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지배 사회 - 정치·경제·문화를 움직이는 이기적 유전자, 그에 반항하는 인간
최정균 지음 / 동아시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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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자 정재승, 김상욱 추천도서라는 문구와 '한마디로 이 책은, 마이클 센델이 쓴 『이기적 유전자』이다.'라고 말하는 이유가 궁금해서 펼친 책이다. 강열하고 놀라운 사실들을 유전자와 연결된 설명들로 접근하는 내용들이 매우 인상적으로 남는다. 배 속에 있는 자식과의 갈등에 대한 내용들부터 전해진다. 임신성 당뇨를 설명하는 내용에서도 유전자는 밀접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자발적으로 유산하는 동물의 현상도 언급된다.

자식을 살해하는 모든 문화권의 현상들 중에서 남아 선호사상과 여자아이의 살해가 주기적으로 일어난 이유도 유전자로 설명된다. 한국에서 영아 유기와 영아 살해, 프랑스 베이비박스에서 사망한 아기, 18세기 영국에서 유모를 고용해서 아기를 살해한 기록까지도 연결 지어서 설명한다. 현대 사회에서도 자식에게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설명이 이어진다. 부모의 형편이 좋으면 어는 성별을 선호하는지, 부모의 형편이 나쁘면 어떤 성별을 더 선호하는지도 설명된다. 클레어 키건 소설 『맡겨진 소녀』내용과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앨리스 먼로의 『거지 소녀』소설 중에 "아버지의 눈에 혐오와 쾌락이 차오른다." (36쪽) 내용도 생각나는 장면으로 남는다.

데이비드 버스의 진화심리학 『욕망의 진화』 책을 통해서 기만적인 유전자와 속임수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서른, 아홉>드라마에서도 사업가의 아내가 이러한 속임수로 남편을 속이면서 결혼생활을 유지한 것을 확인하게 된다. 뒤틀린 교육열과 능력주의에 대해서도 설명되는데 『공정하다는 착각』 책 내용을 언급하면서 단지 운이 좋았던 것뿐인데 재능과 노력이라는 단어로 정당화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 것인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저자는 단호한 어조로 명확하게 문제를 짚어낸다. 『엘리트 세습』 책을 통해서 엘리트들이 스스로 인적 자본이 되어 자기 자신을 착취해 가며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과 한국을 비롯한 능력주의 사회에 대해서도 이야기된다. 능력주의와 자기착취는 많은 저자들이 문제점이 많은 현상임을 강조한다. 한국은 저출산 사회로 진입하면서 많은 대안들이 제시되지만 효율성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되지 않는다면 대안도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엇박자처럼 제시되는 정책들의 바탕에는 불안과 경쟁이라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깊게 자리잡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번식과 생존이라는 키워드를 부여잡으면서 사회문제, 정치, 문화까지도 뒤흔드는 이기적인 유전자들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혐오로 가장된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또렷하게 바라보게 된다. 비만인 여성을 낙인시키는 혐오, 코로나19로 아시아인 혐오, 이민자를 향하는 혐오 등을 예시로 설명한다. 한국인이 무수히 던지는 혐오라는 폭력에 우리가 아시안이라 부당한 폭력에 피해자가 되는 혐오에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숨어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혐오라는 감정으로 오고가는 다툼의 흔적들을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언어학 교수 얀 그루에의 『우리의 사이와 차이』 책에서는 이렇게 설명된다. "손상되거나 썩어버린 정체성. 변색되거나 파괴된 정체성" (54쪽) 이기적인 유전자들이 행동하고 결정하는 것들을 책을 통해서 다양하게 확인하게 된다.

『인간무리, 왜 무리지어 사는가』 , 『여성은 진화하지 않았다』, 『한없이 사악하고 더없이 관대한』, 『문명과 전쟁』 책들을 통해서 고정관념, 편견, 차별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유한계급론』, 『가치의 모든 것』책 내용도 이해를 돕는다. "우리의 근본적인 실수는 토지를 사유재산으로 취급한 데 있다." (96쪽)는 톨스토이의 『사회문제의 경제학』 책 내용과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 "토지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불로소득이고, 따라서 사유화해서는 안 되며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책 내용을 언급하면서 경제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거대 기업들의 착취 행태에 대해서도 언급된다. 필터월드』책을 읽었기에 알고리즘과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연거푸 상기하게 된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소유란 무엇인가』, 『나쁜 사마리아인들』 책 내용이 설명되면서 관심있게 읽은 내용 중의 하나가 된다. 자연스러운 보수, 부자연스러운 진보에 대해서도 설명되는데 대조하는 비교표의 내용들을 한참동안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아는 내용이지만 긴 시간을 소요하면서 내용들을 짚어낸 시간에는 그만한 이유가 분명해진다. 저자가 적절하게 표현한 보수와 진보의 진짜 모습을 떠올리게 하였기 때문이다. 정치에도 이기적인 유전자가 고스란히 투영되면서 한층 이해를 높이는 내용들로 남는다. 생존과 번식이라는 확실한 키워드를 부여잡아야 이런 현상들이 쉽게 이해되기 시작한다.

종교에서는 저자의 신념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내용이기도 하다. 따갑게 지목되는 한국교회의 현주소도 외면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드러나는 내용으로 남는다. 인간의 수많은 행위들이 실상은 유전자에 의해 지배된다는 굵직한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놀라운 내용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꽤 흥미로웠던 내용들로 기억될 도서이다. 찰스 디킨스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 『올리버 트위스트』과 자본가들이 두 손 들고 환영한 『인구론』까지도 언급된다. 가난한 자와 노동자를 착취한 자본가, 식민지를 침탈한 행위까지도 생존과 번식의 관점에서 유전자를 접목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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