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세트 - 전3권 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외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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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 미스터리 작가상 수상에 빛나는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로알드 달의 단편집을 만나본다. 베스트단편세트 중의 한 권인 <클로드의 개>. 짧은 단편소설이지만 작품들마다 기괴하면서도 음흉한 미소들이 시사하는 의미가 꽤 충격적으로 다가서는 이야기들을 만나는 시간이 된다. <윌리엄과 메리>라는 작품은 두 부부에게 아이가 없는 이유가 전해지는데 그 이유부터가 끔찍하게 다가서는 내용이기도 하다. 내가 허락할 수 없으니까. 그게 이유야. 윌리엄은 아이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 부부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365쪽 부부란 상의하면서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아닌가. 한쪽이 일방적으로 명령하고 허락하지 않으면 뜻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지 독자로써 놀라움으로 읽었던 작품이었다. 그 윌리엄의 최후와 죽음으로 끝난 것이 또 다른 세상이 이야기되는 이야기가 바로 이 작품에서 전개된다. '역시 로알드 달의 작품이구나 '라고 마지막까지 쉬지 않고 읽게 하는 매력적인 작품들이 계속된다. 메리가 기뻐하고 미소 짓는 의미를 충분히 헤아리게 된다. 놀랍고 대담하고 기괴한 사건들이 세상을 향해 던지는 목소리가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지금 윌리엄은 어디 있을까? 그녀의 윌리엄, 온통 안 되는 것뿐인 윌리엄은? 365쪽

<로열 젤리>작품도 뜻하지 않은 시점에 기괴함으로 흘러가는 작품이다. 준비되지 않은 독자에게 놀라움으로 이야기에 푹 빠지게 하는 시간이 된다. 짐작조차 해보지 못하였는 순간에 의외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역시 이번에도 로알드 달 작품이구나라고 감탄하게 한다. <천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작품도 마지막까지 준비되지 않은 순간에 멋지게 마무리하는 작품으로 기억된다. 부부라는 것은 무엇일까? 배우자의 죽음이 가지는 의미보다 살아있을 때 배우자에게 어떤 존재이며 어떠한 의미였는지 되묻는 작품이 된다. 우리가 어떤 존재로 배우자에게 자리 잡고 있는지 질문하는 몇 편의 단편소설들도 있었다. 아내들의 표정과 담담한 행동, 때로는 기쁜 모습들이 많은 것을 시사해 주지 않는가.

눈이 작은 회색 구슬처럼 눈구멍을 혼자 떠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233

그는 아내를 향해 작은 눈을 번뜩이며 입가에 살며시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272

<클로드의 개>작품은 놀라움이 연거푸 전해져서 충격도 받으면서 읽었던 내용이기도 하다. 인간이 동물들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소스라치면서 되묻게 되는 작품이다. 인간이 가진 잔혹함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작품은 많은 것을 함축해 주고 있다. 담담한 표정으로, 양심은 전혀 남아있지 않는 모습으로 태연하게 계획하고 행동하고 명령하는 그들의 계획들이 인물들을 묘사하는 장면 속에서도 투영된다. 작가의 소설들이 짧지만 결코 간단한 이야기가 아님을, 책장은 가볍게 넘어가고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임을 전한다. 무엇 하나 가볍지가 않았던 단편소설이다. 추악한 인간의 모습들이 이야기들마다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바로 로알드 달의 작품 속에서 말이다.

개를 빨리 달리게 만드는 방법에도 개를 뒤처지게 만드는 방법만큼 고약한 것들이 많지. 79

나는 점잖은 놈들이 하는 야만스러운 짓거리라고 하지.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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