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이웃 - 허지웅 산문집
허지웅 지음 / 김영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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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결국 서로를 지키는 최후의 파수꾼입니다.

총 6부로 구성된 산문집이다. 작가의 책은 처음이 아니었기에 기대하면서 펼친 책이다. 그 기대는 하나이 글을 읽을 때마다 점점 부풀었다. 세상의 사건들에는 사람이 있고 말이 존재하며 그들의 자유와 선택들이 혼돈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그 사건들마다 작가의 사유들이 길지도 않은 문장으로 예리함을 무장하면서 지긋하게 함께 생각해 보자고 권하는 자리가 된다. 무수한 이야기들은 코로나19가 시작할 때부터 거리두기가 중단될 때 마지막 장을 닫았다고 저자는 독자들에게 전한다. 그 시간들에 존재했던 사건들과 인물들이 던진 질문들을 하나씩 만난다. 천천히 기억속으로 다시 소환되면서 읽다 보니 작가의 매력에 다시금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작가의 다른 도서들도 계속 이어서 읽어가게 하는 촉매가 된 산문집이다.


암 투병을 하였던 순간의 고통도 짐작하게 하는 문장과 암환자를 위로하는 방법도 지긋하게 말하는 내용도 만나게 된다. 암에 걸린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암이 걸린 원인을 규명하기보다 다음 일을 모색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도 작가는 희망적인 어조로 전해준다.

무수한 사건들은 한숨이 먼저 나오지만 그 사건들을 거듭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들을 작가는 따스한 어조로 냉철한 판단으로 사랑이라는 마음을 가득히 전하면서 전하는 산문집이다. 꿈이 실현되는 곳이 천국이라는 전하는 문장과 국회의 국회의원들이 어떤 일에 매진하며 방관하는지는 언제나 회전하는 바퀴처럼 느껴지는 직업군임을 다시금 회상해 보게 하는 공감백배하는 문장도 만나게 된다. 희망을 더욱 품어안으면서 하나씩 읽어간 책이다. 희망을 안고 기대를 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많은 서민과 국민들과 호흡하는 작가임에는 분명하다. 그래서 따스한 작가이다.

고단한 시간들을 회상하는 장면들은 이 산문집에서도 드러난다. 책임지지 않는 어른의 방관에 분노하였을 그 당시의 젊은 작가의 모습도 잊지 않게 된다. 어른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아서 상처로 얼룩진 아이의 생계형 노동은 고난과 수난의 젊은 날이 된다. 멋진 어른의 자리를 잡고 바른 목소리를 울리는 어른이 되어준 작가가 이 시대에 있어서 고마울 뿐이다. 참 고마운 사람과 동행할 수 있다는 건 우리들에게도 행운이다. 작가의 책은 그래서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된다.




남 탓으로 가득한 공기에서 희망을 찾기란 요원해 보입니다... 이웃의 등급을 나누고 자격을 따질 시간에 서로 돕는 일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더불어 살아간다는 일의 고단함을 체념이 아닌 용기와 지혜로 끌어안을 수 있을까요... 이웃을 향한 분노와 불신을 거두고 난 또한 최소한의 이웃이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책을 펴냅니다. 6~7

왜 내가 그런 병에 걸려야 했던 건지 알 수 없는 것처럼... 세상에 애초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 일들이 훨씬 더 많다는걸, 그래서 규명할 수 없는 것에 매달려 있기보다 다음 일을 모색하는 게 언제나 더 현명한 일이라는 걸 압니다. 12~13

해골이 그려진 마약성 진통제를 다섯 번 연달아 맞아도 여전히 아파서 차라리 죽고 싶었던 암 병동에서의 날들이 떠오릅니다. 98

서로가 서로를 구원해 줄 전능한 힘 같은 건 없지만, 적어도 비참하게 만들지 않을 힘 정도는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5

꿈이 실현되는 곳. 천국이라고 31

코레일 자회사 사장. 법인카드 개인카드처럼 사용. 왕으로 군림. 조직이 아닌 왕조를 운영. 회사. 종교. 가정. 해당. 김일성처럼 행동. 79~80

돈 이외에 다른 것을 상상할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은 누구보다 가난합니다. 72


서로에게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일에 친숙해져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걸 포기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두 사람의 삶만큼 넓어지는 일일 겁니다. 49

나눌 줄 모르는 둘보다 나눌 줄 아는 하나가 훨씬 행복하다 47

아이를 버린 엄마 이야기.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직 눈앞의 삶에 충실하기를 ... 도리라는 말의 쓰임은 왜 양쪽이 아닌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것인가. 어른이 어른답고 부모가 부모답고, 사람이 사람답기란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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