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전 Z 밀리언셀러 클럽 84
맥스 브룩스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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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99774193

 

 

소설이 아닌 영화를 통해서 먼저 접하게 된 ‘세계대전 Z’는 좀비가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새로울 것 없는 영화였지만 조금은 흥미를 느끼게 만드는 남다른 설정들과 상황은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었고, 원작 소설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그런 식으로 관심을 갖게 되어서 읽게 된 ‘세계대전 Z’는 영화와는 꽤 많은 점들이 달라서 조금은 생소한 기분으로 읽게 되기는 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흥미진진하게 읽게 될 수 있기도 했다.

 

영화보다 소설을 먼저 접한 사람들은 영화에 대해서 좋지 않은 평가를 내릴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생각 이상으로 방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고 현실에 대한 싸늘한 농담과 세상에 대한 통찰력, 지금껏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가볍게 뒤집으며 상상력을 자극하고 능청스럽게 새로운 (좀비가 지배-대결하는) 세계로 안내하고 있는 ‘세계대전 Z’의 일부분만을 다뤄내고 있는 영화는 ‘세계대전 Z’의 세계관이 갖고 있는 풍부한 재미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서 쉽게 반박하지는 못할 것 같다.

 

자신 있게 (영화에 대해서 나쁜 평가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세계대전 Z’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소설을 꼭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세계대전 Z’는 어떻게 이런 보고서를 남기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설명해주며 읽는 이들이 ‘세계대전 Z’의 상상으로 만들어낸 세계로 초대하고 있는데, 어떤 식으로 좀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확산되었으며, 그들로부터 도망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졌으며, 반격의 과정은 어땠었는지를, 아직 완벽하게 제압되진 않았지만 어떻게 승리하고 안정을 찾게 되었는지를 인터뷰 자료들을 정리한 것처럼 내용을 꾸미고 있다.

 

실제 인터뷰(들)처럼 내용을 담고 있어서 좀 더 현실감을 느끼게 만들고 실제 벌어진 일처럼 생각되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좀 더 흡인력과 흥미를 느끼게 된다.

 

게다가, 단지 좀비들이 어떤 존재들이고 그들과 어떻게 싸웠는지에 대해서 담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좀 더 내용을 확대해서 그런 일들이 실제로 벌어졌을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에 대한 온갖 상상력으로 가득한 여러 내용들이 다양하게 꾸며져 있어서 어떻게 저런 것들까지 생각해낼 수 있었는지 감탄하며 읽게 되었다.

 

상상력만으로 이렇게 거대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인지 놀라움이 계속해서 이어졌는데, 아마도 한동안 이정도의 상상력으로 채워진 소설을 쉽게 접할 수 있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물론, 아는 것이 적어서 이런 소설에 너무 호들갑스러운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재미로만 따진다면 이렇게 재미난 소설도 드물 것이고,

재미를 떠나서도 이처럼 다양하고 흥미로운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소설도 드물 것 같기에 여러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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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깊은 철학 50 - 세계의 지성 50인의 대표작을 한 권으로 만나다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이시은 옮김, 김형철 감수 / 흐름출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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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관련된 입문서들은 꾸준히 출판되고 있고 그런 책들 중에서 어떤 책을 추천할 수 있을지 망설여지게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어차피 입문서라는 것이 첫 시작에 불과할 뿐이지 모든 것을 담아낸다고 생각되진 않기 때문에(물론, 그것만 읽고 이미 다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기는 하지만... 그리고 그런 사람들 중에서 나 또한 마찬가지겠지만) 가장 최근에 출판된 책이 가장 괜찮은 선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철학자들에 관한 가장 최근의 연구까지 검토했을지도 모르니까), 그런 의미에서 최근에 출판된 짧고 깊은 철학 50’은 얼마나 최근작인지는 모르겠지만 입문서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철학을 대표하는 50인을 추려내고 550쪽 가량의 분량을 통해서 그들의 대표작을 간략하게 다뤄내고 있는 짧고 깊은 철학 50’은 철학자들 50인의 대표작을 통해서 그들이 생각하고 고민하던 문제의식의 일부분을 간추려내고 정리하고 있다.

 

저자 나름대로의 기준 속에서 선별된 50인의 철학자들은 저자의 들어가는 글을 통해서 대략 어떤 기준과 의도 속에서 선택이 되었는지 알 수 있게 해주고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영국과 미국의 철학자들이 중심이고 (영국과 미국의 철학과는 거리가 있는) 또다른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의 철학자들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기 때문에 읽는 사람들에 따라서는 조금은 불편한 생각을(혹은 기대하던 인물들이 많이 다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도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철학적 흐름에 대해서는 크게 아는 것이 없어서 조금은 생소한 기분으로 읽고 접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흥미로운 내용들도 있고 프랑스와 독일 쪽 철학적 흐름과는 또다른 특징들을 많이 느낄 수 있어서 조금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기도 했는데, (전혀 알고 있지 않던 논의들이 많아서 그런지) 약간은 읽기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저자가 논의를 되도록 쉽게 정리해서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난해한 수준으로 느껴지진 않고 있다.

 

생각보다 흥미로운 입장과 논의들이 많기도 하고, 학자들의 간략한 소개와 대표작에 대한 간략한 정리 그리고 마지막 짧은 평가까지 각각의 학자들에 대한 분량은 적기는 하지만 학자들에 대한 이해에 오해가 있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간간히 평가에 동의하기가 어려울 때도 있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공정하게 평가하고 있고 논의하고 있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인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이라면, 혹은 철학자들의 책들을 읽어보고 싶은 관심을 갖게 된-용기가 생긴 사람이라면 짧고 깊은 철학 50’을 길잡이 삼아 관심을 갖게 된 학자들의 저서들을 천천히 읽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관심을 갖게 되는 학자들이 많이 있게 되어서 나쁘지 않은 책읽기가 된 것 같다.

 

몇몇 학자들의 책들을 빨리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벌써부터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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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버 피치 - 개정판
닉 혼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사상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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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 월드컵 기간이라 (축구가 아닌) 월드컵에 대한 열기가 한창인 상황 속에서(한국의 16강 좌절로 급격하게 열기는 꺼지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더욱 열정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좋은 축구를 보는 것이 우선이라...) 좀 더 유익한 책읽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선택한 닉 혼비의 피버 피치는 어쩌면 월드컵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작품일지도 모르지만 실상은 월드컵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어쩌면 축구를 단순히 4년마다 즐기는 사람들에게 축구가 삶의 일부를 넘어선 그 무엇인 수준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어떻게 축구를 그리고 아스널을 접하게 되었고 경험하게 되었으며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넘어선 삶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고백하고 있다.

 

이렇게 거창하게 얘기를 꺼내게 되니 조금은 쑥스럽기도 하지만 실제로 피버 피치(앞선 문장을 조금은 정정해서 말한다면) 축구가 아닌 아스널을 어떻게 알게 되었고 아스널에게 벗어날 수 없게 되었는지에 관한 그리고 아스널과 함께했던 시간 속에서 깨닫게 된 소중한 교훈들을 솔직하게 말해주고 있다.

 

아스널 FC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축구 클럽이면서 우리들에게도 박주영이 잠시 몸담았던 팀으로 알려진 아스널은 지금은 대표적인 공격형 축구를 보여주고 있는 축구 클럽이기는 하지만 현재 감독인 아르센 뱅거 이전에는 수비 위주의 지루한 축구로 악명 높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꽤 괜찮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항상 우승과는 인연이 멀었기 때문에(언제나 중요한 순간에는 엉망진창의 경기력으로 경기를 망치기 일쑤였다... 고 닉 혼비는 말해주고 있다), 아스널을 사랑하게 된다는 것은 순전히 바보가 할법한 선택이고 그런 어쩔 수 없는 선택을(그가 선택했기 보다는 아스널에게 선택당한) 하게 된 자신의 처지를 처량하다는 듯-자부심을 갖고 하나씩 과거의 기억들을, 사랑의 과정들과 좌절의 경험들을 그리고 그런 수많은 좌절과 잠시 동안의 환희 속에서 자신의 삶을 하나씩 들춰내며 아스널과 함께한 삶을 뒤돌아보고 있다.

 

축구가 갖고 있는 매력과 함께 그 축구가 갖고 있는 악랄함까지(‘고통으로서의 오락이라는 평가를 하게 될 정도로) 축구에 관한 모든 것들을 하나씩 들춰내고 있는 피버 피치는 지나칠 정도로 아스널에 집착하는 자신의 괴로운-우울한 처지와 함께 아스널의 지루한 축구와 자신의 지루한 삶을 어떻게 접목시키는지, 들쭉날쭉한 아스널의 성적을 자신의 삶의 기복과 어떻게 맞물려 설명해내고 있는지, 그리고 단순히 아스널의 팬에서 머물지 않고 축구에 대해서 그리고 축구를 둘러싼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적절한 판단력을 갖고 솔직하게 말해주는 내용들은 기나긴 시간을 무언가에 대해서 몰두하게 된다면 결국 어떤 통찰력을 얻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 어쩌면 조금은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확신하게 만든다.

 

어리숙하고 어른이 되지 못한, 성숙하지 못한 철부지-어른아이가 어떻게 어른이 되어가고 성숙하게 되는지를, 자세히 확인하기 어려운 변함의 과정을 소상하게 기록한 피버 피치는 내면의 변화를 지독할 정도로 상세하게 기록한 소중한 고백록이기도 하지만 헤이젤 참사와 힐스브로 참사와 같은 영국 축구에 있어서 큰 의미를 두고 있는 사건들에 관한(인종차별과 그밖에도 여러 내용들도 함께 다뤄지고 있다) 생각을 후반부에 되도록 자세히 담아내 단순히 승리와 패배를 경험하고 우승의 환희와 쓰디쓴 좌절만을 경험하는 것만이 아닌 축구를 통해서 알게 모르게 스스로를 성숙하게 만들고 축구를 이해하듯이 축구를 둘러싼 수많은 것들을 그리고 축구에서 벗어나 삶에 관해서도 여러 깨달음을 얻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진정한 (아스널-축구) 팬이란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열혈 아스널 팬이 그동안의 아스널에 대한 애정에 대한 고백만이 아닌 축구와 삶 그리고 그 외의 여러 가지에 대해서 솔직하고 수다스럽게 자신의 과거와 경험, 기억과 추억 그리고 다른 여러 가지를 흔하지 않는 방식(지겨울 정도로 상세하게)으로 담아내고 있다.

 

어쩌면... 축구보다 더 축구다운 내용인지도 모르겠다.

 

진정한 축구의 팬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피버 피치를 읽는다면 쉽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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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이 사랑한 정치인, 올로프 팔메
하수정 지음 / 후마니타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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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of Palme

1927.01.30 1986.02.28

 

 

 

올로프 팔메

 

팔메에 관해서는 스웨덴 사회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이후 조금씩은 지나치듯 들어보기는 했지만 그에 관해서 제대로 아는 것은 부족하기만 했었다.

 

정치적으로 많은 업적이 있는 인물이지만 그의 갑작스럽고 극적인 죽음이 항상 먼저 꺼내지고 있어서인지 여러 가지로 신비스러운 인물처럼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복지에 관해서 더 자주 언급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인지 스웨덴에 대한 논의가 부쩍 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그러다 금새 시들어지고 있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스웨덴이라는 이상적인 국가-사회에 대해서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는 의문스럽고 그런 사회를 만들어갔던 이들의 노력과 힘겨움에 대해서도 자세히 모르면서 그저 그들이 만들어낸 사회를 꿈꾸기만 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에 지금의 스웨덴이 되도록 앞장섰던 대표적인 인물들 중 한명인 올로프 팔메에 관한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는 어떻게 팔메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그리고 그에 대해서 글을 쓰게 되었는지) 서문을 통해서 알려주고 있고, 한국 사회와는 정말로 전혀 다른 사회인 스웨덴에서의 경험을 잠시 설명해주며 팔메라는 인물을 통해서 스웨덴 사회를 들여다보려는 의도를 간략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우선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 있는 팔메의 극적인 죽음에 대해서 여러 각도로 검토를 하고 있고, 사실관계와 음모론 그리고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여러 합리적인 추론들을 통해서 팔메의 갑작스러운 죽음 직전 스웨덴 내부적인 상황들과 외부적-국제적인 상황들을 함께 살펴보며 그런 틈바구니 속에서 팔메가 스웨덴 사회에서 그리고 국제적인 차원에서 어떤 인물이고 존재였는지를 알아보고 있다.

 

죽음에 대한 검토 이후 저자는 팔메의 출생부터 시작해서 남다른 특출함을 보여준 어리시절과 부유하고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라났지만 어째서 사회주의-사민주의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노동자들의 정당이라고 평가되는 사민당에서 활동하게 되었는지를 하나씩 살펴보고 있다.

 

팔메의 성장과정과 함께 그가 성장하던 시기에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그리고 스웨덴은 어떤 사회였는지를 두루 살펴보면서 자연스럽게 팔메가 어떤 고민과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으며, 팔메의 정치적, 개인적 삶에 있어서 큰 의미를 갖고 있는 인물들에 관한 설명들도 함께 이어지면서 좀 더 팔메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논의를 잘 진행하고 있다.

 

스웨덴의 정치 환경과 사회의 모습과 문화를 상세히 설명해주며 그런 조건 속에서 팔메가 얼마나 독특한-쉽게 뒤섞여지지 않는 존재였는지를 알려주고, 그와 함께 팔메의 정치적 행보와 특징들, 어떤 목표를 갖고 있었고 그 목표를 위해서 어떤 노력들이 이어졌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스웨덴만의 특징들과 주어진 조건 속에서 무엇을 꿈꾸고 어떤 방식으로 꿈을 현실에 적용했는지를 알아가니 좀 더 팔메에게 호감을 갖게 되고, 그래서인지 그의 비극적인 죽음이 좀 더 안타까워지게 되는 것 같다.

 

스웨덴 사회의 특징들과 여러 문화적 독특함을 자주 알려주고 있어서 올로프 팔메에 대해서만이 아닌 스웨덴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단순히 한명의 정치인을 통해서 그 사회의 모든 것을 알기는 힘들겠지만 워낙 굵직한 업적이 있었던 정치인이라 스웨덴을 이해하는데 있어서는 빼먹을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한 것 같다.

 

그런 팔메에 대해서 무척 상세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올로프 팔메 - 스웨덴이 사랑한 정치인은 많은 사람들이 꿈꾸고 있는 스웨덴 사회로 향해갈 수 있는 훌륭한 초대장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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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아
고종석 지음 / 마음산책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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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 : https://twitter.com/kohjongsok

 

 

고종석의 저서는 고작 코드 훔치기정도만을 읽었을 뿐이라 그에 대해서 뭐라 아는 척하는 것은 너무 나서는 것이지만 워낙 트위터를 통해서 온갖 논의들을-수다들을 접했기 때문인지 조금은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항상 관심을 갖고 있어왔고, 게다가 그처럼 한국어를 우아하게 사용하는 이도 드물다는 말을 자주 접해왔기 때문에(쉽게 수긍할 수 있기 때문인지) 언젠가는 그의 글-책들을 하나씩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왔었는데, 다행히 그런 생각은 생각보다 이르게 실행에 옮기게 된 것 같다.

 

우연히 구하게 된 히스토리아는 그가 한국일보에 매일(같이) 실었던 글들을 하나로 모아놓은 책이고, 일부를 추려냈다고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글이 갖고 있는 매력의 (진면목까지는 아닐지라도) 일부는 확인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신문에 실린 글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관계와 여러 기본적인 정보들이 간추려진 다음에야 그 나름대로의 생각과 의견들이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한정된 지면에 여러 제약조건들 속에서 그 나름대로의 생각과 관점을 빼어난 글재주로 담아내고 있다... 고 말하고 싶기는 하지만 그런 놀라움을 느끼는 순간들이 곳곳에 담겨져 있기는 하지만 너무 기대감을 갖고 읽어내기 보다는 그가 생각하는 매일 매일에 대한 온갖 사연들 중에서 어떤 것들을 선택하고 추려내었는지를 호기심을 갖고 읽어내게 되는 것이 먼저인 같다.

 

1

12개월

365

 

매일-그날 과거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에 관해서 적어놓은 히스토리아는 그날에 과연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알려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건 단순히 어떤 이의 삶의 시작이기도 하고, 때로는 누군가의 죽음이기도 하며, 사건일 때도 있고, 물건-사물에 관한 내용들도 있으며, 그날 그 자체에 대해서 얘기를 꺼내게 될 때도 있는 등 여러 방식으로 매일 매일을 바라보고 있고 그것을 통해서 지금 현재-오늘을 생각해보도록 노력하고 있다.

 

근대 이후에 있었던 이야기들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가끔은 근대 이전 중세와 고대에 관한 내용들도 찾아볼 수 있기도 하다.

 

모든 날들이 역사적 순간들로 가득하다고 볼 수 있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하루 하루가 새롭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 매일들이 쌓이고 모이면서 혹은 생각지도 않던 과거가 지금 현재와 긴밀한 관련을 맺으면서 우리들의 삶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저자 나름대로의 관점과 기준을 갖고 매일 매일에 일어났던 온갖 중요한 순간들을 기록했으니 저자만의 방식으로 역사적 순간들을 나열하는 것일지도 모르고, 그동안 관심을 기울였던 인물들에 관한 태어남과 삶의 마감에 관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걸 떠나서, 글쓰기의 모범을 보인다고 말할 정도의 인상적인 수준은 아닐지라도 한정된 분량 속에서 어떻게 글의 완결성을 갖추도록 만들고, 여러 간략한 사전 정보들과 설명 그리고 자신만의 해석을 적절한 조화 속에서 마무리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며 읽어나가도 꽤 흡족한 책읽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편애 속에서 말하는 것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적절한 평가일지도 모른다.

 

읽어보면 알 것이다.

어떤 생각 속에서 이런 말을 꺼내게 되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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