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잠수 위고의 그림책
사라 스트리츠베리 지음, 사라 룬드베리 그림, 이유진 옮김 / 위고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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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그림이 인상적이다. 두 여성은 어떤 사이일까? 나의 짐작은 어긋났고 그림책의 화려한 색감에 매료되어서 고른 책인데 내용은 깊은 슬픔을 관조하게 하면서 무거운 마음과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여운을 남긴 그림책이다. 누군가에게는 겨울과 같은 계절을 보내는 시간들이 있다. 언제나 겨울 같다면 얼마나 우울할지 짐작하게 된다. 반면 여름이 찾아오는 인생도 있어야 한다. 이 소녀에게는 여름이 그러하고 겨울이 그러하다. 갑자기 사라진 아빠의 부재를 혼자서만 혼동스러워한다. 어느 누구도 아빠의 부재를 설명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날 엄마와 함께 버스를 타고 찾아간 건물에서 마주한 아빠의 모습은 놀라움의 기억으로 자리 잡는다.



소녀의 기억 속에는 엄마보다는 아빠의 부재가 깊게 자리 잡는다. 아빠가 왜 함께 지내지 못한 그해의 겨울이 있었는지 차분히 떠올린다. 추운 겨울은 그녀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아빠의 슬픔이 원인이 존재한다. 아빠의 슬픔은 무엇일까? 소녀는 자신이 있는데도 아빠가 슬픔에 압도된 것에 이해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매번 아빠를 찾아가다가 어느 날 아빠는 쪽지를 남기면서 자신들을 만나 주지 않는다. 그 의미를 이해하기 힘들지만 소녀는 몰래 아빠를 꾸준히 낮 시간에 찾아간다. 아빠를 자신들의 곁으로 돌아오게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아빠가 있는 병원에서 만난 사비나라는 친구는 소녀에게는 큰 영향력을 준다. 사비나의 꿈을 위해 소녀는 함께 여름의 시간들을 매일 함께 그곳에서 보낸다. 태평양을 건널 거라는 사비나의 꿈을 위해, 큰 바다를 헤엄치는 두 친구는 그렇게 여름을 함께 보내면서 지낸다. 함께 보았던 여름, 함께 느꼈던 바다이다. 그리고 아빠는 소녀의 곁으로 돌아오게 된다. 아빠가 살고 싶지 않다는 슬픔은 무엇일까? 소녀는 아빠의 날개를 살피면서 아빠와 행복하게 살아갈 날들을 기대하면서 보낸 그 해의 여름이다.








아빠가 병원에 있었던 겨울을 지나 여름에 아빠는 소녀 곁으로 돌아온다. 슬픔이 짙었던 겨울이 지나듯이 아빠가 돌아온 여름날도 아빠에게 존재하였다. 하지만 아빠는 그 슬픔과 헤어지지 못하였다고 전한다. 타인을 이해하고자 노력한 소녀의 진실한 마음과 발걸음이 전해진다. 그리고 그 병원에 남겨져 있었던 사비나라는 여인은 소녀의 기억 속에는 영원한 친구로 남겨지는 이야기이다.

슬픔이라는 감정이 압도되어 생을 마감하고자 하는 순간이 찾아오는 마음의 병이 있다. 그 슬픔이 무엇인지 온전히 알지는 못한다. 문학으로, 생존했던 인물들을 통해서 막연하게 알게 되는 슬픔의 농도이다. 여름날 함께 잠수하면서 수영하였던 여름날의 친구가 영원하다고 소녀는 전한다. 그 여름이 있었기에 소녀는 매일 이겨낼 수 있었을 것이며, 아빠도 가족과 함께 하고자 노력하였음을 느끼게 된다.

일러스트가 화려하다. 화려한 색감에 이끌렸지만 아빠의 부재와 슬픔이라는 병에 소녀의 겨울과 여름이 이야기로 전해지면서 묵직함 무게감도 함께 느껴야 하는 그림책이다. 그림책의 크기가 큼지막한 사이즈이다. 여름의 잠수가 소녀에게는 친구가 되어주었고, 혼자라는 느낌을 잠재우는 매일의 추억이면서 놀이였고 타인의 마음을 공감해 주는 시간들이었음을 전하는 작품이다.


왜 어떤 사람은 살고 싶지 않을까?

아빠는 어떻게 살고 싶은 마음이 안 들까?

내가 세상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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