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몫
파리누쉬 사니이 지음, 허지은 옮김 / 북레시피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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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나의 몫
마땅히 누려야 할 삶을 누리지 못하는 여성들이 있음을 만나본 소설
북레시피. 2017


이란 여성의 삶을 소설로 만나볼 수 있었던 책이다. 한 여성의 성장과정부터 묵직하게 이야기는 시작되었고 남성과 여성의 삶의 구획은 너무나도 선명하게 드러나는 소설을 만난 것 같다. 여동생에게 주먹으로 얼굴을 폭행하고도 그 모든 것들이 정당한 분위기에 놀라웠고 이성을 좋아하는 감정이 타락이라고 표현하면서 급속도로 오빠들이 여동생을 죄인하고 남동생까지도 누나를 괴롭히는 가정의 분위기는 쉽게 적응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그렇게 여성의 권리는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다. 배움의 기회조차도 철저하게 누락시키는 오빠들과 부모들의 언행에 놀라며 작품 속으로 빠져들었던 이야기다.

2등을 하여도 누구 하나 축하해주지도 않았고 배우고자 하는 배움의 열정은 철저하게 배제되어가는 주인공 16살 소녀가 안타까웠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오빠에게 얼굴을 구타당하고 맞으며 학업도 중단하면서 급속도로 결혼을 강요당한 소녀는 얼굴도 본 적 없는 남성과 결혼을 강제로 하게 된다. 여성이라고 말하기에도 어린 나이에 결혼을 강요당하며 출산을 하는 사회를 대면하면서 여러 번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주인공 여성의 반세기가 기록된다. 전통적인 관습과 가치를 주장하면서 그 누군가는 손해 보면서 피해를 보아야 하는 불합리한 전통성도 작품은 세세하게 잘 전달해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딸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어머니, 이념을 향해 가정을 돌보지 않았던 남편, 자녀들에게도 아빠의 부재가 상처가 되었던 남편의 이야기. 아이를 키워야 했기에 강했던 엄마, 옥살이를 하는 남편을 뒷바라지하면서 생사를 걱정한 아내이기도 하다.

쉰이라는 나이를 넘기고 자신의 삶을 처음으로 살아보겠다며 자식들에게 상의하는 어머니에게 모진 말들로 이기적인 모습들을 보이는 자식들에게 상처를 입은 중년의 여성의 넋두리는 애달프기까지 하다. 마땅히 누려야 할 인생의 즐거움과 행복을 그녀는 얼마나 떠올릴 수 있었을까. 그 누군가가 "결혼생활은 행복하니?"라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렸던 그녀가 떠올린 행복은 낯선 단어였고 추상적인 의미였기 때문이다. 작가가 사회학자이면서 심리학자이기에 그녀가 작품으로써 대변하고자 하는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독자들로써 짚어볼 수 있어서 값진 시간으로 기억될 작품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책 중에서

나에게는 아무 권리도 없어. 내가 나를 위해 살아본 적이 있나? 나를 위해 일을 한 적이 있어? 선택을 하거나 결정을 할 권리가 있은 적이 있었어? 누군가가 나에게 뭘 원하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냐고?(673-674쪽)

딸을 낳아서는 안되는 것이였어.(132쪽)

지난 사흘간 아이가 사경을 헤매고 있었는데, 이제야 의사를 불러요? 저 죄 없는 딸아이 대신에 아들들이 누워 있었어도 그랬을까요?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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