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자주 반하는 마음
이에니 지음 / 달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심하게 지나치지 않은 풍경, 타인의 습관을 미루어 짐작하였다가 훗날 타인이 떠난 후 남겨진 일기장에서 발견된 진실은 더욱 놀라움으로 기억에 남기는 에세이이다. 경험들을 떠올리며 사진과 글들이 어우러지는 에세이 한 권은 시인 이제니 추천도서이다. 쌍둥이의 태어남과 성장, 함께 생애를 살아가고 있는 축복들을 짐작하면서 읽어간 에세이이다.

사진기에 담긴 사진은 시선의 끝을 조각으로 담는다. 그곳에 서서 호흡하고 느껴지는 것을 모두 담아낼 수는 없는 한계를 저자는 글과 사유의 농도로 사진을 설명해 주기 시작한다. 어머니에 대한 기억, 어머니가 매일 기록한 일기와 매일 새벽마다 올리는 새벽기도도 미루어 짐작하면서 뭉클해지는 감동을 받는 모티브가 된다. 한 여인이 매일 새벽마다 새벽기도를 가면서 마음을 다했던 기도들이 누구를 향한 기도였는지는 매일 기록한 일기로도 전달된다. "엄마는 매일 일기를 썼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새벽 4시면 새벽 기도를 가셨다." 28

암 진단과 2년 만에 병상에서 죽음을 맞은 어머니에 대한 기억도 회귀되면서 아내를 떠나보낸 남편이 매일 하루를 어떤 마음과 자세로 살아내어야할지 다짐하는 문장은 뭉클함이 밀려온다. 건강도서에서 스트레스 지수 순위 중에서 배우자의 죽음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인지 알기에 저자 아버지가 홀로 감당한 시간들을 묵직하게 바라보면서 읽은 기억에 남는 문장으로 남는다. "하루를 살아도 기쁘게 행복하게 살자. 사랑을 다하고 아끼고 칭찬하고 웃음을 잊지 말고 재미있게 살자." 234

결혼한 딸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계속했으면 한다는 말을 건네는 친정아버지의 따스함도 전해진다. 글과 함께 요리 레시피와 사진들도 만날 수 있는 에세이이다. 요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tip이 될 레시피들과 요리들이라 요긴한 책 한 권이다. 모국어가 주는 편안함과 안락함도 언급되면서 외국인 남편이 자신의 모국어인 한국어 공부한 노트와 부부의 사연도 전해진다.

아일랜드 신화와 전설을 모티브로 한 오브제들에 대한 소개와 산속에서 하는 다짐과 결심이 산을 벗어나기도 전에 재빠르게 다시 도시 생활자로 복귀한다는 내용도 인상적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매일 기도하라'는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렷해진다. 이른 새벽에 부부가 함께 산에 오르면서 사유한 일상과 질문들도 숙고하는 삶으로 이어진다.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가라는 질문도 명징하게 자리 잡으면서 깊은 숙고의 시간으로 이어진다. 원했던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볼 수 있는 철학적 시간으로 초대받는다.

안개 사진을 통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잠시 멈추어도, 잠시 머물러 있어도, 속도가 느려도 괜찮다는 다독거림도 전해진다. 시인 메리 올리버의 글귀 "우리 모두는 각자의 그림자 하나씩을 두르고 산다." (182쪽)와 『불안의 서페르난두 페소아의 리스본 집 3층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우주처럼 다원적인 존재로 살아라." (224쪽) 글귀도 명징하게 독자들과 호흡한 내용 중의 하나가 된다.

산책길에 나뭇잎과 나뭇껍질, 야생화, 솔방울 등을 들여다보는 저자의 취향에 공감하게 된다. 책에 등장하는 쌍둥이 할머니의 모습과 쌍둥이 자매의 성숙함에 대한 기대도 듬뿍 응원하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은 에세이이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하나의 다짐과 하나의 결심이 몸 안에 쌓여간다. 산속에서 자연과 닮은 새로운 사람이 되었던 우리는, 산을 다 내려오기도 전에 이미 도시 인간으로 재빠르게 복귀한다. - P56

나는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가. - P90

이른 새벽, 해가 뜨기 전 ... 함께 산에 올랐다. - P88

다정함은 전염성이 강하다. 우리는... 가죽 재킷 차림의 노부부처럼 자연스럽게 손을 맞잡았다. - P215

늘 몇 걸음쯤 뒤처진다. 나뭇잎의 모양이나 나뭇껍질의 질감. 발밑의 야생화나 솔방울을 들여다보느라 멈춰 서기 때문이다. - P46

서두르던 걸음을 잠시 멈춰도 되지 않을까. 안개가 거칠 시간을 재촉하지 않고 - P156

하루를 살아도 기쁘게 행복하게 살자. 사랑을 다하고 아끼고 칭찬하고 웃음을 잊지 말고 재미있게 살자 - P234

엄마는 매일 일기를 썼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새벽 4시면 새벽 기도를 가셨다. - P28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6-04-14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