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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바다와 그곳에 있는 카페가 있다. 그 카페에서 판매하는 감귤 빙수의 맛을 떠올려보는 겨울이다. 더불어 시럽만 뿌린 사탕수수 빙수의 맛과 패션프루트 빙수의 맛, 단판과 말차 시럽을 뿌린 단팥 빙수까지도 생각나게 하는 소설이다. 인공색소가 없는 빙수의 깨끗한 맛을 음미할 수 있는 그 바닷가의 카페의 다양한 빙수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소설이다. 그 바닷가와 카페의 빙수들은 여름소설로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바다의 뚜껑』이라는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의 소설이다.
인공색소가 없는 빙수, 깨끗한 빙수의 맛을 전하는 소박함을 추구하였던 소설 속의 빙수 가게이다.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작가를 작품을 통해서 보여주기 시작한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빙수 가게가 있다. 유리그릇에 담긴 달콤함이 가득하게 전해진다. 세상의 시끄러움과 다툼의 현장은 얼마나 우리가 사는 곳을 차지하고 있는지 생각할수록 악함이 선함을 이기고 강하다는 것을 여실히 목도하게 된다.
복잡한 도심생활에 지친 인물이 남쪽 섬에 여행을 가서 운명처럼 만난 소박한 빙수 가게가 있다. 성공적인 삶이라고 믿는 것을 포기하게 만든 이 가게는 어떤 곳이며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인지 깨닫게 하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며 우정의 소중함과 진짜 행복을 볼 수 있는 힘도 가질 수 있도록 비추어 주는 소설이다. 도시 생활자의 지친 현실, 잠들지 않는 도시의 노동자로서의 삶은 진짜 행복인지 질문을 하게 된다.
전혀 아름답지 않은 인간들의 욕망들은 일그러진 모습으로 악취나는 것을 향수로 포장하고 희귀한 것들로 자신들을 드러내면서 미화시키지만 결코 그것들이 선하고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볼 수 있는 힘이 생겨난다. 그것들을 볼 수 있게 해준 것들이 『에코의 위대한 강연』 책에서 움베르토 에코의 추에 대한 강연이다. 소설에서도 작가는 세상이 선하고 아름답지만은 않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일은 소박하고 눈에 띄지 않게 존재하고 있다고 말한다.
소박함의 미학, 눈에 띄지 않게 존재하고 있는 아름다운 것을 부단히 노력하면서 매일 찾고 발견하여야 한다는 것을 소설을 통해서도 확인한다. 자본주의는 소비의 미학을 부추기면서 자극하지만 진짜 아름다운 것은 그러한 소비지향주의를 의미하지 않는다. 노인부터 어린아이까지 모두의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은 어떤 의미이며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퇴근 후 휴대폰을 전혀 만지지 않는다는 분의 일기를 읽으면서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잡은 문명이 얼마나 파괴적이며 삶을 피폐하게 하는지 일깨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빙수 가게의 가치가 일상 속에서도 빛나기를 희망할수록 선택과 선택되지 않을 것들이 무엇인지 차분히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의도하고, 자긍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작가는 조용한 목소리로 힘주어 말한다. 머리를 써서 여러가지로 고민하면 정말로 이루어지는 것들이 무엇인지도 보여주면서 인간이 가진 엄청난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도 소설은 보여준다.
겨울에 펼친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이다. 사람을 만날 때 얼굴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근원을 본다는 것에 대해서도 작가는 소설에서 말한다. 분위기와 목소리, 냄새 등 상대의 전부를 감지하는 것이 사람을 본다는 것이다. 곧바르고 강한 것을 보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도 들려준다. 풍경을 바라보면서 탄성을 지르며 하느님의 기분을 알 것 같다고 말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강한 질문으로 남는다. 강하지만 휘어지고 약해 보이지만 강한 것의 가치들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펼치는 소설이지만 전혀 가볍지 않고 가벼워 보일 뿐이다. 빙수 가게 주인이 가진 소신과 가치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무심해 보이지만 전혀 무심하지 않는 것, 주인이 가진 생각들에 매료되는 소설이다. 탐욕으로 싸우는 싸움이 얼마나 흉측한지도 보여준다. 할머니의 죽음은 그리움으로 차곡히 추억되면서 그 시간들을 이겨낸 이야기도 들려준다.
치유해 주는 바다가 있다. 상처받고 힘들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지만 저마다 치유받는 것을 찾게 되는데 이 소설에서는 바다가 그러한 의미이다. 여름바다에 마지막 인사를 고하는 주인공들이 있다. 돈을 얼마나 가지면 만족하게 되는지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기도 하다. 돈에 대한 생각들도 작가는 소설을 통해서 이야기하면서 독자들에게도 진짜 행복이란 무엇인가, 진짜 돈을 얼마나 가지면 만족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세상이 선하고 아름답지만은 않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일은 소박하고 눈에 띄지 않게 존재하고 있다.
의도하고, 자긍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고,
머리를 써서 여러가지로 고민하면 정말로 이루어진다...
인간은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이 경치, 정말 엄청나네.
하느님의 기분이 어떤지 알 것 같아...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사실 얼굴은 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의 근원에 있는 것을 본다.
분위기와, 목소리, 그리고 냄새...... 그 전부를 감지한다...
곧바르고 강한....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봐주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