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글쓰기 - 혐오와 소외의 시대에 자신의 언어를 찾는 일에 관하여
이고은 지음 / 생각의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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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우수출판콘텐츠 제자지원사업 선정작'이라는 문구에 관심이 갔던 책이다. 차별적인 특별함이 흐를 거라는 믿음으로 펼쳤는데 역시나 많은 키워드가 넘치는 책 한 권이다. 어떤 글에서는 내가 지나간 자리를 다시금 보고 있노라는 영상처럼 흐르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내의 모습도 보이기도 한다. 주변에 있는 그 누군가의 엄마이며, 아내인 자리를 지키고 있는 30대 한국의 여성인 저자의 책은 전직 기자의 경험들과 현재는 정치하는 엄마들의 활동가이기도 하다. 여러 권의 책의 저자이기도 하며 강연도 하였던 경험들이 이 책에서도 소개된다.

글쓰기 강연에 참여하는 남녀 비율에 대해서도 책은 언급한다. 글을 쓰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서 출간된 책임에는 분명하듯이 이 책은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곤조곤 성실하게 알려주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상세한 내용은 직접 책에서 확인하면 좋을 듯하다.

책 한 권을 읽고 나니 가장 먼저 저자의 소개글이 가장 뚜렷하게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여성, 1981년생, 대구라는 보수적인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는 점, 반대로 진보 성향의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한 경력, 기혼, 유자녀, 육아로 인한 퇴사 등... 어떤 것은 태어나며 부여받았고, 어떤 것은 내가 선택한 결과다.(28쪽)

자의든지 타의든지 기혼여성이면서 자녀가 있는 경우라면 한 번쯤 고민하는 퇴사 문제는 주위에서도 많이 보게 되지만 영화, 책에서도 많이 다루어지는 주제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데 국가적으로도 사회적으로 어떤 대안이 없다 보니 결국 여성이 퇴사를 선택하는 경우를 많이 지켜보게 된다. 덕분에 목소리가 힘이 되고 글이 힘이 되어서 '정치하는 엄마들'을 통해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 개정안)'에 대한 변화까지도 이끌었다는 것을 전해준다.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이며 목소리가 되는 여성의 움직임 중의 하나가 여성의 글쓰기라는 사실을 함께 떠올려보면서 읽게 된다.

15년생 딸이 저와 같은 삶을 살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더불어 13년생 아들이 제 남편과 같은 삶을 살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제 딸이 '미투'를 외치거나 제 아들이 '여성 혐오'를 외치길 원하지 않습니다. 189쪽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되어 서로를 적대시하는 세상에서는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 나는 나의 딸과 아들 모두가 우리 세대와 같은 삶을 살지 않기를 바라기에, 이 글을 쓰고 있다. 우리는 연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212쪽

저자는 기레기 기자들에 대해서, 승자 독식과 성과 지향하는 노동 시장에 대해서,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정확한 맥을 짚어주고 있는 글도 만나게 된다. 언론 신문을 진보와 보수 성향으로 나누어서 읽고 있는데 매일 읽다 보면 늘 놀라워하면서 읽게 된다. 주요 기사 내용들부터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최저임금도 똑같은 맥락에서 저자는 짚어준다. 실질적으로 편의점 점주의 생존을 위협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수료나 임대료, 카드 수수로 등 진짜 '갑'의 문제는 언론이 언급하지 않고 있음을 지목한다. 약자가 약자를 적으로 간주하도록 언론이 기사화하다 보니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렇게 최저임금에 대해 스스로 발목을 잡고 말았다는 사실을 함께 떠올려보면서 읽게 된 내용도 함께 떠올려보게 된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어떤 노력들과 성찰, 통찰들이 깊게 자리 잡아야 하는지도 저자는 조목조목 짚어준다. 읽고 쓰는 일들이 주는 카타르시스까지도 저자는 언급해준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스스로에게 자문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는 책 한 권이다. 정치, 사회, 노동, 여성 혐오, 남성 혐오, 페미니즘, 최저임금, 글쓰기 등에 대해서 정의롭고 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글쓰기에 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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