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42
황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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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중학생 2학년의 학교생활 이야기에는 은따, 왕따, 진지충, 스따라는 언어로 전해진다. 중심을 잡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들이라 좌충우돌하면서 경험들을 통해서 고민들을 해결하는데 때로는 학교 친구들을 통해서, 때로는 엄마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서도 주인공은 성장한다.

같은 동갑이지만 일찍 다른 경험을 하면서 자신을 파악한 은유라는 학생의 고민들과 선택들도 눈여겨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터득한 것들이 지금의 은유를 만들어 주었음을 보게 한다. 스스로 따돌리는 사람, 자발적 왕따인 스따를 자발적으로 선택하였던 은유의 지난 이야기와 지금의 은유의 모습은 상당히 상반된다. 은유도 그만큼 더 성장했음을 전해준다. 은유가 스스로 먼저 친구들을 초대하면서 대화 나누는 모습에 희망이 보인다. 아람이라는 학생도 평범한 가정환경이 아님을 짐작하게 된다. 유난히 무리를 이루는 친구들에게 가장 먼저 다른 친구들을 비난하는 씨앗을 뿌리는 이유도 작품에서 만나게 된다. 결과만 보면 문제학생이지만 원인과 과정을 알게 되면 다른 관점으로 아람과 은유도 이해하게 된다.



중학생 2학년이라는 나이에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사건들이 아람과 은유, 다현에게도 있었음을 알게 된다. 저마다 다른 이야기들로 점철되지만 이 아이들은 그 과정들을 여기저기 부딪치고 멍이 들면서 배우고 터득하기 시작한다. 은유는 이미 성숙한 내면으로 자리 잡은 학생이 된다. 다현이도 자신을 좋아하는 친구들보다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에게 마음과 정성을 쏟지만 결국 자신에게 집중하는 단계가 무엇인지 알게 되는 성장하는 아이로 나아간다. 아람이의 곤란한 상황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다현이의 노력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것은 아람이의 몫으로 남겨진다. 친구의 선의를 비난하며 제자리에서 맴돌 수도 있고 그 마음을 받아들이면서 한 뼘 성장할지는 자신의 선택으로 남는다.

암으로 사망한 은유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은유의 모습과 은유의 늦은 후회와 고백의 말들도 괜찮은 것이라고 전해주고 싶다. 어린아이가 엄마의 고통받는 모습을 감당할 수는 없는 것이다. 자책하지 않고 엄마가 늘 함께 은유와 함께 하고 있음을 느껴줬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다현이와 은유는 한부모 가정이다. 부모의 부재는 자녀에게도 기우뚱한 성장의 그림자로 남겨진다. 열심히 살아가는 다른 부모가 있지만 그래도 자녀에게는 아픈 상흔으로 남는다. 뼁소니는 내 사전에 아프게 등재된 단어다. (130쪽) 상처 없이 인생을 살아갈 수는 없다. 누구에게나 말하지 않는 아픔과 슬픔과 상처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 작품에서도 그러한 상처들이 혼재한다. 뺑소니 교통사고, 암, 감정 조절 불능으로 동생에게 가하는 폭력 등이 원인이 되어 하나씩 그늘진 자리들을 자리 잡은 아이들이다. 하지만 모두가 속도는 다르지만 받아들이고 견디며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더욱 충만하게 받으면서 이겨냈으면 한다. 은유가 찾은 꿈을 응원하게 된다.

존재감이 없을지라도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 뭐 어쩌라고 외치는 다현의 모습에도 멋졌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지 나에게 집중하라는 엄마의 조언도 인상적으로 남는다. 언어의 무게를 더욱 귀하게 담는 소설이다. 누군가는 말을 너무 쉽게 만들어내고 어마어마한 괴물로도 만드는 말을 만드는 주체자가 된다. 학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들을 향하는 단단한 오해도 편견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은유와 다현이의 모습이 그러하다. 관습이 자리 잡은 사회의 오점들을 작가는 놓치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소설로 전한다. 베트남전쟁 반대 시위와 흑인인권운동, 안경기부 캠페인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아빠는 기억을 중요하게 생각하셔. 기억해 주는 것. 이게 사랑이래. 개인이든 역사든. (159쪽) 개인과 역사 속에 자라잡는 기억들을 무심하게 놓치지 않게 한다. <아웃랜드>시리즈를 통해서 흑인인권문제를 보게 된다. 전쟁에 대한 비참함과 잔혹함도 다루는 시리즈라 함께 떠올려보게 된다. 활자로 전달하는 한계를 영상미로 다루면서 전쟁반대와 인권문제까지도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이 된다.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곡과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도 기억 속에 담게 한다. 재미있었던 소설이다. 작가의 작품은 계속 읽을 계획이다.

어른들은 학원에 다니지 않는 아이는

성적이 바닥이거나

지독하게 가난할 거라고 생각한다.

어른들의 단단한 오해 33


누구 한 명이 그 애 좀 이상하지 않아?

씨앗을 뿌리면... 싹을 띄운다...

나무는 알아서 잘 자란다...

나중에 어마어마한 괴물이 되어 있는 것이다. 52


학교에서... 나는...

먼지처럼 교실을 떠다녀. 169


<마이 네임 이즈 노바디> 독립영화.

존재감 없는 주인공이

평화롭게 사는 일상은 닮고 싶을 만큼 멋졌다!...

그게 나야. 뭐 어쩌라고! 171


다른 사람의 시선에

과도하게 에너지 낭비할 필요 없어.

남들이 뭐라 하건 너한테 집중해.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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