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영휴
사토 쇼고 지음, 서혜영 옮김 / 해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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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영휴
사토 쇼고 장편소설. 아름다운 미스터리. 감동과 여운
서혜영 옮김. 해냄. 2017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품. 『달의 영휴』. '영휴'란 차고 기울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야기는 평온한 일상처럼 흘러간다. 하지만 사건이 시작되면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타인이 아닌 연결된 인연들이 되어 사건의 흐름 안으로 독자들을 강력하게 흡입한다.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인물들이지만 서로의 삶이 가진 의미는 촘촘하게 연결고리가 되는 놀라운 작품이었다. 중반부를 넘어서 후반부까지는 한 사건만을 떠올리며 달려가게 되지만, 후반부에 또 의외의 반전이 있어서 마지막까지 흥미롭게 추리하며 읽어간 작품이다. 작가가 촘촘하게 구도를 짠 이 소설은 쉽게 잊히지 않을 듯하다.

"달이 차고 기울 듯 당신에게 돌아올게." 달처럼 다시 환생하여 찾아올 거라는 말을 남기는 그녀. 작품은 약속을 지키듯 가까운 사람들의 꿈을 통해서 허락을 구하면서 환생하는 그녀는 같은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까지 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깊은 연결이 되어준다.

흔한 이야기의 범주를 넘어서는 사건 구도가 가장 눈길을 끄는 이야기가 된다. 7살에 발열하는 사건이 시작인 줄 알았는데 예지몽이라는 공통된 흐름이 시발점이었다는 점도 눈에 띄는 사건이 된다. 아이가 예전의 아이가 아님을 눈치채는 엄마, 아이의 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아빠의 태도. 심상찮은 징후들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엄마가 느끼는 불안감은 증폭된다. 아이의 눈빛이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 하나씩 밝혀지는 심상찮은 진실들은 점점 이야기로 빠져들게 한다.

시간의 흐름, 우리가 인정하는 시공간은 진정 완벽한 규칙일까?
죽음과 새로운 삶의 시작이 시작할 순간의 사이를 이야기 속의 아이는 기억하고 있는가?
사후세계를 믿는지, 환생은 가능한가?
그 누구도 죽음 이후를 경험해보지 못하기에 끝없는 질문이 되고 논쟁의 중심이 될 수도 있으며 달의 영휴라는 작품의 모티브가 되어주기도 한 것이 아닌가. 이 작품 중에서 최고의 묘미는 후반부라고 손꼽게 된다.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기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마지막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장을 덮지 못하였기에 때문이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도 궁금해진다. 이 작가는 스바루 문학상 수상하면서 작가로 데뷔하였으며 여러 작품이 영화화되었으며 이외에도 야마다후타로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고 책은 전한다. 엄마가 잉태하고 키운 자신의 아이가 갑작스러운 원인모를 고열을 겪은 후 다른 인생을 간직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현세를 살아가는 부모로서 얼마나 혼돈스러울지 생각해보게 한 작품이다. 작품 속에서도 그러한 깊은 고민을 작가는 쏟아내기도 한다.

끝까지 이루지 못한 사랑. 만나야 하는 인연. 그 절절함과 절박함을 작품은 말한다. 마지막 이야기의 끝부분에서 소녀가 흘리는 눈물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촘촘한 사건 구도 덕분에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책장을 덮지 못하였던 작품이다. 허구이지만 작품을 읽는 동안만큼은 푹 빠졌고 읽고 나서도 쉽게 잊히지 않는 인물들이 된다.




결국 준비한 말을 하나도 할 수 없었다. (중략)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 하고 그는 말했다.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 이안 스티븐슨 저. 가사하라 도시오 역. 니혼교분샤. 1990년 참고문헌

-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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