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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아
고종석 지음 / 마음산책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고종석 : https://twitter.com/kohjongsok
고종석의 저서는 고작 ‘코드 훔치기’ 정도만을 읽었을 뿐이라 그에 대해서 뭐라 아는 척하는 것은 너무 나서는 것이지만 워낙 트위터를 통해서 온갖 논의들을-수다들을 접했기 때문인지 조금은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항상 관심을 갖고 있어왔고, 게다가 그처럼 한국어를 우아하게 사용하는 이도 드물다는 말을 자주 접해왔기 때문에(쉽게 수긍할 수 있기 때문인지) 언젠가는 그의 글-책들을 하나씩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왔었는데, 다행히 그런 생각은 생각보다 이르게 실행에 옮기게 된 것 같다.
우연히 구하게 된 ‘히스토리아’는 그가 한국일보에 매일(같이) 실었던 글들을 하나로 모아놓은 책이고, 일부를 추려냈다고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글이 갖고 있는 매력의 (진면목까지는 아닐지라도) 일부는 확인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신문에 실린 글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관계와 여러 기본적인 정보들이 간추려진 다음에야 그 나름대로의 생각과 의견들이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한정된 지면에 여러 제약조건들 속에서 그 나름대로의 생각과 관점을 빼어난 글재주로 담아내고 있다... 고 말하고 싶기는 하지만 그런 놀라움을 느끼는 순간들이 곳곳에 담겨져 있기는 하지만 너무 기대감을 갖고 읽어내기 보다는 그가 생각하는 매일 매일에 대한 온갖 사연들 중에서 어떤 것들을 선택하고 추려내었는지를 호기심을 갖고 읽어내게 되는 것이 먼저인 같다.
1년
12개월
365일
매일-그날 과거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에 관해서 적어놓은 ‘히스토리아’는 그날에 과연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알려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건 단순히 어떤 이의 삶의 시작이기도 하고, 때로는 누군가의 죽음이기도 하며, 사건일 때도 있고, 물건-사물에 관한 내용들도 있으며, 그날 그 자체에 대해서 얘기를 꺼내게 될 때도 있는 등 여러 방식으로 매일 매일을 바라보고 있고 그것을 통해서 지금 현재-오늘을 생각해보도록 노력하고 있다.
근대 이후에 있었던 이야기들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가끔은 근대 이전 중세와 고대에 관한 내용들도 찾아볼 수 있기도 하다.
모든 날들이 역사적 순간들로 가득하다고 볼 수 있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하루 하루가 새롭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 매일들이 쌓이고 모이면서 혹은 생각지도 않던 과거가 지금 현재와 긴밀한 관련을 맺으면서 우리들의 삶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저자 나름대로의 관점과 기준을 갖고 매일 매일에 일어났던 온갖 중요한 순간들을 기록했으니 저자만의 방식으로 역사적 순간들을 나열하는 것일지도 모르고, 그동안 관심을 기울였던 인물들에 관한 태어남과 삶의 마감에 관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걸 떠나서, 글쓰기의 모범을 보인다고 말할 정도의 인상적인 수준은 아닐지라도 한정된 분량 속에서 어떻게 글의 완결성을 갖추도록 만들고, 여러 간략한 사전 정보들과 설명 그리고 자신만의 해석을 적절한 조화 속에서 마무리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며 읽어나가도 꽤 흡족한 책읽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편애 속에서 말하는 것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적절한 평가일지도 모른다.
읽어보면 알 것이다.
어떤 생각 속에서 이런 말을 꺼내게 되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