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
이소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한 권을 읽으며 그림들을 구경하는 시간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어느새 미소를 짓게 되고 목가적인 풍경과 그림이 전해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는 온전히 독자인 나에게도 충분히 전달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이케아의 '정신적 모토'라고 말하는 스웨덴 국민 화가의 화목한 집과 가족들의 일상들을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이케아는 이미 우리 집 가구들과 패브릭, 향초, 유리그릇 등이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이케아의 모든 디자인을 칼 라르손의 작품들을 만나보면서 이해하는 시작이 된다. 수채화와 가족이 일상 속에서 가지는 행복은 특별한 것이 아님을 그림 작품들을 통해서 또 한 번 느껴볼 수 있었던 책이다.

책을 만났다는 건 행운이었다고 떠올려보게 된다. 좋은 그림 작품들을 기대한 것보다도 더 많이 만난 듯하다. 많은 작품들을 이 한 권에 소개해 주고 있다. 그리고 작품 설명과 저자의 소견들도 함께 어우러져서 사색해볼 수 있는 즐거운 쉼이 되고, 휴식이 되어준 따뜻한 책 한 권이다. 행복은 특별함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에 다행이었다. 이 화가의 작품들이 그것을 전달해 주기 때문이다. 자작나무가 있는 마당에서의 가족들과의 티타임과 독서, 정원을 이루는 아름다운 야생화들과 꽃들, 집안의 창문을 장식하는 화분들과 식물들에게 물을 주고 있는 아이, 수영하는 아이들 모습과 옆에서 커피를 준비하는 모습, 천국이라는 그림이 가지는 의미, 소를 몰고 가는 여인과 담소를 나누는 화가의 모습, 어둠이 깔린 집안에서 아이들이 잠든 후 독서를 하는 모습 등이 하나둘씩 선명하게 떠오르는 책이다.

제철 채소나 곡식을 다듬는 일은 음식이 내게 오는 과정을 더욱 감사하게 만든다. 237쪽

화가가 성장하였던 불행한 환경까지도 책은 소개해 준다. 하지만 불행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는 보이기 마련이다. 온기를 충분히 머금고 자녀를 포기하지 않았던 어머니와 외할머니의 긍정적인 이야기들은 화가가 가진 재능을 태우는 밝은 에너지가 되었음도 짐작해보게 된다. 그의 그림은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가 충분히 흐르는 그림들이다. 화가가 평생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렸다는 것이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화가의 작품은 따스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분명 그의 아내였던 카린의 영향도 있을 듯하다. 그리고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았던 그에게 종교를 믿는 신앙으로 인도한 딸아이의 선한 영향력도 짐작해보게 된다. 화가 부부에게도 소중한 가족을 떠나보내는 시간들이 있었음도 책을 통해서 알게 된다. 그 시간들과 그리움과 애틋함이 그림 속에서도 사랑스럽게 전해진다. 거주하면서 집을 수리하고 가꾸었던 화가 부부. 직접 직조하면서 자수도 놓고 꽃 장식도 하면서 서로가 사랑하며 가족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누렸던 화목과 이웃과의 소통들을 화가의 작품들을 통해서 만나보게 된다.

좋은 집이란 구입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202쪽

내 몸 하나만 누울 수 있는 작은 공간일지라도 주변 모든 것이 나와 적합하게 꾸며진 곳. 우리에게는 그런 집이 필요하다... 평범한 나의 집 구석구석도 소중히 여기고 쓰다듬으면 가치 있어질 수 있음을... 삶에 있어 가치를 찾아가는 일은 행운이 아니라 습관이 아닐까. 255쪽

이케아가 추구하는 브랜드의 이미지와 이 화가의 그림들은 일맥상통하고 있음을 잔잔하게 전해지는 순간이 된다. 그림들이 아름다웠던 책이다. 그림이 주는 즐거움까지도 함께 누려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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