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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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목소리와 사적인 경험들과 사유들은 글쓰기를 통해서 투영되듯이 이 책의 글들도 저자의 성장 배경과 직업적 특성이 어우러져서 저자만의 목소리가 전해지는 책이었다. 솔직하며 글쓰기가 가지는 고유한 특성까지도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되감기 하면서 저자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 된다. 많은 이야기들이 던져지면서 그와 더불어 책, 영화, 개인적인 경험들이 함께 이야기된다. 책을 좋아했고, 글쓰기가 좋아서 시작된 집필은 한 권씩 책으로 독자들과 호흡하고 있었다는 것을 되짚어볼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집단주의 문화와 합리적 개인주의에 대해 쉽게 논거하면서 글들을 시작한다. '상명하복'이라는 군대의 모델이 우리 사회를 깊숙하게 지배하고 있는 문화라는 것을 떠올려보게 한다. 그러한 환경이 학교에까지도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를 다녔던 시절이 대조되면서 이러한 극명한 대조는 더욱 분명해지는 문화가 되었다. 순종하고 복종하는 문화에 적응하지 않고 의심하고 문제가 있는 집단주의 문화를 짚어내면서 개인에게, 가정에게, 사회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문화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서도 정리해볼 수 있는 책 한 권이었다.

빈부격차. 폭력, 탐욕, 부조리, 부정의, 불평등, 결핍에 대해 분노하고 절망할 거다. 지금 우리처럼 말이다. 194쪽

 

'타인과의 경계를 인식하고 존중하는 것'이 그저 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 그 경계를 거부하고 혐오하는 문화들도 우리는 사회적 문제로 많이 접해오지 않았는가. 분명한 것은 그 문제를 인식하고 서로의 다름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것인지 이 책은 말을 건네고 있다.

'수직적 가치관'이 가지는 문제점들이 거론된다. 그리고 '수평적 가치관'이 필요한 이유들도 대두된다. 모두가 생각해 보고 노력한다면 어렵지 않은 방법들이지만 그것은 쉽지만은 않은 사회적 문제로 지난하게 우리들의 곁에 맴돌거라는 의심도 가져보게 한다.

만국의 개인주의자들이여. 싫은 건 싫다고 말하라... 얻을 것은 자유와 행복이다. 똥개들이 짓어대도 기차는 간다. 58쪽

나라가 발전하고 나라가 패망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저자는 언급한다. 역사가 말해주는 것은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 그 과정에 있는 지금 우리들의 모습은 어떠한지도 여러 책들의 전문가들을 통해서, 우리가 직접 목격하고 경험하면서 느끼는 것은 훨씬 더 냉철한 감각이 되고 역사가 되어 말해준다.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졌고, 폭력의 수치도 나날이 심해지면서 탐욕과 부조리, 부정의, 불평등에 대해서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그 격차와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 우리는 이미 분노하고 절망하게 된다. 저자가 말하듯이 지금 우리처럼 말이다. 경보등이 울리고 있다. 이 경보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무너지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지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진정 무엇인지 통찰해보는 시간을 주는 책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눈앞의 보자기만한 시간이 현재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조선시대에 노비들이 당했던 고통도 현재다... 그 사람의 현재가 얼마나 두터우냐에 따라 ... 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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