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클래식 라이브러리 6
조지 오웰 지음, 배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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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작품들은 꾸준히 읽게 된다. 처음 읽는 작품이 아니었기에 처음 읽었을 때와는 다른 속도로 읽게 된다. 작품에 등장하는 문구는 그때보다 더 거대하게 강조된다. 감시하는 세상, 감시받는 대중들이 있다. 자유가 무엇인지, 진정한 자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작품은 하나둘씩 보여준다. 체제를 유지하고자 만들어진 인물은 신과 다르지 않은 존재가 된다. 언어를 지워나가는 작업, 신어를 만들어가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심장한 과정이 된다. 역사를 지우며 과거를 지우는 과정은 흐릿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모두 지우는 과정이 되고 만다. 국정교과서를 만들려고 시도한 정부의 의도도 함께 떠올리게 한다. 그들은 지우고 바꾸면서 역사를 미화시키고자 한다.



모든 역사는 필요에 따라

깨끗이 지우고 다시 고쳐 쓰는 70



이 소설에서도 다르지 않은 작업들이 유유히 흐른다. 온전히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미비할 뿐이다. 노래마저도 흐릿해지면서 그들의 역사는 그들이 원하였던 방향으로 큰 걸음으로 걸어들어가도록 문을 열어주게 된다. 만물상 주인인 노인의 기억과 술집에서 만난 노인의 기억, 노래에 대한 기억들을 주인공은 계속 매만지기 시작한다. 이 기억들은 이 체제가 원하는 것이 아니며 과거의 사건들은 기억되어서도 안되는 것이었다.

통제받고 감시받는 사회는 행복할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일상과 부자연스러운 삶의 파편들이 이를 답변해 준다. 무엇도 자연스럽지가 않다. 결혼생활과 가족들의 생활마저도 감시와 고발하는 사회의 단면이 된다. 자식이 부모를 감시하고 고발한다. 부부가 서로를 감시하고 고발하는 사회이다. 그 체제에 대해 의심하지도 않는 대중의 어리석음도 문제가 된다. 무지는 힘! 자유는 예속! 전쟁은 평화! 이 세 가지 당의 슬로건은 매우 의미심장한 문구가 된다. 하지만 이 체제에 길들여진 이들은 의심도 하지 않으면서 체제에 종속된다. 통제와 감시, 고발하는 사회는 유유히 흘러가기만 한다.


빅 브라더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텔레스크린. 10


감청을 당하고...

감시당한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야 했는데,

어느새 그런 생활은 본능적인 습관이 되었다. 11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 이유는 점점 분명해진다. 많은 대중이 생각을 하지 않게 되면서 일어나는 결과를 1984 작품에서 보여준다. 감시를 피해서 위험을 무릅쓰면서 글을 쓰는 이유, 자유의지에 의해 사랑하는 두 연인의 이야기와 결혼생활이 파탄 난 이유까지 비교하면서 읽게 된다. 여성을 몸을 출산의 도구로만 사용하는 사회에는 사랑을 배제시키게 된다. 마거렛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 <핸드메이즈 테일> 시리즈가 생각난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멋진 신세계> 소설과 <죽도록 즐기기>의 내용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더불어 이 시대의 양상까지도 조목조목 살펴보면서 읽게 한다.


단순히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인간답게 사는 것이 목적 215


당시는 삶이 어떘나요?

지금보다 좋았습니까? 아니면 나빴습니까? 111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붓는다. 당의 목표는 전 세계를 정복하는 것과 모든 독립적인 사고의 가능성을 근절시키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작품에서 언급한다. 오락을 즐기며, 유희를 즐기면서 독립적인 사고를 못하도록 이끄는 이 시대의 매체들이 즐비하게 떠오르게 한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통계자료가 매년 나온다. 독서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지 않다는 것을 블로그를 하면서도 많이 느끼게 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다중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분별력도 생겨나며 가짜뉴스와 거짓말도 가려낼 수 있게 된다. 언론은 더 이상 대중이 원하는 소식을 전하지 않는다. <퀸메이커>시즌1과 <재벌집 막내아들>드라마에서도 언론은 재벌에게 유리한 소식만을 전하는 매체로 자리잡는다. 진짜를 보고 싶다면 무엇을 찾아다녀야 하는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조지 오웰의 작품 속의 문장이 낯설지 않게 서늘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권력을 향하는 이 집단의 질주에 우매한 대중이 되지 않아야 하는 이유까지도 짚어보게 하는 <1984>이다. 다시 읽어서 더욱 명료해지는 것들이 많아진다. 작가가 힘주고 외친 많은 외침들과 절규들이 현대인들에게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퀸메이커>시즌1을 시청하면서 동물로 비하하는 그들 집단의 사고 의식을 확인하면서 타인의 목숨이 걸림돌이면 제거하면 된다는 무서운 생각도 이 작품에서 접목하면서 읽게 된다. 그들에게는 권력만이 목적이다. 그들의 권력은 독재를 하기 위한 것임을 이 시대에서도 찾아보게 한다.

작가가 이 작품을 집필한 이야기까지도 마지막 코너에서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작가가 궁금해서 많은 책들을 찾아서 읽게 된다. 이 책은 재독의 시간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으로 다시 읽는 시간은 갑절의 보상이 되어준다. 더욱 명료해지는 것들을 많아진다. 읽어야 깨닫는다. 깨달아야 볼 수 있다. 지우려고 하는 역사들이 너무나도 많은 시대이다. 그들은 왜 우리의 아픔 역사를 지우려고 하는지 <1984>를 통해서 다시금 보여준다. 결코 지울 수 없는 역사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하는 작품이다. 빼앗기지 않고자, 자유를 지키고자 노력한 의지와 생명들을 역사 속에서도 찾게 된다. 과거를 지우려는 자의 깊은 속내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자유가 왜 중요한지 보여준다. 이 시대의 우리들에게 서늘함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우리는 사람들의 이익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네. 오로지 권력에만 관심이 있지. 부나 사치나 장수나 행복도 아니라네. 오직 권력 ... 권력을 휘두르려고 혁명을 일으키는 법이지. 334


자유란, 2 더하기 2가 4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이다. 만약 그런 자유가 허용된다면 다른 모든 것도 따라온다.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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