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상 - 대기업이 미국을 바꿨다
잭 비어티 지음, 유한수 옮김 / 물푸레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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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미국을 변화시켰다는, 어떻게 본다면 단정적이고 어떻게 본다면 무척 선정적인 제목을 달고 있는 거상 - 대기업이 미국을 바꿨다는 제목만 보아서는 어쩐지 경영전략이나 널리 알려진 경영자들에 관한 온갖 칭송(또는 분석)으로 가득한(그게 아니라도 대기업에 대한 무척 우호적이고 긍정적인 입장만이 담겨진) 내용으로 채워졌을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생각보다는 되도록 균형 있는 시각으로(그런 시각을 갖고 바라보려는 노력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의 역사와 함께 미국경제의 흐름 속에서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몇몇 순간들에 대해서 상세하게 탐구하고 있다.

 

또한, 단지 그것들만이 아니라 그런 대표적인 순간들과 흐름들을 살펴봄과 동시에 그런 변화들 속에서 쉽게 변화될 수밖에 없는 여러 조건들과 상황들 그리고 일반인들의 삶에 대해서(혹은 살아남기 위한 온갖 노력들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보려고 하고 있다.

 

저자의 관점은 무조건적인 칭찬도 반대로 비판도 아닌 앞서 언급했듯이 균형 있는 시각으로 바라보려고 애쓰고 있고, 그런 시각을 통해서 미국이라는 그 어떤 토대도 없었던,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했어야만 하는 기업의 역사를 살펴보기 시작하면서 어떤 식으로 발전과 영광을 얻게 되었는지를, 그리고 그 영광을 어떻게 더욱 꽃피우려 했고 미국이라는 내부시장만이 아닌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었는지를 확인한 다음 1970 1980년대의 대규모로 벌어진 규제철폐와 인수합병 그리고 그밖의 여러 내부적 외부적 원인과 혼란으로 인해서 서서히 몰락의 과정을 겪고 있는(저자의 관점에서 다시금 이전과 같은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재건의 가능성은 불확실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생각이다) 모습을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들을 통해서(혹은 장면들과 각 경제주체들의 입장들을 통해서) 논의하고 있는데, 부분적으로는 저자의 관점에 대해서 조금은 다른 의견일 수 있기는 하겠지만 전반적인 흐름과 시각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할 수 있는 구석이 많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해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자료들을 검토하고 논문들과 서류, 소설과 여러 자료들을 활용하고 있는데, 간략하게 언급하거나 주석이나 각주로 다뤄내기 보다는 오해의 가능성을 줄이기도 하고 직접 읽음으로써 좀 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인지 다양한 글들을 수록해서 흥미로운 읽기가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다만, 아쉽게도 제목만큼 대기업이 어떤 식으로 미국을 바꿔내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주고 있는지(혹은 분석해내고 있는지) 조금은 의문스럽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대기업 혹은 거대기업의 역사와 중요한 변화의 흐름들을 (되도록) 상세히 다뤄내고 있기는 하지만 점점 더 기업이라는 조직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연관되고 삶의 변화를 만들어내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혹은 바꿨다는 점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은 그다지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혹은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아쉬운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또한, 개인적으로 미국의 기업들에 관해서 그리고 경영전략이나 흐름 그리고 경영자들에 대한 이해나 정보 그리고 지식이 많이 없었기 때문인지 다들 알만한 내용들도 잘 모르기 때문인지 읽어내기가 더디거나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읽어내게 되었던 것 같다.

 

피터 드러커의 저작을 몇 권 읽었다면 좀 더 이해가 쉽게 될 것 같기는 하지만 일부러 그러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모르는 내용은 대충 훑어가며 읽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그리고 여러 자료들을 토대로 긴 역사적 변화들을 탐구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흐름을 어느 정도 이해하면서 읽어낸다면 자본주의 사회를 지탱하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조직-토대라고 볼 수 있는 기업에 대해서 많은 이해를 할 수 있는 내용이라 흥미를 잃지 않고 읽어내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기업에 속한 여러 조건들과 환경 그리고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내용들에 관해서는 인상적인 내용이 많기는 했지만, 기업 외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는 정치와 사회, 문화, 국제정세 및 기타 여러 조건들에 대해서는 자주 언급하려고 하고는 있지만, 다뤄내려고 하고 있기도 하지만 아쉽게도 기업과 관련된 내용에 비해서는 표면적으로만 다뤄내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을 것 같다.

 

아직 체계가 잡혀있지 않던 영국의 식민지 시절의 미국의 풍경에서부터 시작해서 기업가 정신 혹은 자본주의적 정신이 어떻게 뿌리를 내리게 되는지를 살펴보며 내용은 시작하고 있고, 정부의 개입과 함께 경제적인 발전과 변화 그리고 그로 인해서 갈등과 논쟁을 겪게 되어 버리는 미국의 역사를 살펴볼 때 반드시 꺼내게 되는 노예제도에 관한 부분들로 앞부분은 채워져 있다.

 

점차 거대한 규모가 되어가는 기업의 외형의 확장과 여성과 아동의 노동시장 참여, 법과 제도와의 갈등, 미국의 경제발전과 모든 부분에서 역사적인 기틀을 잡는데 가장 중요한 결과물 중 하나인 철도의 완성도 살펴보고 있으며, 근대적 삶의 기초가 다져지는 상황과 함께 거대기업이 만들어지고 자본의 제국의 첫 제왕이라고 말할 수 있는 록펠러에 관한 내용과 함께 그에 대한 논쟁적인 입장들, 착취의 증가와 함께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시작하는 노조, AT&T의 사례를 통해서 살펴보는 광고와 독점에 대한 이야기, 누구나 알고 있지만 여전히 다뤄지고 있는 테일러리즘, 서비스직 여성들에 대한 내용들을 살펴보면서 어떻게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가 체계화되고 서비스직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어떤 식으로 나타나고 변화되는지, 미국 기업역사상 그리고 수많은 경영자들 중에서도 단연 중심적인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는 헨리 포드와 그의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포드 그리고 그에 대항하며 새로운 경영 그리고 생산과 판매방식을 만들어낸 GM의 사례는 무척 인상적인 내용들이었다.

 

헨리 포드만큼이나 중요한 인물인 알프레드 슬론과 같은 인물은 무척 생소한 경영자이기는 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헨리 포드와 같은 화려함은 적었으나 그보다 더 중요한 인물로 다뤄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에 저자의 검토는 무척 인상적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미국이 만들어낸 번영의 시대가 어떤 생활상의 변화들을 그리고 기업과 온갖 사회적인 변화들을 만들었는지 간략하게 다룬 다음 기업의 내부적 외부적 변화와 전략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진 다음 그에 대한 반박처럼 혹은 어둡고 일그러진 모습들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미국에 대한 경제적인 분석을 할 때, 혹은 사회적인 분석을 할 때도 자주 거론되는 군산복합체에 대한 논의 후 그보다 중요성을 더하고 있는 과학과 산업의 결합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내며 이를 통해서 과연 어떤 방향을 가져야만 할 것인지, 그리고 무엇이 올바른 입장인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단순히 기업의 경영전략과 운영에 대해서만이 아닌 사무실에서 실제로 업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들의 심리에 대해서도 살펴보기도 하는 등 저자는 무척 다각도로 살펴보려고 하고 있는데, 최고경영자들이 어떤 철학이 있는지 그리고 방향성을 갖고 있고 전망을 내놓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잠시 살펴보는 등 무척 다양한 자료들을 토대로 여러 분석들을 해내고 있다.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던(혹은 군림하던) 시절이 끝났음을 알려주는 논의와 함께 어떻게 이렇게 되어버린 것인가에 대한 분석들, 그리고 최근 비판적 논의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 적대적 인수와 합병에 대해서, 경영자들의 그릇된 선택과 그들 자신들만을 생각한 선택으로 인해서 직장에서 쫓겨나고 빈곤의 수렁으로 내몰려지는 노동자들에 대해서 살펴본 다음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논의할 필요성이 느껴지기도 하고 좀 더 정교하게 살펴봐야 할 필요성이 있는 기업의 이익과 문화적 영향성에 대한 논의들과 사회적인 발전이 거듭해서 이뤄졌지만 여전히 변화가 지지부진한 직업과 성의 역할과 구분에 대한 그리고 여성의 직업에 대한 여러 입장들까지 되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과 관련된 내용들을 살펴보고 있으며 여러 분석들을 해내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함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익히 알고 있는 화해하기 쉽지 않은 갈등에 대해서 논의를 하면서 끝을 맺고 있는데, 이만하면 기업에 관한 다양한 관점과 내용들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꽤 흡족한 책읽기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워낙 다양한 내용들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어지럽게 느껴질 수 있는 구성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고, 적절한 시각으로 논의를 해주고 있기 때문에 기업에 관한 이런 저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기업에 관한 생각을 정리할 때 꽤 도움을 받게 될 것 같다.

 

 

 

참고 : 어지간하면 되도록 번역에 대해서는 불평을 아끼는 편인데, 이번 거상...’은 솔직히 말해서 뭔가 번역이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다는 말을 꺼내게 된다. 동일한 이름이나 명칭이 조금씩 다르게 번역되기도 했고(문맥상 달리 번역될 여지가 없는 이름과 명칭들이다), 왠지 읽으면서도 어딘지 이상하게 이해되는 부분들도 있어서 번역의 완성도에 민감한 사람들이라면 무척 신경이 거슬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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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우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8
샤를 보들레르 지음, 윤영애 옮김 / 민음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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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보들레르의 시 한 줄만도 못하다.

 

 

아마도 위의 말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말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는다.

 

보들레르에 대한 첫 인상은 위와 같이 무언가 강렬한 언급으로 기억나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그다지 보들레르에 대한 관심은 들게 되지 않았었고, 큰 관심 없이 지나치고만 있었을 뿐이었다.

 

언젠가는... 이라고 미루게 되는 수많은 작가들 중 한명일 뿐이었다.

 

그러던 중 파리와 (근대)도시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게 되어가면서 보들레르는 무척 자주 접하게 되는 작가가 되었다. 파리를 지독할 정도로 사랑하였고, (근대)도시에서의 삶을 소재로 다양한 시를 썼다는 점 때문에 보들레르는 자주 언급-인용되었었고, 그렇게 보들레르는 관심을 갖지 않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도시에 관한 예민한 감수성과 주변부로 밀려난 이들을 자주 소재로 활용한 보들레르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파리의 우울은 그 명성 때문에 어떤 작품일지 무척 궁금하기만 했었는데, 막상 실제로 읽어보니 어떤 내용인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정리하기가 쉽지 않기도 하면서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딱히 생각하기가 어려운 작품이었다.

 

난해하다면 난해한 것 같지만... 그렇다기 보다는 어쩐지 쉽게 다가갈 수 없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 같다.

 

다행히 옮긴이의 철저한, 지나칠 정도로 상세한 해설과 주석 덕분에 조금씩 배워가며 보들레르의 글을 읽어낼 수 있기는 했지만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글이었기 때문에 무언가를 읽었는지에 대해서 쉽게 말하기가 어렵게만 느껴지게 되는 것 같다.

 

해설과 마찬가지로 도시에 대해서 예민한 감수성과 파리에 대한 극진한 애정 그리고 온갖 것들에 대해서 그 자신만의 판단과 날선 시선을 확인할 수 있기는 했는데, 알 듯 말 듯 한 느낌으로 읽어냈기 때문에 쉽게 단정할 수 없다는 생각만 들었을 뿐이었다.

 

워낙 여러 방식으로 평가가 되었고, 해설을 통해서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무언가를 더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게 된다. 특별한 감흥은 없고 그저 읽었다는 것으로 만족할 뿐이었다.

 

다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좀 더 음미를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서 그의 괴팍하기만 한 시선과 생각들에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마도 그렇게 되진 않을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 번 더 시도해보고 싶어진다.

 

이런 것도 저런 것도 읽어내면서 좀 더 많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참고 : 어쩐지 보들레르의 글은 말끔하게 정돈된 글이기 보다는 누더기들을 꿰매듯 쓰인 느낌이 컸다. 감정에 충실하게 써낸 것 같다고 해야 할까? 글에서 느껴지는 들쭉날쭉함은 아마도 그의 까다로운-까칠하기만 한 성격을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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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소여의 모험 펭귄클래식 35
마크 트웨인 지음, 존 실라이 작품 해설, 이화연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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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마다 자기만의 작가가 있기 마련이다.

 

손에 꼽는, 좋아하는, 혹은 위대한... 이런 수식어를 붙여놓는 작가들이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있기 마련이고, 개인적으로도 그런 작가들이 당연히 있어왔는데, 그런 작가들 중에서 마크 트웨인을 빼놓으면 아마도 섭섭하기도 할 것 같고 무언가 허전하기도 할 것 같다.

 

마크 트웨인의 소설들을 여러 권 읽기는 했지만 워낙 예전에 읽었기 때문에 대부분은 기억나진 않지만 그의 글을 혹은 이야기를 그게 아니면 최소한 명성이라도 접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듯 마크 트웨인은 대중적인 재미와 함께 문학적인 작품성을 고루 갖춘 작가라는 평가에 공감하고 쉽게 동의하게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이야기꾼으로써의 탁월함과 작가로서의 뛰어남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어떤 작가들에 견주어도 부족함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톰 소여의 모험을 다시금 읽게 되니 여전히 읽는 재미와 함께 이야기 구성에서의 빼어남 그리고 미국의 혹은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낭만과 목가적인 풍경이 어떤 모습인지를 조금은 생각해보도록 만들게 된다.

 

또한, 마크 트웨인의 글-이야기는 항상 깊이 빠져들게 되고 마치 직접 경험하게 되는 것처럼 짜릿함과 흥겨움 그리고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는데(후기 작품들로 갈수록 우울한 빛이 스며들기는 하지만), 톰 소여가 일으키는 소동(혹은 온갖 사고와 난장판 그리고 모험)들을 통해서 우리가 어렸을 적에 경험했던 온갖 장난들과 야단스러움을 다시금 떠올리고 그때의 추억들을 생각해보도록 만들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물론, 추억에 젖게 만들고 감상적인 기분이 들게 만들면서도 톰 소여가 겪게 되는 온갖 모험들을 통해서(여기서는 주변인물로 밀려져 있는 허클베리 핀과 함께 겪는 모험들은) 그 경험들이 만들어내는 재미 또한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읽어내던지 무엇하나 아쉬울 것 없는 작품이 될 것 같다.

 

함께 수록된 존 실라이의 마크 트웨인에 대한 그리고 톰 소여의 모험에 대한 작품해설을 통해서 상세한 설명과 탁월한 분석이 있어서 그다지 추가해서 설명할 내용도 없고, 그런 빼어난 분석에 비교되고 싶지도 않기 때문에 누구나 좋아하게 되는 그리고 언제까지나 다시 읽게 만드는 마크 트웨인과 톰 소여의 매력을 직접 경험해 보기를 권하게 될 뿐이다. 혹은 다시금 경험해보기를 추천하게 된다.

 

어떤 부분에서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줄 때도 있고,

어떤 부분에서는 개구쟁이의 해맑은 모습을 보여줄 때도 있고,

약간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소동극을 저지를 때도 있는 톰 소여의 모험은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틀에 박히고 보수적인 그리고 어떤 점도 마음에 들지 않는 느낌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사고뭉치 톰 소여가 저지르는 소란-모험을 통해서 완고한 사회와 그걸 흐트러트리는 톰 소여라는 존재로 이해되기도 하고, 도무지 길들여지지 않을 것 같은 소년인 톰 소여가 어떤 식으로 서서히 사회에 길들여지게 되는지를(존 실라이의 해석과는 다른 식으로 본다면 톰 소여는 결국 허클베리 핀에게 충고를 하는 장면을 보듯 점차 사회에 적응되어가는 존재로 이해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는 허클베리 핀이야 말로 사회와 끊임없이 갈등하는 존재로 혹은 화해하지 않는 존재로 다뤄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러 소동과 모험을 통해서 확인하게 되는 내용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톰 소여의 모험은 아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어른들에게도 재미로 가득한 소설이고 타고난 이야기꾼이고 그 누구보다도 위대한 작가 중 하나인 마크 트웨인의 걸작 중의 걸작이므로 즐겁게 읽고 낭만 속으로 그리고 모험 속으로 향해서 마크 트웨인이 그려내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마음껏 즐기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

 

다른 것들은 나중에 생각해도 충분할 것이고, 굳이 그걸 생각하지 않아도 문제될 것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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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받는 환자와 인간에게서 멀어진 의사를 위하여
에릭 J. 카셀 지음, 강신익 옮김 / 들녘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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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제목이 인상적이라(마음에 들어서) 손에 집게 된 책이라고 말하기에는 읽는 동안 너무나 감탄스러워 계속해서 어떻게 이런 책이 우연하게라도 손에 들어온 것인지 놀라울 뿐이었던 고통받는 환자와 인간에게서 멀어진 의사를 위하여는 그저 환자와 의사와의 관계에 한정된 내용도 아니고 질병과 질병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이라는 (읽게 된다면 단순하게 그런 식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겠지만) 대립적이고 논쟁적인 내용으로만 채워져 있지 않은 무척 의미 있는 내용과 입장, 시선과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너무나 인상적이라 책의 제목 때문에 의학과 관련된 서적이라고 생각하거나 의학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만이(혹은 사람이어야)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생각할 사람들이라면 그런 선입견에서 벗어나 느긋한 마음으로 책을 펼치고 읽어내기 시작한다면 정말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될 것이고 기존에 갖고 있던 앎이 좀 더 새롭게 전환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만큼 생각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내용이었다.

 

아픔과 고통

 

인간이라면 누구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삶을 살아가면서 아픔과 고통을 느끼기 마련이다. 때로는 육체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닌 정신적인 고통과 아픔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실제로 느끼게 되는, 육체적으로 느껴지는, 감각을 통해서 알 수 있는(확인할 수 있는) 아픔과 고통이고, 쉽게 낫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병이라고 생각되는 신체적인 문제점으로 나타나게 될 때도 있다.

 

그런 아픔과 고통을 동반하는 질병을 얻게 될 때, 우리는 당연하게 병원과 의사를 찾기 마련이고 그 공간으로 향하고 그 공간에서 존재하는 그들을 찾게 됨으로써 아픔과 고통을 이겨내거나 지우거나 혹은 해소하기 위한 진료와 진단 그리고 처방을 받게 된다. 물론, 때로는 수술이라는 과정도 겪을 때도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는 단순히 개인이 아닌 환자라는 존재-신분이 되고, 의사라는 존재들과 끊임없이 마주하며 그들과 일반적인 인간관계와는 전혀 다른 관계를 맺게 되는데, 바로 그 과정에 대해서 저자는 매우 흥미로운 관점과 논의들을 내놓으며 우리들이 익숙하게 생각하고 의례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것들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일종의 대안의학처럼 다뤄질 수 있는 논의일지도 모르지만, 저자는 그런 대안의학의 입장이 아닌 의학에 대한 옹호와 의학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충분히 알고 있고 받아들이고 있으면서도 지금 현재의 의학이 갖고 있는 입장과 지식체계에 대해서 근본적인 회의 또한 말해주고 있다.

 

저자는 그런 입장 속에서 새로운 전환-깨달음을 요구하고 있고, 여러 사례들과 관점들 그리고 의심 없이 생각하고 당연하게 생각하던 선입견을 비판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이해하기를 주장하고 있다.

 

저자의 관점은 섬세하고 여러 어려움들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좀 더 바꿔지기를 나아지기를 희망하고 있고, 그리고 새롭게 접근해주기를 요청하고 있는데, 지금과 같이 좀 더 거대해져만 가고 있는 (경제적인 목적이 더욱 더 우선되는) 의료산업이 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저자의 논의는 점점 더 목소리를 잃을 것 같다는 안타까움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바로 그런 현실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저자의 입장을 받아들이든 읽는 이라면 저자의 주장에 대해서 온당한 의견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좀 더 저자의 생각들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빠져들게 되기도 할 것 같다.

 

또한, 단지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만으로써 생각하는 것이 아닌 저자의 논의들을 인간관계에 대입하거나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해석해서 생각하게 된다면 좀 더 다양한 생각들을 해보게 될 때도 있고, 무언가에 대해서 좀 더 심사숙고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 보다 진지하게 검토해야만 할 것을 깨닫게 되기도 했다.

 

의학과 과학의 입장을 검토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논의를 더욱 확장시켜서 사회까지 고려하면서 질병과 환자를 생각해야만 한다는 저자의 의견에는 언뜻 당연한 말처럼 느껴졌음에도(혹은 지나치게 논의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도) 읽는 동안 앞선 논의() 말고도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들과 생각들을 너무 많이 접하게 되어서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읽어내게 된 것 같다.

 

의사와 환자

질병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존재-사람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논의들을 내놓고 있고, 그리고 폭넓게 논의를 확장하기도 하면서 단순히 의학에 관한 논의를 넘어서 인간에 대한 논의를, 다시 말해서 인문학의 영역으로 들어서는 경탄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아쉽게도 저자의 저서들 중 국내에 번역된 것은 아쉽게도 고통받는...’ 뿐인 것 같은데, 다른 저서들도 번역되기를 희망하게 된다.

 

그리고 (아마도) 한동안은 자주 떠올리게 될 것 같고, 이해되지 못하는 부분과 중요한 내용들이라고 생각되지만 쉽게 잊을지도 모르는 논의들 때문에 때때로 펼쳐보며 어떤 논의들이었는지를, 어떤 생각이고 입장이었는지를 다시금 곱씹게 될 것 같다.

 

저자의 폭넓은 사고와 깊이 있는 통찰력 그리고 드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식견에 거듭 감탄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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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가
프랭클린 포어 지음, 안명희 옮김 / 말글빛냄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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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좋아하게 된지는

축구에 흥미를 느끼게 된지는

야구에 비해서는 얼마 되지 않았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들처럼 국가대표 경기나 월드컵과 관련해서만 조금은 관심을 갖게 되었을 뿐 크게 관심을 갖게 되지는 않았는데, 어쩌다보니 야구보다도 축구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을 정도로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이전에는 보기가 쉽지 않았던 유럽 축구 클럽들의 경기를 이제는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자주 접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면서 여러 내용들을 알게 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는데, 유럽에서는 한국이나 일본 그리고 미국에서 야구가 1년 중 대부분의 기간 동안 경기가 이뤄지고 있듯이 축구경기들이 진행되기 때문에 흥미롭게 지켜보게 된 것 같다.

 

이렇게 관심이 높아지게 되면서 축구에 관한 정보들과 역사 그리고 다양한 뒷얘기들에 관심이 생겨났는데, ‘축구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가는 이런 관심을 가득 채워주기에는 조금은 부족함이 있기는 했지만 흥미로운 시선으로 축구를 들여다보고 있기에 재미나게 읽게 됐다.

 

축구는...’은 일반적인 축구에 대한 이야기들로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

 

유명 축구선수나

유명 축구팀이나

축구에 대한 역사나

축구와 관련된 전술이나

여러 역사적인 경기들에 대해서 논의하지는 않고 있다.

 

축구는...’20세기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된 지구화-세계화를 축구를 통해서 어떤 식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를 탐구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축구 이론서나 축구와 관련된 책들에 비해서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축구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고 있다.

 

오히려 지구화-세계화에 대한 읽는 이들의 생각들을 가다듬게 만들어주는 내용이라고 해야 할까? 지구화-세계화를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할지를, 장점과 단점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각 사회들이 변화를 보이게 될지를 생각해보게 될 것 같다.

 

축구는...’은 축구가 어떻게 사람들의 열정을 쏟게 만들게 되는지를, 문화적으로 이데올로기적으로 인종적으로 정치적으로 종교적으로 계급적으로 그리고 그밖의 방식으로 어떤 의미들을 만들어내게 되는지를 다뤄내고 있으면서 어떤 방식으로 축구가 그 집단-사회에 여러 모순들과 문제점들 혹은 갈등들을 표출하게 만드는지를 검토하려고 하고 있다.

 

몇몇 부분들에서는 좀 더 파고들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분석을 하다가 흐지부지 되면서 일종의 흥미만을 느끼게 만드는 지나가는 이야기들을 다루면서 길을 잃기도 해서 아쉬운 점들이 있기는 했지만 어떤 내용들에서는 통찰력을, 어떤 부분에서는 전혀 모르던 정보들도 알게 되어서 많은 흥미를 갖으며 읽게 된 것 같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축구에 관한 내용들이 많기는 하지만 되도록 다양한 논의들을(지역을 대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내용을 다루기 위해서)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중동-이슬람지역까지 살펴보고 있었는데, 아시아 지역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논의가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을 느끼게 되지만 과연 어떤 논의들을 끄집어 낼 수 있을지도 궁금해지기도 한다.

 

고민스럽게 읽어내기 보다는 가볍고 재미나게 읽어내게 만드는 내용이기는 했지만 때때로 의미심장한 부분들도 있기 때문에 읽는 이들에 따라서 좀 더 여러 방식으로 내용을 파악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조금은 독특한 방식으로 축구를 얘기하는 이런 책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지구화와 세계화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조금은 가볍게 느껴질 소재일지도 모르지만 하나의 운동경기를 통해서 다양한 사회들을 분석해내고 파악하고 있는 저자의 접근방식에 좀 더 다른 방식으로 무언가를 분석하고 파악할 수 있게 만드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참고 : 2013-2014년 유럽 축구 시즌이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는데, 과연 각 리그들 중에서 그리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어떤 팀이 우승하게 될지를 예상하면서 읽어내도 괜찮은 재미를 느끼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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