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 - 범우 비평판 세계 문학 61-1
크누트 함순 지음, 김남석 옮김 / 범우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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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작가의 책은 처음이다. 이 책을 계기로 유명해졌다는 작가는 <땅의 혜택(대지의 축복)>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책은 전한다. 작가에 대해서는 더욱 흥미롭다. 근대문학의 큰 별인가? 북유럽의 이광수인가?라는 책표지의 문구처럼 작가의 문학적 삶과 나치에 협조한 매국노라는 불명예가 함께 자리한 작가이기도 하다. 히틀러를 존경하며 히틀러 자살을 추도했다는 사실도 눈여겨보게 한다.

이 작품은 작가를 만나는 첫 작품이다. 굶주림을 문학에서 자주 목도하기도 한다. <제르미날>과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숨그네> 작품에서도 굶주림을 경험하였기에 이 작품도 펼쳐들었지만 결코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고 떠올리게 된다.

나는 굶주림에 취해 있었다. 굶주림에 정신이 뒤집힌 것이다. 76쪽

배고픔의 정도가 어느 상황까지 노출되는지 작품은 감정의 변화들과 정신적 혼돈까지도 인물을 통해서 충분히 전달한다. 배고픔을 이야기로만 듣고 자란 세대는 진정 다 이해하지는 못한다. 전쟁을 겪은 세대가 말하는 배고픔, 두려움, 굶주림까지도 우리는 문학이라는 통로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더 알아가고 있는 듯하다. 영화라는 영상미가 다 담지 못하는 활자의 깊이와 처절함을 작가의 활자로 꾹꾹 참아내면서 '굶주림'을 대면한 소설이다.

작품의 인물이 보여주는 정신착란의 증세들은 안타까울 정도이다. 배고픔을 이기고자 침을 삼키고, 대팻밥을 씹고, 주머니에 챙겨 넣어서 먹기도 하며, 뼈다귀를 뜯어먹기도 하며, 자신의 손가락을 깨무는 상황까지 그가 보여주는 모습들과 여관 주인에게서 쫓겨나지 않고자 자존심까지도 놓는 장면들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된다.

칠팔 개월 동안 나는, 한 시간도 진정으로 마음이 편한 때가 없었고, 단 한 주일도 최소한도의 식사마저 못한 것이다. 128쪽

대팻밥을 찾아 그것을 씹으며, 또다시 계속 쓰기 시작했다. 135쪽

행복이란 걸 잊은 지가 벌써 오래다. 32쪽

쇠약과 피로에서 오는 발작. 정신착란 90쪽

불안, 절망,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 선함을 잃지 않고자 노력하는 모습, 교회의 종소리, 교회의 탑시계는 종교적인 의미까지 함께하면서 작품을 내내 만나게 한다. 진정한 사랑과 종교의 의미까지도 되새김하면서 작품의 인물을 만나게 한다. 작품을 통해서 질문하는 것들이 마주하게 된다.

(신문사) 친절한 거절은 처음이다. 126쪽

아무런 조건 없이... 준 것이다... 어서 받으십시오!... 이런 고마움을 입어본 일은 없었어. 172쪽

친절한 거절이 처음이라고 말하는 그. 아무런 조건 없이 고마움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인물의 목소리에도 진중해진다. 굶주림을 증명하여야 구제되는 사회는 종교적 의미에서는 합당한 것일까? 이에 대한 반문을 이 작품을 통해서도 만나게 된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품까지도 꼭 만나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작가의 삶까지도 함께 떠올리면서 읽었던 작품 <굶주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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