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은 밥을 먹는 사람들 - 식사를 선택할 수 없는 삶,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권기석 외 지음 / 북콤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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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좋은보도상 수상

기자들이 취재한 것을 기사글을 통해서 읽는 것과 책으로 담아낼 수 있는 것은 폭과 질량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이 책은 함께 취재하였던 4명의 국민일보 기자들이 기사글에는 담지 못한 것들이 추가되는 내용들이 전해진다. 잘 사는 나라 대한민국이지만 부의 불평등은 점차적으로 간극을 이루고 있는 시대이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은 더욱 가난해지는 현상을 거듭 확인하는 시대이다. 한국에 배고픈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그러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면서 읽은 책이다.

여행을 다니면서 지역 시장을 꼭 둘러보는 코스를 정하고 있다. 지역민들이 살아가는 진짜 모습을 보고 싶고, 어떤 말과 어떤 음식들이 그들의 영혼을 따뜻하게 하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어느 시장은 먹을 수 없는 과일을 바구니에 담아서 진열하고 그것을 둘러보는 사람들을 본 적도 있다. 판매가 불가능한 과일을 사고파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햄버거 전문점에 퇴근한 젊은 청년들로 가득한 매장을 보면서 놀라워했는데 한 끼 해결하기에 편해서 찾는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만이 이유가 아님을 확인하게 된다. 라면사리와 봉지 라면의 가격을 줄줄 외우고 있는 인터뷰 한 사람의 사연도 함께 떠올린다. 풍요가 넘쳐서 물건들에 파묻힐 것 같다고 느끼는 시대에 다른 무리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치열하게 음식을 나누어 먹고 다음 한 끼를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부의 격차에 대해 이야기되는 책들을 무수히 읽지만 이렇게 사실적이고 놀라운 것을 접해보기는 처음이다.

식사를 한 인증 사진들이 빼곡히 페이지를 채운다. 인터뷰한 인물의 여러 날의 식사들이다. 풍성하지는 않지만 치우친 식사들을 하고 있다는 것을 거듭 확인하게 된다. 왜 이들은 생존 게임을 이렇게 해결하고 있을까? 누군가는 풍요에 미쳐서 무료함을 호소하면서 길을 잃지만 가난은 그럼에도 살아야 하기에 식사를 어떻게 해결해야 영양분을 섭취하는지 고민한 흔적들도 찾게 된다. 땅콩버터를 지방과 단백질로 대용된 영양소로 매일 한 스푼씩 먹는 이유와 40대와 50대가 고시촌에서 사는 1인 가구의 식사에 대해서도 전해진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차이가 너무나도 큰 시대이다. 이러한 문제는 지금의 문제도 아니다. 자본주의가 장악한 이 시대에 혐오와 차별로 단단히 쌓아 올린 벽은 더욱 두텁고 높다는 사실이 전해진다. 돌봄의 손길이 정부의 지원이 아닌 개인들의 움직임에서 이루어지는 것도 확인하게 된다. 엇박자처럼 정부의 정책과 지원책들은 현실성을 잃고 부유하고 있다는 것을 취재 내용을 통해서도 전해진다. 정부의 지원보다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은 한국이다.

소득 구분으로 나누어진 계층들에게 지원되는 정책들은 실효성이 얼마나 있는지 살펴보게 된다. 가난하지 않기 위해 젊은 날부터 무엇을 노력하고 절제하여야 하는지도 체계적으로 알려주지 않는다. 무지가 가난을 대물림하고 부자는 증여세와 상속세를 고민하는 시대이다. 지역을 여행 다니면서 느끼는 것은 언제나 한결같다. 서울과 수도권과 지역은 너무나도 큰 대비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낙후되고 태어난 시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그들은 그러한 사실조차도 모르는 것 같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구석구석 보살피고 살기 좋도록 만들어야 정치가 멋지다고 찬사를 보내게 될 것이지만 현실은 서울과 수도권의 멋진 신세계는 변함없이 폭발적으로 빛나는 시대이다.

내용을 읽으며 모든 것에 호의적일 수 없었다.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나이이지만 일하지 않는 이유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80대 중반 할머니가 무료 급식 신청을 할 수 없는 정책도 이해가 어려웠다.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복지 차원에서 지원되어야 하는데 마감되었다고 일 년을 기다리는 막연한 대답도 모순임을 확인시킨다. 잘 돌아가고 있는 세상일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구석구석 구멍을 발견하게 되고 많은 나랏돈은 어디로 누구에게도 가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큰 빌딩을 짓고 있는 나라의 관청을 보면서 거침없는 비난을 하였던 날이다. 거대해지는 나라의 건물보다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쓰이는 나랏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을 통해서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소외된 사람들의 식사일기를 보게 되었다. 부의 격차가 얼마나 놀라울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가난한 사람이 집에서 어떤 음식을 먹는지,

그렇게 먹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인지,

세상이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던 빈자의 밥,

집밥 스토리가 콘텐츠의 중심 5

잘 드러나지 않은 사회 변화와 부조리를 포착. 깊숙이 취재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하고 상대적으로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 11

고시촌에 갇힌 중년 보고서. 오마이뉴스.

서울 관악구 대학동 옛 고시촌에 사는

40대와 50대 중장년 남성들의 빈곤 실태 취재

저녁으로 땅콩잼 한 숟가락을 먹었다.

단백질과 지방 섭취하기에 땅콩잼이 가장 싸고 좋다. 15



시중에 풀린 돈이 가진 사람의 주머니로 더 많이 들어가고 있다 - P11

격차와 혐오가 낳은 불행을 조금이라도 덜어내는 방법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정직하게 쓰는 것. 멀리서 지켜보지 않고 약자의 현실에 한발 더 들어가 보는 거. 가난한 사람들의 식사 빈곤 문제. 선택권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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