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의 인연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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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으로 구성된 장편소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은 가독성이 좋은 편이라 책장을 멈추기가 어려운 소설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개정판이며 양장본이다. 3명의 어린아이들은 범죄의 피해자의 남겨진 가족들이다. 부모는 어느 날 범죄 사건으로 살해를 당하게 된다. 그리고 범죄현장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첫째 아들. 사건 현장을 목격하고 말문을 닫아버린 둘째 아들. 막내딸은 둘째 오빠의 등에서 잠이 들어있어서 현장을 목격하지는 않았다.

범죄 사건만 남겨지는 것이 아니다. 그 사건들 주변에는 남겨진 가족들이 있다. 그 사건의 후유증은 그 누구의 관심조차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소설을 통해서 접하게 된다. 사건이 가져다주는 충격은 많은 상실감과 분노, 현실적인 문제점까지 겹겹이 쌓여가면서 그들은 철저하게 외면당한다는 것이다. 이 아이들은 부모의 죽음에 친척들에게서조차 외면당하고 부모의 집은 처분된 후 비용은 그 누군가가 가져갔을 것이라는 짐작만이 남을 뿐이다. 그렇게 아이들은 보호시설에 보내진 후 그렇게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는 것을 소설을 통해서 보게 된다.

유일하게 연락하는 형사 한 명이 있었다. 그가 유일하게 첫째 아들과 연락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아이들은 사건이 일어나는 밤 유성을 보려고 부모님 몰래 집을 나오게 된다. 그리고 돌아온 시간에 부모님의 사건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유성을 좋아하였던 아이들. 유성을 관찰하고 기록한 또 다른 한 아이가 있다. 아버지와 함께 관찰하고 기록을 남겼던 아이이다. 그렇게 사건을 해결하는 중대한 증거자료가 그 노트에 기록되어 있었음을 알게 된다.

기록의 힘은 기억의 힘보다도 더 대단하다. 기억은 오류가 나기도 하고 기억은 오점투성이 때가 더 많다. 기억보다도 메모하고 기록하는 습관은 놀라울 정도로 우리들에게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이 사건은 그렇게 범죄 사건으로 남겨진 또 다른 피해자와 마찬가지인 남겨진 사람들을 향하고 있는 소설이다. 그들의 정신적인 상처, 상실감, 그리움, 공간적인 안락함을 제공한 집마저도 때로는 처분되기도 한다는 사실까지도 소설은 말해주기까지 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보호시설에 보내지면서 흩어지는 존재이며, 사라지는 존재라는 것을 소설의 인물들을 통해서 보여주기까지 한다. 물론 사기를 저지르는 범죄인의 삶을 살아가지만 멈추어야 한다는 자각과 동생들에게는 피해를 주기 싫어하는 첫째의 마음까지도 소설에서 충분히 전달해준다.

어느 날 찾아오는 감정, 사랑에 대해서도 소설은 매만진다. 특별하고 저지선을 정하지만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감정까지도 소설은 다루기까지 한다.

작품의 마지막 사건은 매우 놀랍게 마무리되어서 또 한 번 놀라워하였던 전개이기도 하다. 생명의 존귀함을 쉽게 잊는 자가 남겨진 삶 속에서 행복했었는지 묻는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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