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지옥 해방일지 - 집안일에 인생을 다 쓰기 전에 시작하는 미니멀라이프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박재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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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상이 가져다준 놀라운 결과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성장한다는 것, 돈이 모인다는 결과로 이어진 쉰 살의 나이에 시작된 그녀의 직접체험 보고서가 자세하게 기록된다. 살아 숨 쉬는 것이 즐거워졌다는 그녀를 만난다. 현대인들이 고독한 이유와 편리가 가져다준 결과를 대비시키게 한다. 그녀가 돈을 버는 활동을 멈추면서 일으킨 놀라운 결과들이 전해진다. 냉장고, 청소기,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전자제품을 그녀의 삶에서 제외시킨다.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궁금해서 펼친 책이다.



그녀가 경제활동을 하면서 돈을 벌었던 날들의 생활습관들과 지금의 달라진 생활들이 확실하게 비교된다. 수많은 옷들이 채워진 옷장이 10벌 남짓으로 정리한 그녀이다. 목욕 타월들을 정리한 이유와 지금 그녀가 사용하는 타월의 크기와 개수들도 이유가 합리적이다. 세탁기를 정리했으니 직접 대야에서 손세탁을 하는 그녀는 매우 합리적인 소비활동으로 전환이 시작되었고 그녀의 살림은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수많은 욕실 물건들이 있다. 그것들을 세분화시켜서 모두 구입하도록 권유하는 사회와 그녀의 역발상은 매우 대비를 이룬다. 솔깃해지는 그녀만의 생활방식과 살림방식이 거침없이 전해진다. 그리고 상세하게 알려진다.


문제는 집안일이 아니라 욕망 118



편리함에 익숙해진 우리는 그 편리함을 포기하는 것에 익숙하지가 않다.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면서 신혼부부들은 그 제품들을 혼수 제품으로 소비를 한다. 맞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고층 아파트라 오전 시간이면 세탁물은 모두 뽀송하게 건조가 되는 집에서 생활 중이라 불필요한 제품이 출시된 것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세상은 물건들로 집안을 채워 넣어라고 재촉하는 사회이다. 중심점을 잡아야 하는 사회임에는 분명해진다. 그녀도 다르지가 않는 삶을 살아왔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무분별하게 타인과 같은 생활패턴으로 생활한다면 휘청거리면서 텅 빈 통장만을 가지고 할부를 합리화하는 소비습관을 가졌을지 모른다. 목표금액이 있는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이라면 이 책도 적잖은 도움이 될 내용이 될 것이다.

그녀가 선택한 것들에는 합당한 이유들이 존재한다. 집안일이 아니라 욕망이 문제였다는 것부터 발견한다. 자신의 욕망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물건과 편리함이 얼마나 자신을 참혹하게 하였는지, 불행하게 했는지 발견하기 시작한다. 정리된 주거공간에서 수납공간도 불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고 직접 모든 집안일을 하면서 발견한 것들은 놀라운 새로운 발상으로 이어진다. 간소한 살림이 준 행복과 즐거움을 그녀는 스스로 몸을 사용하면서 집안일을 하면서 매우 만족스러운 상황이다.

편리가 고독을 낳는다 129

설레는가, 설레지 않은가의 경계 171

나는 정말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 걸까?

인생을 선택할 각오 169



정리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간소한 살림이 자신에게 준 놀라운 것들을 기록한 그녀의 글들에도 찬사를 보내게 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착실히 수행하면서 변화가 적은 환경에서 생활한 수녀원의 수녀들을 관찰한 그녀의 글도 도움을 준다. 풍요가 결코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았음을 이 책을 통해서도 발견한다. 그녀가 쉰이라는 나이에 발견한 것이 책을 통해서 자세하게 전해진다.

우리들이 놓친 욕망들이 어떤 형식으로 채워졌는지 그녀를 통해서도 보게 된다. 비워지는 공간, 정리된 공간은 차곡히 채워지는 자산으로 이어지게 된다. 순자산을 증대시켜야 한다. 물건이 아니다. 욕망이 아님을 보게 된다. 쓰레기 배출을 두 달에 한 번 하는 그녀의 살림법이다. 살아가는 방식이 잘못된 것을 스스로 발견하면서 달라진 그녀의 생활방식이 전해진다. 그녀의 하루 일상 시간표도 제시된다. 그녀의 요리법, 그녀의 취미까지도 철학적으로 지속력을 유지한다. 그녀는 분명히 행복하고 즐거워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 비밀스러운 살림방식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짐을 줄이고 홀가분하게 걸어간다.

물건은 유한하지만 자신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239

사용하지 않는 것은 쇠퇴한다. 134

나이를 먹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아무리 쇠약해져도 사람은 적극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치매. 장수 133




대다수 사람은 당연한 듯 ‘행복하려면 반드시 돈이 필요하다‘라고 믿는다. - P23

결국은 돈이 모인다 - P97

간소한 살림은 궁극의 노후대책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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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에서 흐름을 찾았던 일독의 시간도 의미가 있었던 밀란 쿤데라의 소설 농담이다. 하지만 굵게 밑줄 그은 문장들을 읽고 또 읽을수록 작가의 심중을 깊게 마주하였던 소설이기도 하다. 난해한 인물을 앞세웠던 이유와 가면 같은 삶의 움직임 뒤에서 감지해야 할 깊은 의미는 다독으로 서서히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게 된다. 일독이 아닌 익혀가면서 다시 읽는 다독이 작가의 작품을 제대로 마주하게 된다. ​



부르주아의 가면 같은 정의의 의미를 보게 된다.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할 것이라는 소수집단이 존재한다. 부르주아가 목청을 높여서 다수에게 외친 정의의 의미부터가 다르다는 사실을, 그들의 정의와 군중의 정의는 서로 다른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에서 시작하게 된다. 공적 존재와 사적 존재는 양분한다는 사실을 <시녀 이야기>의 권력을 손아귀에 쥔 이중 생활자의 모순에서도 드러난다. 공적 존재가 무대위에서 이미지화된 가공된 물질적 존재라는 사실부터 짚어낼수록 사적 존재는 이물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사적 존재의 흐트러진 사실적이고 물질적인 존재가 어김없이 선명해진다. 이와 같은 양분적인 부르주아를 작가는 알고 있었음을 소설 인물들을 통해서 보여준다.














신조라고 단정 지을 만큼 부르주아의 속임수를 꿰뚫고 있는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야 하는 소설이다. 그래서 더욱 그의 작품은 매료된다. 인물을 향해 폭풍 같은 감정을 휘어젓게 된 이유에 부르주아의 속임수를 간파하게 된다. <매니악>소설의 인물도 다르지가 않다. 아내가 기억하는 천재 물리학자의 공적인 존재와 사적인 존재는 이 소설의 인물처럼 양분되는 모양새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분명한 것은 부르주아만이 속임수를 쓴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강조되는 이유에 질문을 하게 된다. 역사 속에서도 이 명제는 증명된다. 소설이 시작되는 이야기에서 이 전체를 이루는 흐름의 기류를 암시하는 문장이 전해진다. ​














병영생활과 학업지속금지는 검은 표지라도 비유된다. 전혀 잔혹하지 않고 온건한 하사를 바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태고의 시간들>과 <시녀 이야기>소설 중의 군인들과 권력이 보여준 잔혹성을 떠올리게 된다. 잔혹성이 정당함을 부여받는 군인들이 있다. 악의 근원이 정당해지는 집단이 사회 속에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 확인하게 된다. 전역한 군인들의 영혼이 얼마나 황폐해지는지 사실적으로 고발하는 소설들이 즐비하다. 이탈로 칼비노의 <반쪼가리 자작>소설, <카시지>, <눈먼 암살자>, <모두 다 예쁜 말들>도 그중의 하나이다. ​












총을 잘 쏘는 하사가 있다. 총을 잘 쏘는 이유는 제국주의자가 과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한다. 유럽 역사와 작가의 생애에 대한 고찰적 사유를 확인하게 된다. 격동하는 시대의 제국주의는 유럽과 전세계 역사를 뒤흔들게 된다. 작가도 제국주의의 흐름을 피할 수 없었던 시대의 희생자이다. 부유하는 존재처럼 살아야 했던 이유가 작품에서도 감지된다. 헌나 아렌트와 아인슈타인, 매니악 소설의 과학자들도 다르지가 않다. 제국주의가 얼마나 많은 인류들에게 공포와 슬픔을 남겼는지 하사가 총을 잘 쏘는 이유에서 함축적으로 시사성을 전하고 있다. ​작가의 생애와 작품세계는 밀접해진다. 그의 생애를 이해한 후 <농담> 소설을 다시 읽을수록 이야기보다 짙은 농후한 슬픔이 분명해진다.


하사. 총을 잘 쏘는 이유.

제국주의자가 과녁이라는 생각

하사관들 중 한 사람.

전혀 잔혹하지 않고 온건한 하사.

그저 바보라고 빈정대는 이들. 91_농담

오직 부르주아만이 속임수를 써서
공적 존재와 사적 존재로 자신을 양분한다.
이것이 나의 신조다. _ 농담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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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잊어버려도 좋은 나이입니다 - 도쿄의대 노년내과 의사가 알려주는 인생 후반을 위한 현실 조언
가마타 미노루 지음, 지소연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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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인생의 후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어떤 마음과 준비가 필요한지 도쿄의대 노년내과 의사가 전하는 내용이다. 중년의 시간을 지내는 독자들과 노년의 시간을 보내는 분들에게 현실적으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정희원, 김소형 추천도서이기도 하여 더욱 관심이 가는 책이다.



인생 후반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보게 된다. 저자의 현실 조언들을 차곡히 살펴보게 된다. 관섭과 허례허식, 의무를 잊어버리고 스스로에게 친절하라는 정희원의 추천글에게도 눈길이 머문다. 힘을 좀 빼도 괜찮다는 따뜻한 조언에 미소를 머금게 된다. 노년의 시간을 가까이에서 본 적이 없다보니 영화나 드라마, 책을 통해서 교감하게 된다. 이제는 노년의 인생 후반을 보내는 부모의 모습과 중년의 시간을 처음으로 보내는 우리 부부의 모습과 지인들의 모습에서 매번 힘 빼는 기술을 배우게 된다. 이 책에서도 다르지가 않다. 조목조목 목록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눌러가면서 뇌리에 담았던 도서이다.



명의보다 좋은 의사를 찾아가는 이유, 불필요한 검사 치료를 과감하게 포기하라는 조언도 노년에는 귀담아들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연명치료에 대한 이해와 관 삽입, 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을 결정하는 것은 모두 자신의 몫이라는 사실도 명시한다. 연명치료 여부도 스스로 결정해야 하지만 건강할 때 가족과 주치의에게 알려야 한다는 사실도 강조한다. 건강할 때 자신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할지 가족에게 분명하게 언급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없어서 기나긴 시간을 연명치료하면서 떠난 지인의 가족의 모습도 함께 떠올리게 된다. 죽음은 매우 가까이에 존재하지만 준비되어 있지 않을 때는 남겨진 가족들에게도 힘겨운 싸움으로 기억된다. 보내기 싫어서 아내를 연명치료하였던 분이 있다. 그 과정의 이야기를 듣고 남겨진 남편도 가족들도 당사자인 아내도 모두가 힘들었을 거라는 짐작을 하게 된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도 중년의 시간과 노년의 시간에는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된다.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님을 인지하도록 이끌어주는 내용이다.


감정 정리법에 대해서도 언급된다. 부정적인 감정 따위는 잊어라고 말한다. 매일 아침 햇살 쬐는 것이 좋은 이유, 아침에 스트레칭하는 것, 불쾌한 기분 그대로 방치하지 않기, 화가 날 때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분노와 화를 다스리는 법에 대해서도 강조된다. 부정적인 감정이 얼마나 노년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다시 확인하게 된다. 생각대로 굴러가지 않는 인생을 어떠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은지도 알려준다. 타인과 자신을 용서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찰스 디킨스의 글도 인용되면서 세월과 성숙, 지혜에 대해서도 고찰하게 한다.

자기희생은 그만두라고 강조한다. 착한 딸, 착한 아들, 착한 며느리, 착한 콤플렉스에 사로잡혔던 수많은 관습과도 그만 헤어져도 좋은 나이이다. 사회적으로 강요된 수많은 것들이 얼마나 힘들고 아프게 하였는지 우리들은 알기 때문에 자기희생을 그만두라는 말에도 미소를 머금게 된다. 친절을 무겁지 않게 베풀어라고 한다. 노후 걱정도 노년에는 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이 순간 온전히 만끽하라고 조언한다. 부조리로 가득한 인생이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들도 설명된다. <시지프 신화>의 내용도 함께 떠올리게 된다.


나이가 들면 자유라는 특권이 생긴다.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 홀가분하게 살자 26


중년과 노년의 시간일수록 관점을 다각화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정답이 아닌 나만의 해답을 찾는 기술, 다양한 관점을 포용하고 수용하는 자세도 필요해진다. 대부분의 망각은 건강하다는 사실도 설명된다. 수면의 질을 향상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가 관건이 된다. 오늘 하루의 활동량이 질 좋은 수면으로 이어진다. 많이 움직이고, 걷고 근력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된다. 살 빼기보다 근육을 늘려야 하는 이유도 설명된다. 70세 넘어가면 콜레스테롤 수치에 조금 높아도 상관없는 이유와 식이섬유를 듬뿍 섭취하라고 조언한다. 바른 자세 유지가 왜 중요한지도 설명된다. 유익한 정보가 다양하게 제공되면서 읽기 쉬운 글이라 피로감도 느껴지지 않는 도서이다. 가독성이 좋은 건강도서이다.




다양한 사람과 작은 협력 관계를 쌓아 보자
- P234

친절은 나의 마음과 건강을 지키는 무기다
- P237

슬픔도, 분노도, 무엇이든 잊을 수 있게 되었지요.
잊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닙니다.
두려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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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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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소설들을 릴레이 독서중이다. 『구의 증명』, 『해가 지는 곳으로』, 『단 한 사람』 작품에 이어서 읽은 최진영 소설이다. 무관심하고 외면하면서 질문조차도 하지 않는 인생부터 살펴보게 한다. 페스트 소설에서도 무관심한 군중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이 소설의 원도라는 남자도 자신의 인생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목도하게 된다. 자신의 삶이지만 한 번도 자신의 인생에 진지하게 관찰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자신의 인생을 외면하고 질문하지도 않았던 날들은 지금 원도가 있는 여관방으로 발걸음을 향하게 한다. 그는 왜 여관방에 있는 것일까? 철저하게 혼자라는 사실을 인지한 원도라는 남자가 궁금해진다. 그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삶을 살았으며 지금 왜 죽음을 앞에 두고 죽지 않고자 처절하게 자신의 기억들을 하나씩 떠올리고 있는지 만나게 된다.

원도에게는 죽은 아버지가 있다. 그가 자살하기 직전에 원도의 스케치북에 메모한 글은 휘갈겨 쓴 글씨가 아니다. 그 글씨를 원도는 무한히 기억하며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다. 왜 그러한 문장을 남겼는지가 궁금해진다. 그리고 자신에게 물을 주면서 마시라고 한 죽은 아버지를 떠올린다. 원도는 어린 시절의 기억이 완벽하지는 않다. 누구도 죽은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죽은 아버지가 누구이며, 왜 죽었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어머니와 산 아버지라는 경찰이 직업이었던 아버지가 있다. 원도는 왜 자살을 생각하는 현재 죽은 아버지를 무수히 떠올리며 자신의 지난 인생들을 기억하려고 하는 것일까?

모든 불행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데 익숙해진 원도 237

지금의 자신의 모습을 타인에게서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 온전히 타인의 탓으로 돌리기 위한 기억하는 시간을 여관방에서 보낸다. 그 사람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되었다고 무한히 기억하게 된다. 그들은 원도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원도는 어떤 인생을 살아왔던 것인지 솔직한 원도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왜 도망자가 되었고, 파산하였고, 이혼한 사람이 되었는지 원도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인정받기만을 추구하는 것이 잘 사는 기준이었던 원도가 있다. 잘 사는 기준이 정답이었을까? 원도의 아내가 원했던 것들과 원도가 범죄를 저지르지만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고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와 파산이 되었던 이유들도 전해진다. 알맹이만 챙겨서 재빠르게 원도의 곁을 떠나버린 아내와 딸을 원도는 자살 직전에 생각하게 된다. 덩그러니 홀로 남겨진 인생이 되었던 이유들이 그의 기억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그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드러나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학창 시절, 연애 시절, 결혼, 직장 생활을 통해서 그의 가치관과 성격들은 현재의 자신으로 이어지게 된다.

밀란 쿤데라의 <농담> 문장을 읊조릴수록 원도의 인생과 사랑의 무게감을 가름하게 된다. 그에게는 진중함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허수아비처럼 텅 빈 가슴과 텅 빈 눈으로 살았던 지난날들을 보여준다. 만났던 연인들이 그에게서 원했던 것들을 그는 허투루 귀담아듣지도 않는다. 아내가 그렇게 자신을 떠난 이유도 다르지가 않다. 삶은 그냥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가족과 연인, 직업까지도 제대로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해진다. 하지만 원도는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잘 살펴보지도 않았던 날들이 무수히 많아진다. 타인의 시선과 인정이 결코 잘 사는 기준이 아님을 원도를 통해서 작가는 보여준다. 개정판으로 읽었던 소설이다. 초판의 작가의 말과 개정판의 글, 그동안 읽었던 작가의 여러 작품들까지도 함께 생각해 보게 된다.

죽고 싶지만 죽지 않는 이유들을 계속 찾고 있는 원도를 만난다. 죽지 않는 이유들을 원도는 제대로 찾아냈을까? 타인의 모습들에서도 죽음을 앞둔 사람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작가는 날카롭게 전하기 시작한다. 여관 주인과 원도의 돈을 몰래 가져갈려는 사람의 모습이 두드러진다. 더불어 원도가 은행에서 타인의 돈을 자신의 돈처럼 가져가서 사용한 사건도 함께 생각해 보게 하는 사건이 된다. 그의 모습에서도 다르지 않은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모두가 타인보다는 자신이 중심에 서있을 뿐이다. 타인을 철저하게 배제한다. 절실하게 필요한 것들이 사라진 세상, 타인의 인정과 시선은 중요하지만 타인은 배제되는 이기심들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보여준 작품이다. 원도의 남은 삶은 어떻게 전개될지도 궁금해진다. 그것은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 된다.

​게으르고 고집이 세고 편식하는 아이였던 원도이다. 깔끔하지 못하고 버릇없고 미숙하며 불성실한 아이였으며 거친 입을 가지며 이기적이고 욕심이 많은 원도이다. 원도가 던지는 질문들은 뒤죽박죽의 형태로 이어진다. 그가 살아온 삶을 보여주는 분위기이다. 그가 죽지 않기 위해 기억하는 사람들과 사건들에서 그가 발견하는 것은 무엇일까? 타인들의 욕망과 강탈, 모락의 의지들이 기억속에서 살아나기 시작한다. 장만석과의 경쟁 구도, 불행과 지옥을 맛보는 원도의 인생이 기억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마음과 영혼이 왜 중요한지, 단 한 방울의 독으로 지옥이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

무관심하면, 외면하면, 질문하지 않으면

애써 도망칠 필요도 없었다.

잘 사는 기준은 타인의 시선과 인정으로 만들어졌다. 233

결국 혼자 남았다. 94

"나보다 가진 게 많아서? 그래서 장민석이었어?"...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다 알지는 못했다.

그녀가 그의 말을 나름대로 이해한 후 내뱉은 말.

"그렇게 살아. 그렇게만 살아.

그래야 당신답지. 그게 바로 당신이지. "232



사랑이 우습지 않으며, ...

사람들은 온몸과 마음으로 사랑하며...

사랑이 사랑으로,

고통이 고통으로 머물고,

아직 가치들이 유린되지 않았다. 529

_농담. 밀란 쿤데라



‘왜‘라는 질문을 잃어버리는 순간
아이는 어른이 된다. - P183

좋은 기억도 있다. 아기 살결과 같은...
단 한 방울의 독으로 모든 그림이 바뀐다...
그것을 찾아야 한다.
죽지 않기 위해 기억해야 한다.
이 지옥에서 탈출해야 한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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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채식 테이블 - 완벽한 영양 밸런스를 갖춘 101가지 비건 레시피
정고메 지음 / 비타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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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채식 요리가 가능해진다. 채식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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