶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작가의 언어로 소설로 만날 수 있었던 작품이다. 보려고 애쓰지 말라는 말이 깊게 자리 잡았던 소설이다.

보이지 않아도 언어로 표현할 수 없어도 우리는 묘연한 경험들을 체감하면서 깊게 동행하기도 하기에 루터가 성서를 번역하던 날 경험한 악마가 낯설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작가의 책들 중에 『뱀과 물』, 『홀』, 『처음보는 유목민 여인』 책들이 눈에 들어와서 읽어볼 계획이다.



보려고 애쓰지 말라고 눈먼 탐정은 말했다. - P207

사랑의 실패라니... 그런 일에도 실패나 성공이라고 이름 붙일 만한 결과가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 P201

불행한 사건이나 죽음은 반드시 살인사건이 아니라도 일어나며, 신기하게도 악의나 부주의와는 무관해 보이는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는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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