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가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인지 설명하는 앤드류 세이어의 『불로소득 시대 부자들의 정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주제 사라마구의 장편소설 『바닥에서 일어서서』, 대럴 M. 웨스트의 『부자들은 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가』책들을 살펴보면 꽤 흥미롭다. 부자들의 부가 대부분 불로소득에서 생겼다는 사실과 부자들의 권력이 부당하고 비민주적이며 착취적인 것이라고 책은 설명한다. 더불어 부자들에게 지원하는 체제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도 언급하면서 부자들이 누리는 지원을 멈추어야 하는 이유들을 명확하게 설명한다. 골목상권과 산골 시골마을까지도 대기업이 장악한 모습을 목격하면서 씁쓸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빽빽하게 골목상권을 다양한 상호들로 장악한 대기업의 모습에 99%는 힘없이 무너지는 것이 현대사회의 현주소임을 목도하게 된다.
땅을 소유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세금이 어디에 쓰이며 어디에 사용되지 않는지도 어렵지 않게 확인하게 되는데 소외된 사람들이 누구이며 그들이 얼마나 부당함을 당하는지도 쉽게 목도하게 된다. 선택받지 못하는 집단이 누구인지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 공정하지 않는 사회는 부패하고 부정한 사회임을 공포하는 것과 다름없음을 확인하게 된다. '상위 1% 부자들의 투표율은 일반인보다 두 배가 더 높다'라는 내용은 전하는 『부자들은 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가』책을 다시펼쳐보게 된다. 짖지 않는 개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가져다 놓는지도 경각심을 가지면서 확인하게 된다. 불평등한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언급되는데 국가 정책을 만들고 정치를 쥐고 흔드는 자가 누구인지 제대로 살펴야 하는 시대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고 무관심과 냉소에 익숙한 자는 또 누구인지도 질문을 아끼지 않는다. 부자들의 민주주의와 99% 에 해당되는 노동자들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대조되는지도 쉽게 설명한다.
주제 사라마구는 소설에서 고난과 노동시간에 대해 언급한다. 고난이 노동자의 피부를 두껍게 만들어주었다는 것과 8시간의 노동권리를 얻기 위한 싸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무관심과 냉소가 아닌 관심과 외침이 정당한 것을 요구하게 이끈다는 것을 확인할수록 격차가 벌어진 부의 불평등을 여러 책들을 통해서 진단해 보게 된다. 접점이 없을 듯하지만 묘하게도 이 책들은 같은 의지, 같은 열정과 관심을 표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땅을 가진 자들, 지대가 불로소득이라는 사실도 설명되면서 그들을 위한 정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이해시킨다.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이 소외되지 않는 사회, 일할 권리와 쉴 수 있는 권리가 조화롭기를 기대하게 된다.
자본을 가진 자들과 노동하는 자들의 임금과 노동시간까지도 무심하게 지나치지 않았던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은 더욱 가치가 가중된다.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 소설도 다르지가 않다. 『반 고흐를 찾아서』 책에서 고흐가 그린 그림들과 관심을 가진 노동자들의 모습도 함께 떠올리게 된다. 한국의 현대사회에서의 깜박거리는 신호들이 지금도 울리고 있다. N 잡을 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들을 알지는 못하지만 노동자의 삶과 죽음은 어둡게 현대사회에서도 유유히 흐르고 있다는 것을 목도하는 사회임에는 분명하다.
부당함을 외치지 않는 사회, 불평등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회는 희망이 있는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여행지에서 도로가 포장되고 도로차선과 횡단보도가 설치되는 과정을 3년만에 본 적이 있다. 거주지는 동시다발로 1시간도 걸리지 않는 작업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는데 왜 여행지는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수가 없었다. 최근에 여행하면서 이제서야 시민의 안전과 불편이 해소된 것을 경험하면서 이들의 세금과 정책은 한쪽으로 많이 치우친 것임을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소외된 자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보이는 세상이다.
무엇을 유심히 관찰하는지, 무엇을 질문하는지가 중요해진다. 눈을 감고 등을 돌려버리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시인들이 끊임없이 고뇌하며 질문을 던지는 시들은 누구의 노래인지 외면하여서는 안 된다. 소설가들이 부조리한 사회를 고발하는 작품들도 같은 맥락에서 흐르는 목소리임을 잊어서는 안되기에 사회학 책들을 기웃거리게 된다. 살기 좋은 사회인지, 불안에 침식당하는 사회인지는 현대인들의 글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하게 된다. 누군가의 눈물, 누군가의 외침을 듣고 보는 사람이 되고자 여러 책들을 다시 펼쳐보게 된다. 땅과 길에 대해 사유한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을 다시 음미하는 시간으로 마무리한다.
< 불로소득 시대 부자들의 정체 >
부자들과 그들을 지원하는 체제를 감당할 수 없다. 그들은 우리와 지구가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살고 있으며, 그들의 이익은 99%는 물론이고 환경의 이익과도 상충한다. 우리는 이제 부자들을 지원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 524
부자들에게 책임을 묻고,그들의 부가 대부분 불로소득에서 생겼음을 폭로하고, 그들의 권력이 부당하고 비민주적이며 착취적임을 드러내는 것 523
< 바닥에서 일어서서 >
주제 사라마구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일부가 다 갖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는 한
정의는 있을 수 없어. 320
결의의 옷을 입어야 한다.
광야의 외로움이라는 옷을 입어야 한다.
고난은 그의 피부를
아주 두껍게 만들어주었다...
우리는 여덟 시간 노동의 권리를
얻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는데...
부자들에게 책임을 묻고,그들의 부가 대부분 불로소득에서 생겼음을 폭로하고, 그들의 권력이 부당하고 비민주적이며 착취적임을 드러내는 것 _ 불로소득 시대 부자들의 정체 - P523
일부가 다 갖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는 한 정의는 있을 수 없어. _바닥에서 일어서서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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