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멜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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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편의 소설 중에서 2021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다가 올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받은 김멜라이응 이응』 소설부터 읽게 된다. 이외에도 세 번째로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는 김지연, 처음 이름을 알리는 공현진, 김기태, 김남숙, 성해나, 전지영 다섯 명 작가의 작품들도 구성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아는 것, 욕구와 나를 이해하는 것, 삶과 죽음을 이해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해진다. 사회가 규정한 것을 향해 질주하며 의심없이 살아가는 것과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인간의 결정을 신뢰하지 않는 것의 의미를 카뮈의 『이방인』소설을 통해서 접목하게 된다.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들이 이응이라는 시스템과 함께 포옹의 의미도 접근하게 된다. 소설은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섹스토이를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에서 전개된다. 욕구와 욕망이 새로운 사회에서 수용되는 모습을 통해 범죄가 감소하는 현상과 결혼과 출산, 기술의 발달이 인간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도 보여준다.

적응한 집단이 있는 반면 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할 것 같다고 소명하는 부류도 존재한다. 고전문학을 읽으며 인간의 감정을 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화자가 경험하는 이야기들이 전개되는 소설이다. 모호한 기류를 느끼면서 읽었는데 해설 내용을 통해 설명되는 부분도 소설을 이해하는데 흥미로운 자극이 되는 내용이 된다. 포옹의 가치가 배제되는 것과 인위적으로 노력하는 의지까지도 소설은 다룬다. 느슨한 S자 곡선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설명하는 내용도 기억에 남는 내용이 된다. 처음 마주한 사람들이 나이, 직업, 이름을 말하지 않고 대화하는 장면이 있는데 영화 <경주> 장면이 떠오른다. 배제된 것들을 뒤로하고 대화하는 것을 잠시 상상해 보는 것도 꽤 흥미로웠던 장면이 된다.

나이, 직업, 이름을 말하지 않으면서

처음 마주한 사람과 대화를 이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17

요약본에는 할머니가 좋아하는 구절이 대부분 삭제되었다고...

카뮈 팬티. 그 얘기도 싫어하더라. 학부모들이 12

할머니가 출판업에 종사하면서 학부모들이 원하지 않아서 삭제된 내용들도 기억에 남는 내용이 된다. 카뮈의 『이방인』 작품 내용을 떠올리면서 인간이란 무엇인지 정의내리는 할머니의 대화도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남는다. 함부로 슬퍼하거나 눈물을 흘릴 자격이 없는 것이 인간이라고 말하는 할머니는 화자가 슬퍼하는 슬픔을 다 울어버리지 않고 울고 싶은 마음에서 한 걸음 물러나 울고 싶은 자신을 바라보라고 말한다. 슬픔에서 한 걸음 물러나서 자신을 바라보라는 것은 슬픔이 멀어지는 단계의 초입이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순간이 된다.

꽉 쥐고 있던 걸 펼치는 거야 42

난 하나도 안 무섭다?

그러니까 너도 할머니가

언제 어떻게 가든 겁낼 거 없어. 41

할머니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도 들려준다. "꽉 쥐고 있던 걸 펼치는 거야."라고 말하면서 화자가 할머니의 죽음을 언제 어떻게 맞이하더라도 놀라지 말라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 내용을 언급하면서 "화살을 잃어버렸을 땐 한 번 더 같은 방향으로 쏘면 그만이라고. 쏠 때 어디로 날아가는지 화살 끝을 째려봤다가 얼른 가서 뒤져 보면 된다고." (11쪽) 말해준다. 작가의 글과 해설되는 글도 함께 구성된다. 삶과 죽음, 이응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작가만의 세계를 기발한 접근으로 이해하는 시간이 된다.




내가 좋아하는 건 아무도 찾지 않는 도서실의 고전문학 서가에 앉아

책을 통해 누군가의 느낌이나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글로 쓰이고 종이의 인쇄된 인간의 욕구가

나에게는 위협적이지 않을만큼만 생생했고,

그렇기에 안전하게 나를 열 수 있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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