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 대본집 1~2 세트 - 전2권 - 전희영 대본집
전희영 지음 / 이은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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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드라마를 1회부터 16회까지 볼 때까지 좋아했던 순간들이었다. 좋아하는 대사가 스치듯 지나치면서 안타까울 때가 많았는데 대본집을 그러한 아쉬움을 보상해 주듯이 텍스트로 고스란히 남겨져서 감동은 몇 배가 된다. 장면들이 다시금 떠오르면서 대본집의 이중적인 감정들을 잘 전달해 준 배우들까지 다시금 감동이 되기도 한다.

대본집이라 더 깊게 전달되는 것도 있다. 영상미가 주는 멋진 화면과 음향도 중요하지만 대본집이 주는 또 다른 깊은 감정들도 있다. 대본집을 처음으로 만나보았는데 이렇게 깊게 전달되는 또 다른 작품이 되기도 한다는 것에 놀랍기도 하다. 2권으로 구성된 화양연화 대본집. 애청자라면 이 대본집이 다시금 감동이 되어줄 것이다.

영상미가 좋았던 드라마였지만 소재로 다루어지는 사건들은 민감한 소재이기도 하다. 시대를 살아갔던 20대 청춘의 확고한 의지와 믿음은 행동이 되었다. 최루탄, 시위, 철거촌, 농활, 운동권 학생들의 20대가 그려진다. 그리고 20년이 훌쩍 지나서 40대의 주인공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들의 자리에서 살아간다. 그들이 믿고 의지했던 신념은 어떠한 빛으로 피어났을까? 자신들의 20대 빛을 유지하면서 빛나는 40대를 살아가고 있었는지 보여준다.

엄마에게 버려진 아이의 상처와 기억은 어른이 되어도 아물지 못한다. 인간미가 보이지 않는 남편의 아내로 살아간 그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버리고 떠나는 순간 웃는 얼굴을 그 옆의 남자에게 보였다고 아이는 기억한다. 그리고 자신의 남편에게 다시 자신을 버리지 말라고 말하는 여인은 안타까울 정도다. 그녀를 바라보는 남편도 같은 마음으로 아내를 바라보기도 한다.

장 회장의 인간성은 괴물에 가깝다. 면전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것과 손자와 나누는 대화에서도 절제가 없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손자가 보였던 언행은 성장환경이 고스란히 반영된다는 사실도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수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주위 사람들이 하나같이 이와 같은 말들을 남긴다. 자신의 생일날 백화점 붕괴사고로 소중한 가족들을 떠나보내고 아버지와 자신만 남겨지면서 그녀는 한 번 더 마음 편하게 살지 못하였음을 알게 된다. 자신의 꿈은 늘 똑같은 모습으로 자신을 괴롭히게 된다. 하지만 하나씩 자신의 상처였던 과거의 사건들은 미안하다는 아버지의 말과 진심은 전달되면서 화해하고 사랑하며 축복하는 시간들로 서서히 채워진다. 그리고 20년간 잊힌 자신의 생일도 주위 사람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려준다. 그렇게 화해하고 마주하면서 자신을 서서히 찾아가는 지수의 모습을 다시금 만나볼 수 있었던 대본집이다.

드라마로는 스치듯 지나쳤던 음악, 소품들, 풍경들, 실존했던 사건들, 시집과 노래들이 대본집으로 만나니 무엇 하나 스치듯이 지나치지 않는다. 노래 가사부터 더 깊게 전달되고 중복되는 음악들이 가지는 의미들이 더 상징적으로 전달된다. 책도 일독하는 것과 여러 번 다시 읽을 때 느끼는 부분이 다르듯이 드라마도 대본집으로 읽다 보니 놓치고 지나친 부분들이 새롭게 보여서 좋았던 시간들이 된다.

(지수 아버지의 대사 )

미안하다. 지수야. 제대로 한 번.. 안아주지도.. 못하고...

내가 했던 못된 짓들, 니 무거운 짐들, 내가 다 가지고 갈 거니까... 너한텐 좋은 것들만 남을 테니까..

꼭 행복해라. 지수야.

(지수와 재현 대화) 265쪽

돈도 없어서 고생만 시키는데, 뭐가 그렇게 좋아?

우리 과에 돈 많은 애들, 차 있는 애들, 비싼 옷 입는 애들 쌔고 쌨는데... 그 와중에 얼굴까지 잘 생긴 애들도 있는데..

선배만큼 착한 사람은 없어요. 그냥 착한 게 아니라 마음을 막 울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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