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머링 맨
신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머링 맨.장편소설.

신희. 자음과 모음. 2016년.
이 소설은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동시에 환상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 현실과 환상 사이를 넘나든다.'고 말할 수는 없다.
- 책 소개글 중에서 -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현대 도시인들 중의 하나인 3명을 만나는 소설이다. 3명의 남성들은 인디고, 그린, 블루이다. 이들 3명은 40살 고등학교 동창생들이다.그리고 그들의 아내들도 등장한다. 그들의 아내 옐로, 바이올렛, 마젠타도 만나게 된다. 이들은 일년에 한 번 만나는 사이라고 할만큼 바쁜 생활을 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투영되는 대도시 삶들을 잠시 되짚어보게 된다. 환상적인 낯선 상황들, 대화들, 행동들은 상징적인 의미들이 되어 겹쳐지기도 하는 여러 의미들을 떠올려보게 된다.
인디고, 그린, 블루는 제각각 자기들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이 시대의 도시인이다. 40세 직장인도 등장하고 무역업을 하는 개인사업가도 등장한다. 저마다 자기의 자리에서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40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이 경험하는 치열한 삶의 현장은 이야기 전개를 통해서도 고스란히 전달되어진다. 그렇게 보내는 어느 날, 해머링 맨의 바이올린 연주가 시작되면서 이들에게 펼쳐지는 이상스럽고 섬뜩하기까지한 환상들이 펼쳐진다. 3명의 인디고, 그린, 블루가 지나온 과거의 경험들이 겹겹이 펼쳐지는 환상에서 독자들은 모호하면서도 섬뜩한 여러 경험들을 대면하게 된다. 섬뜩한 환상 앞에서도 작가가 무엇을 교감하고자 하는 의도인지가 짚어지는 상황들이 더 아프고 슬픈 도시인들의 자화상이 되어간다.
블루가 경험하는 지하철을 내려가는 공간들의 상징성과 걸어내려가는 이들의 뼈의 행렬들이 쉽사리 환상적인 의미로만 비춰지지 않는 소설이다. 블루가 지하철에서 만난 곱추의 혹은 끝없는 욕망이 되어 등의 혹은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이 시대 도시인들의 욕망이 된 곱추의 혹은 읽는동안 무겁고 어두운 이 시대의 여러모습들을 대면해주기도 한다.
해머링 맨의 바이올린 연주가 시작되면서 펼쳐지는 환상들과 섬뜩한 경험들이 3명의 인디고, 그린, 블루에게 어떠한 시간들이 되고 경험들이 되었는지 기꺼이 만나볼만한 시간이 된다. 3명의 남성들의 정신 세계를 낯설기도 한 환상적인 경험들을 통해 이 소설로 만나보게 된다. 자신의 슬픔도 감추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모습들도 만나보게 되는 시간이 된다. 주위를 두리번 거려보게 된다. 가까운 사람들부터 살펴보게 된다. 축복과 즐거움을 주는 빌딩에서 이 시대 도시인들이 잃어버리며 살아가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섬뜩한 장면들이 가지는 그 상징성은 큰 의미가 되고 등돌린 직장 동료들의 모습들도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장면으로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된다.  

책 속의 밑줄

긴 하루의 종착역이 꿈이라면, 그 도착 지점이 꿈공간이라면, 그는 거기에서라도 안전하고 자유롭게 머물 수 있었으면 했다. 그 어떤 고통도, 그 어떤 투쟁도 없이, 그 어떤 갈등도, 그 어떤 의심도 없이. (P.181)

상대의 잘못을 따지고 들듯이 서로의 몸을 확 밀쳐내듯 퍼지는 음악이 곤혹스러웠다.(P.116)

그는 이 대도서의 삶을 버리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오히려 대도서의 삶에 지극히 만족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시간을 허투로 낭비하는 일 없이 꽉 자여진 견고한 일상 속에서 이루어내는 사업적 성취감을 즐기는 편이었다. (P.72)
도시의 정겨운 소음이었다. 어쩌면 소음이 없는 공간이야말고 그에겐 오히려 견디기 어려운 것일지도 몰랐다. (P.70)
졸병들을 호령하는 듯한 단단한 어투로 네가 어떤 목표를 가졌든지 다 이루도록 해줄께,하면서 즐거움과 축복의 메시지를 건네주던 빌딩이었다.(P.14) 
그는 거리를 두리번거렸다. 거리의 모든 것이 모호했다. 건물도, 사람들도, 자신도, 나무들도.(P.13) 
그는 생각했다. 높다랗고 흐느끼는 긴 선율의 떨림 속에 자신의 슬픔을 감추어놓고 있다는 걸..(P.12) 
왜 슬픈지는 이해할 수 없지만 울고 싶어졌다. 그는 계속해서 뭔가를 생각해보려 했지만, 더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무슨 말이라도 해보려고 입을 열었지만 왜,왜 라고 뙤뙤거릴 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울기 시작했다.(P.6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