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아귀 - 고문영 동화 사이코지만 괜찮아 특별 동화 4
조용 지음, 잠산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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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부터 열심히 정주행하면서 보았던 드라마입니다.

회수를 거듭할수록 많은 시청자들에게 소문이 나면서 점점 시청률이 높았던 바로 그 드라마.

고문영 참 매력이 넘쳤던 동화 작가였어요.

드라마는 순식간에 지나가는 대사들과 장면들이라 아쉽다고 느끼는 대사들과 장면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 동화도 그림책으로 다시 차분히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책표지에 손, 아귀 그림. 손이 그려져있어서 다시금 동화 내용을 상기시켜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첫 문장>

옛날 옛날에 어느 부잣집에 예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기억에 남는 문장들>

"아기야, 이젠 엄마가 다 먹여줄게. 입을 크게 벌려 아~ 해보렴."

....

아기가 걷기 시작하자 엄마가 헐레벌떡 뛰어왔지요.

"아기야, 엄마가 업어줄게. 어서 등에 업히렴."

...

"엄마, 나는 손이 없어요. 한 번도 써보지 않아서 없어져 버렸네요."

....

"엄마, 나는 발도 없어요. 엄마 등에 업혀 사느라 당을 밟은 적이 없거든요.

그 대신 저는 입이 아주아주 크답니다."

...

"엄마, 엄마,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요...."

짧은 그림동화입니다. 하지만 전달되는 의미가 매우 강열한 동화이기도 합니다.

부잣집의 아이는 뭐든지 부모가 다 해결해 주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도 자기 스스로 그 무엇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어른 아이처럼 부모에게 기대며 살아가는 어른처럼 보이는 아이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동화입니다. 주위에도 그런 어른들을 너무나도 많이 보았고 지금도 그런 어른들을 심심찮게 보게 됩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입만 크게 벌리는 아이 같은 어른들을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아이 같은 어른들은 두 다리로 서지도 못합니다. 한 번도 서본 적이 없으니까요. 두 손도 사용할 줄 모른답니다. 한 번도 스스로 두 손을 사용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이 동화 속에 등장하는 아이는 부모에게 버려집니다. 그리고 아이는 울부짖으며 말합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되묻게 됩니다. 아이의 잘못은 없습니다. 바로 부모의 양육이 어디에서, 무엇을 잘못했는지 전해주는 동화입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어떤 어른으로 성장할지는 부모의 양육태도에 달려있답니다. 저희 집 아이와도 이 동화를 함께 읽고 나서 대화를 나누었는데 고문영 동화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서 다행스러웠고 자신의 자립 과정을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저희 부부가 가졌던 가치관을 아이가 잘 이해해 주고 받아들이면서 두 다리로 자립하는 과정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적어도 이 동화의 부모는 아님을 감사하면서, 이 동화의 아이가 저희의 자녀가 아님을 떠올려보면서 저희 부부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들이 열매를 잘 맺어가고 있음에 감사하면서 읽은 동화이기도 합니다.

그림책은 성장한 자녀와도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은 책입니다.

서로에게 고마웠던 순간들, 너의 존재가 있어서 얼마나 부모를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는 것을 자주 이야기 나누게 되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짧은 동화였지만 어른들에게도 많은 의미가 전달되는 교훈적인 동화이기도 합니다. (어린아이가 읽을 수 있는 동화는 아닙니다. 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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