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락의 집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2
이디스 워튼 지음, 전승희 옮김 / 민음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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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구성이며 1권보다도 2권은 쉼 없이 빠르게 책장이 넘어간다. 어린 시절부터 양육되는 환경과 부모가 보여주는 가정의 환경은 자녀의 삶의 모델이 되기도 한다. 그녀의 부모도 뿌리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258쪽) 부모의 부유하는 영혼은 곧 자녀의 영혼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가 전해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어머니의 모습과 아버지의 생전의 삶의 모습은 남겨진 그녀의 삶에도 전체적인 인생이 되는 영혼의 집이 된다. 사치와 쾌락의 삶이 절대적 가치가 되고 그 인생을 위해 발걸음이 그곳을 향하며 그들의 영원한 움직임에 의심도 품지 못하면서 무너져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만난 작품이다.

뿌리가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러한 미세한 떨림과 움직임과 동요를 이 사회 속에서도 자주 목도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도 작가가 독자들과 호흡하고자 하는 큰 울림의 목소리들을 들려주는 순간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었다. 긴 호흡과 인물들이 사유하는 많은 순간들이 가져다주는 문장은 몇 번씩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읽게 하는 작가의 작품이기도 하다. 모자를 만드는 공정을 그려내는 순간에는 <버너 자매>의 작품이 떠오르기도 한 장면이기도 했다. 상류사회를 향하는 욕망과 야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는 작품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들과 그들이 바라보는 것과 시간을 가득히 채우는 것들이 무엇인지도 작품은 세세하게 전한다. 그 삶에서 추방되고 제거된 그녀의 시간들과 추락된 공간과 삶도 작가는 자세하게 전해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가파른 경사를 이루는 좁은 계단과 좁은 방, 단출한 가구, 빚이 가져다주는 부담감과 불안은 불면증과 수면제 처방으로 이어지는 위태로운 날들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유쾌한 작은 집이지? ... 조용히 지낼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131

화려하게 장식된 창백한 인간들, 확실한 목적도 영구적인 관계도 없는 사람들... 그들은... 부유했다. 175

과거의 삶에 집착 164

그녀는 추락했고 '물 밑에 잠겼다'. 197

아무런 계획도 목적도 없이 쾌락의 거대한 조류가 역류하는 곳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고립되어 있었다. 103

(사치) 그런 것들로도 채울 수 없는 공허 106

많은 돈을 쓰는 것은 쉽지만 어떻게 더 적게 쓰게 되는지는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작품의 인물은 토로한다. 사치의 늪은 깊고도 넓은 곳이다. 사치가 채워주는 것은 공허뿐임을 작품은 분명한 어조로 전하기도 한다. 상류사회로 진입하고자 노력하고 야망을 가지는 인물도 작품에서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남자의 신뢰와 여자의 용기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노동자 여성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 인물이 된다. 오랜 시간을 잠을 잘 수 없었던 그녀에게는 어떤 이유들이 산적했던 것인지도 떠올려보게 된다. 그리고 작은 등불같은 우연한 여성과의 만남이 가져다준 놀라운 기적을 품고 잠을 청하는 그녀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도 우리는 작품에서 만나게 된다. 스치듯이 지나치는 순간이 다시 찾아올 거라고 믿지만 우리에게는 기적같은 내일이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는 않는다. 주어진 오늘과 시간들에 얼마나 충실하였는지도 돌아보게 한다. 유쾌한 작은 집이 가져다주는 큰 축복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작품은 전하고 있다. 그 놀라운 축복들을 만났던 멋진 작품이었다. 환락의 집이라는 제목은 그야말로 적절하였다. 그곳에 머무르면서 만난 많은 인물들을 모두 떠올려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난 사람들이 어떻게 더욱더 많은 돈을 쓰게 되는지는 언제나 이해할 수 있어. 어떻게 더 적게 쓰게 되는지는 전혀 이해가 안 되지만!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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