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논평전 - Lennon Legend
신현준 지음 / 리더스하우스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참고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87592&cid=40942&categoryId=34381

참고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8393&cid=42606&categoryId=42606

참고 : https://ko.wikipedia.org/wiki/%EC%A1%B4_%EB%A0%88%EB%85%BC

참고 : https://namu.wiki/w/%EC%A1%B4%20%EB%A0%88%EB%85%BC

 

 

 

 

 

1940.10.09 1980.12.08

 

 

 

 

존 레논

 

존 레논의 짧은 생애는 1960년대의 소용돌이로 가득한 시대와 떼어놓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쉽게 정리해서 설명할 수 없는 시대이고 어떤 식으로든 치열하기만 했던 시대였다. 온갖 표현으로 채워 넣어서 말할 수 있는 시절이었고 무언가가 폭발할 것 같던 시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갔던 그 시대의 상징이고 중심에 있었던 존 레논의 삶을 들여다 본 레논 평전을 읽은 다음에 존 레논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해보라면 쉽게 정리할 수 없겠지만 좌충우돌한 오르락내리락 거렸고 여러 번 휘청거리는 삶이었다고 말하게 될 것 같다.

 

개인과 정치 그리고 음악이 하나로 어우러져 거대한 물결을 만들어낸 혹은 만들려고 했던 삶이었다.

 

우선 저자는 그 자신이 어째서 존 레논에 대한 책을 쓰게 되었는지 되돌아 생각하며 그 의미를 잠시 고민한 다음 존 레논의 삶을 하나씩 설명하고 있다.

 

비틀스

 

존 레논의 삶을 알아볼 때 비틀스에 대한 부분을 빼놓는다면 허전한 부분이 많아질 것이고 반대로 비틀스에 대한 부분을 부각시키다보면 존 레논이 덜 주목되는 경우가 있는데, 다행히 레논...’은 비틀스에 관해서 되도록 간단하게만 언급하면서 존 레논의 삶에 집중해 있다.

 

그 개인의 삶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그의 음악에 대한 평가를 곁들이고 있는데, 저자가 음악평론가이기 때문에 음악에 관해서 저자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좀 더 흥미롭게 읽혀지기도 했다.

 

존 레논이 어떻게 저격당했고 급작스럽게 사망했는지를 알려준 다음 그의 삶의 처음으로 돌아가 죽음까지를 집어보고 있는 레논...’은 이미 알고 있는 유명인사의 삶이고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록스타의 삶이지만 여전히 인상적인 발자취를 보여준다.

 

무척 소란스러운 삶이었고 때로는 의욕과 생각만 앞서서 너무 앞서나간다는 생각이 들게 될 때도 때로는 너무 장난스럽고 바보스럽다는 생각하게 될 때도 순진하다고 생각하다가도 성숙함과 진지함을 보여줄 때도 있는 복잡하기만 한 삶이라 이것저것 다룰 부분들이 많았겠지만 되도록 간결하게 삶의 여러 순간들을 다루면서 존 레논 개인의 삶과 음악 그리고 점점 더 강해졌던 정치와 사회에 대한 직접적인 행동들을 잘 어우르면서 삶을 살펴보고 있다.

 

존 레논이 워낙 유명인이기 때문에 삶에 대해서 이미 알만한 것들은 다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모르고 있었던 부분들을 많이 알 수 있어서 읽는 재미가 컸고 어떤 부분에서는 이해할 수 없었던 행동과 선택들 또한 충분한 설명을 통해서 그럴만했다는 생각도 들게 되도록 존 레논의 입장을 알려주고 있다. 그 당시에는 그런 상황과 생각 속에서 했지만 어떤 부분은 이해되지만 나중에는 어떤 것들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짧게라도 정리해주고 있어서 더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왜 그랬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어처구니없는 모습들이 있기도 했지만.

 

존 레논의 삶에 대해서 꿈꾸던 세상과 음악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알 수 있게 됐지만 비틀스에서 벗어난 다음의 음악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조금은 밋밋하게 읽혀지는 부분들도 있었다.

 

사고뭉치처럼 생각되었던 존 레논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게 되어서 그를 다시 보게 되었고, 너무 오해하고 있었던 것 같아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해지기도 한다.

 

다만 옹호하고 호의적으로 이해한다면 존 레논의 여러 시행착오들이 이해될 수 있겠지만 조금은 달리 생각한다면 정치적 사회적 참여와 행동에 있어서는 그 개인에게 문제가 있을 때는 쉽게 물러났다는 점에서, 항상 그 개인의 삶이 결국 가장 중요했으며 내세워졌다는 점에서는 존 레논 개인에게 비난할 수 없겠지만 어떤 한계를 분명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열정적인 삶이었지만 모든 것을 불사르지는 않았다. 다른 사람들보다는 항상 앞장섰지만 자기 자신을 버리지는 않았다. 그런 모습들에 좀 더 여러 생각들을 해보게 된다. 나라면 어땠을까?

 

레논...’에서의 존 레논의 삶을 생각해보며 존 레논의 음악을 들어보고 그리고 비틀스의 음악을 다시 들어보고 싶다. 그러면 그를 조금 더 알 수 있으리라.

 

그리고 타협하지 않으려고 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생각을 발전시켜나가던 모습을 어떤 이상향을 꿈꾸던 모습을 쉽게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처럼 살수는 없겠지만 조금은 노력해보면 함께 꿈꿀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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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평전
찰스 펜 지음, 김기태 옮김 / 자인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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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높은 곳에 있지도, 먼 곳에 있지도 않다

황제도 아니고 왕도 아니다

그대는 그저 큰길가에 서 있는 보잘것없는 이정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바른 방향을 일러주어 길을 잃지 않게 한다

아직 길 위에 서 있는 이들에게 얼마나 더 가야 할지 알려준다

그대의 노고가 가볍지 않으므로 사람들은 늘 그대를 기억하리라

 

 

 

 

 

 

 

 

어쩌다가 호치민에 대해서 얘기를 나눌 일이 있었다. 그리 아는 것이 없어서 많은 얘기를 하지는 못했고 하게 된 말들에 대해서도 맞는 말이라고 자신 할 수 없었다. 틀린 생각들이 많았을 것 같다.

 

호치민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호치민이 이름이라는 것과 베트남 독립에 지대한 공헌이 있다는 것 정도만을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생각해보니 그것만 알고 있는 것 같고 나머지는 어딘가에서 지나치듯 들었거나 그러리라 추측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너무 알고 있는 것이 적다는 생각이 들었고 중고서점에 가게 되었을 때 책들을 그러던 중 찰스 펜의 호치민 평전이 눈에 들어왔고 그때 생각이 떠올라 곧장 손에 쥐게 되었다.

 

국내에 호치민의 생애에 관한 책은 많이 소개되진 않았고 출판된 책들 중 윌리엄 J. 듀이커의 호치민 평전이 가장 상세하게 호치민을 살펴보고 있어서 그 책을 읽어야했지만 1,000쪽에 가까운 분량이 부담스러워 우선은 간단하게 삶을 알아볼 생각으로 찰스 펜의 호치민 평전을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는 AP 통신기자였고 미국 정보국 CIA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동일 업무를 하던 OSS에 근무하면서 직접 호치민을 만나보기도 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어서 한편으로는 미국 측의 입장에 기울어져 호치민에 대해서 알려주겠지만 아주 왜곡된 시선으로만 호치민을 다루지는 않았을 것 같았고 실제로도 어느 정도의 객관적 시선으로 호치민을 살펴보고 있다.

 

OSS 출신이라는 선입견 때문일까? 읽으면서 평전이라는 느낌보다는 어쩐지 한 인물에 대한 보고서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되도록 간결하게 호치민의 삶에서 주요한 내용들을 빠르게 확인해보고 있다.

 

호치민을 생각하면 당연히 베트남을 떠올리기 마련이고 호치민에 대해서 알아볼 때 베트남을 떼어놓고 말할 것은 거의 없다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호치민은 베트남 독립을 위해서 모든 삶을 걸어왔고 그것이 가능하기 직전에 삶을 마감했다. 아쉽게도 독립을 달성하는 그 순간을 경허하진 못했지만 그것이 완수되는 것을 의심 없어하며 삶을 마감했을 것 같다.

 

되돌아 봤을 때도 과연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황과 과정 속에서 수많은 어려운 조건 속에서 이뤄낸 업적이기 때문에 베트남 사람들은 여전히 자부심을 갖고 있을 것이다.

 

외세의 힘에 무릎을 꿇고 깊은 좌절을 맛보았던 경험이 있는 나라의 국민이고 베트남처럼 스스로의 노력으로 독립을 쟁취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베트남의 경우가 그리고 호치민이라는 존재가 보다 특별하게 생각된다.

 

베트남이 독립하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겪어왔던 호치민의 삶이기 때문에 그리고 오로지 베트남 독립을 위해서 살아왔던 호치민이었기 때문에 그 누구와 비교해도 편하고 안락한 삶이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저자가 말하듯 호치민은 베트남 독립과 전쟁이 완결되기 전에 사망을 했기 때문에 그의 과거에 관한 정보가 생각보다 부족하기만 하고 (본인 스스로가 많은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 전쟁이 진행되는 도중이라 일부러 알아보려는 노력도 적었을 것이고) 청년기 이후의 삶에 대해서 다룰 때에도 독립을 위한 처절한 노력으로 가득할 뿐이라 상대적으로 극적인 매력이 적어서인지 호치민은 다른 (혁명 혹은 독립에 성공한) 공산주의자와 민족주의자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되는 것 같다.

 

무관심한 것 같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호치민을 말하는 경우는 적은 것 같은데, 어째서 연구자들이 호치민에 대해서는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는지 조금은 궁금하게 된다.

 

좀 더 상세하게 살펴보고 그 고된 삶을 자세히 알아본다면 지금처럼 야박하다고 말할 정도로 언급되는 경우가 적은 이유에 대해서 궁금증과 또는 불만을 갖게 될 것 같다. 어쩐지 홀대당하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소련과 중국과 같이 사회주의 그리고 공산주의 국가들 중 핵심 국가에서 벗어나 있는 주변부 국가의 지도자였기 때문에 덜 주목하게 된 것인지 그게 아니면 일정하게 소련과 중국과 거리를 갖고 있어서 항상 의심스럽게 생각되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여러 방식으로 견제를 받았고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던 삶처럼 죽음 이후에도 이런 저런 방식으로 주변부로 미뤄놓거나 덜 주목하게 되는 것 같다.

 

더 많은 연구자들의 연구와 검토가 이뤄진다면 좀 더 다양한 모습을 알 수 있을 것이고 좋은 모습들만이 아닌 부정적인 평가들도 생겨나겠지만 아직 많은 것들이 감춰져 있고 덜 다뤄진 것 같다는 생각에 호치민의 삶에 대해서 좀 더 꾸준한 관심이 이어져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그리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지만 아시아에서 살아가면서 너무 아시아에서 알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는 반성을 새삼 해보게 된다.

 

조금이라도 더 알아봐야겠다.

 

저자는 되도록 길고 장황하지 않게 마치 보고서로 작성하듯 호치민의 삶을 다루고 있다. 중요한 사건들이 간단하게 언급되고 상세하게 다룰 필요가 있는 부분들도 대략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기 때문인지 빠른 진행으로 그의 삶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호치민의 삶에서 저자가 생각하기에 무척 중요한 내용들만을 되도록 짧게 다루고 있다. 더 깊이 알 수 없지만 대략적으로는 삶을 알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어린 시절

해외를 떠돌던 시절

유럽과 미국에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공부하게 된 과정

베트남의 독립을 위해서 어떤 노력들이 있었는지

소련으로 중국으로 향해서 무엇을 깨닫게 되었는지

베트남으로 돌아와 독립을 위해서 계속되는 투쟁과 전투의 과정들

처음에는 프랑스를 나중에는 미국과 베트남 독립을 위해서 싸우는 과정들

그 과정 속에서 보여주는 기민한 정치적 노력들 까지

 

호치민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룰 수 있는 순간들만 잘 골라냈기 때문에 (사람들에 따라 누락되고 제외된 부분들을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의 삶을 조금은 엿볼 수 있고 그 짧은 엿보기의 과정에서 호치민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만든다.

 

어떻게 저런 삶을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존경심만 커지게 하는 삶이었다. 본보기로 삼기에는 너무 힘겹고 고난으로 가득한 삶이고 스스로에 대해서는 엄격하면서 베트남 독립을 위해서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던 호치민의 삶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게 된다.

 

너무 위대한 삶이라 어떤 식으로 비난하든 반박하고 싶고 호치민의 입장을 옹호하고 변명이라도 해주고 싶어지는 삶이었다.

 

물론, 삶에서 어떤 잘못도 없는 삶은 가능하지 않듯이 베트남 독립의 과정 속에서 호치민 또한 곤혹스러운 부분도 있고 애써 변명해도 그 잘못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기 마련일 것이다.

 

...’에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아주 간략하게 언급되고 있지만 호치민의 전체 삶을 생각한다면 그 잘못된 부분들에 대해서 충분히 비난과 비판이 필요할 것이지만 호치민의 잘못을 크게 나무라고 싶기 보다는 어쩌다 그런 상황으로 번졌을지 그 상황과 호치민의 곤란한 입장을 먼저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에 대해서 무언가를 말하라면 결국에는 찬사만이 남게 될 것 같고 실제로도 악의적인 평가보다는 칭송이 대부분인 것 같다.

 

무척 존경심을 갖게 만드는 삶인 것 같다. 시간과 기회가 허락한다면 좀 더 그의 삶을 알아보고 싶다.

 

베트남 독립과 혁명을 위해서 일생을 바쳤던 삶이었고 누군가에게 비난을 받기 보다는 존경과 존중을 받을 삶이었다. 아쉬운 부분도 실망을 느끼는 부분도 있겠지만 다른 이에 비해서 잘못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쩐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언급되는 경우가 적다는 생각에 여러 위대한 혁명가 혹은 지도자를 말하게 될 때 일부러라도 앞에 자리하도록 해야겠다.

 

 

 

 

 

 

 

 

 

참고 : 호치민이 공산주의자인가 민족주의자인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논란이 계속 있을 것 같다. 둘 다라는 말이 맞을 것 같지만 때에 따라서 실리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무언가를 모색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주 떠올리며 생각할만한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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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열린책들 세계문학 46
존 르 카레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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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55966985






패배

좌절

허무

우울


음울한 기분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점점 더 허우적거리며 빠져들고만 있으며 피하고 싶지만 숙명처럼 패배로 향하고만 있는 존 르 카레의 소설들에 어떤 재미와 즐거움이 있냐고 묻는다면 존 르 카레가 만들어내는 외톨이들의 정서에 큰 호감을 느끼고 결국에는 모든 이들이 패배자들이고 진흙탕 싸움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마무리 되는 그들이 겪게 되는 이야기와 울적한 끝맺음에 깊이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게 된다.


존 르 카레의 여러 걸작 소설들 중에서도 특별하게 언급되는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는 존 르 카레가 경험한 첫 거대한 성공이었고 이전에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소설을 썼다면 이제는 소설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주게 된 개인으로서도 무척 의미 깊은 소설이면서 전체 경력 속에서도 의미 있는 살펴보게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이 소설이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해서 평론가의 글을 함께 수록하고 있고 존 르 카레 개인이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해서도 후기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별달리 언급하게 될 부분은 없을 것 같다. 


성실하고 자세하게 모든 것들을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덧붙여서 뭔가를 말할 것도 없고 냉전 시대의 복잡하고 어수선한 모습에 대한 경험도 없기 때문에 ‘추운...’에서 보여주는 끝없는 비정함과 지저분함에 대해서 조금은 당황하게 되고 비열함과 추악함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들처럼 나 또한 그들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부끄럽게 인정하게 된다.


이미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이미 접하기는 했지만 무척 새롭게만 느껴지고 영화보다 좀 더 흥미를 느끼면서 읽혀지게 된다. 물론, 어떤 부분에서는 읽기가 불편해지게 될 때도 있지만.


이야기 구성은 조금은 느슨하지만 천천히 어째서 그런 내용들을 다뤘는지 굳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이 진행된 다음에 그 이유를 나중에서야 알 수 있도록 만들고 그런 정교한 구성 때문에 그리고 그 진행의 과정 속에서 주인공 리머스를 통해 복잡한 내면을, 퉁명스럽고 냉소적으로 말하지만 항상 존 르 카레의 소설에서 볼 수 있게 되는 이제는 가까운 주변 사람 없이 그저 실패로 가득한 경력(사생활)과 내쫓기기 직전에 내몰려진 중년의 남성이 갖고 있는 서글픔을 (남성들이라면) 깊이 공감하도록 잘 설명하고 있다.


과연 여성들은 존 르 카레의 소설에 매력을 느낄 수 있을까? 혹은 재미를 찾을 수 있을까?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러기가 쉽진 않을 것 같다. 존 르 카레가 만들어내는 등장인물들은 항상 그렇듯 어둡기만 하고 내성적이면서도 고집스럽고 모든 사람들에게 원하지는 않지만 상처를 주고 있다.


그나마 ‘추운...’의 주인공 리먼스는 상대적으로 활동적이고 의욕이 있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자신의 패배에 대해서 절망하고 좌절하게 되기도 한다. 거창한 이유와 목적 속에서 희생되고 매몰되는 개인들을 찾아내는 존 르 카레의 재능은 항상 그렇듯 빛나고 있고 베를린에서 런던으로 그리고 다시 베를린으로 향하면서 이어지는 거대한 음모와 반전에 다시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구성은 격렬한 재미를 만들지는 않지만 팽팽한 긴장감과 깊은 피곤을 담고 있다.


흥미롭게 읽혀지면서 읽혀지는 도중 그 당시의 (흔히 말하는) 서유럽과 동유럽이 갖고 있는 두 체제 간의 첨예한 대립과 반대로 개인이라는 존재는 점점 작아지게 되거나 제외되어가는 (동일하게) 잘못된 모습들을 살펴보면서 어느 세계가 더 좋은 세계라고 말할 수 없고 양쪽 모두 잘못된 점들을 더욱 강조시켜놓고 있기 때문에 회색분자 혹은 냉정한 비판자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것 같다.


항상 말하지만 회색만큼 존 르 카레의 소설에 어울리는 색도 없을 것 같다.


정보부 혹은 스파이들의 다툼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고위직 공무원들의 갈등과 신경전 정도로 읽혀지게 되기도 하는데, 그렇게 좀 더 폭넓은 이해와 해석이 가능하기도 해서 냉전이 끝났어도 읽혀질 수 있는 것 같고 다른 방식으로 다른 해석으로도 가능할 수 있는 것 같다.


여러 가지로 흥미로운 내용이었고 사람들에 따라서는 더 많은 것들을 살펴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우울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면 절대 피해야 할 소설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이 소설을 읽는 순간 감탄을 거듭할 것 같다.


반복해서 읽게 만드는 글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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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의 거룩함 - 에세이 고종석 선집
고종석 지음 / 알마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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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이라는 작가(혹은 기자)에 대해서 안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도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아무래도 트위터를 통해서 알게 된 것 같다는 짐작만 할 뿐이다.


어쩌다가 알게 되었고 어떻게 하다가 그의 (트위터의 글들이 아닌) 글을 접하게 되었는데, 트위터를 통해서 접하는 글들과는 전혀 다른 모양새의 글들이라 조금은 당황스러운 기분이 들었었다.


트위터를 통해서는 정돈되어 있지 않은 글들이었다면 책을 통해서는 무척 정돈되어 있고 간결하게 자신의 생각에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글을 썼다.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너무 뒤늦게 알게 되었다는 괜한 자책이 들었을 정도였다. 탁월한 문장가로 손꼽힌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나중이었다. 그 평가에 당연히 공감했다.


트위터를 통해서는 여러 가지로 논란을 만들고 소란스러운 모습만을 봤다면 책을 통해서는 정갈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말끔함을 보게 된다.


뛰어난 글쟁이라는 것을 알게 된 다음에는 그의 책들을 구할 기회가 생긴다면 곧장 구해서 읽게 되었는데, ‘사소한 것들의 거룩함’ 또한 우연하게 손에 들어오자마자 곧장 읽어보게 되었다.


최근에는 절필을 선언하고 지금까지 발표한 글들을 정리하거나 강연과 강의 내용을 책으로 묶어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그리고 여전히 트위터를 통해서 시끄럽게 굴고 있다는 소식도 듣고 있다), 이 선집 또한 작가가 이런 저런 방식으로 발표한 글들 중 에세이라는 테두리 속에 들어갈 수 있을 글들 중에서 골라진 글들이다.


워낙 뛰어난 글쟁이라 뭐든 잘 써냈겠지만 그런 글들 중에서도 따로 모아둔 글들이기 때문에 좀 더 잘 읽혀지고 그 빼어난 솜씨에 감탄하며 읽게 된다.


그의 글을 읽을 때면 항상 그 글을 닮고 싶고 내 글에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지만 그런 기웃거림은 기껏해야 얄팍한 흉내 이상을 보여주진 못하기 때문에 그저 글을 읽으며 참 잘 쓴다는 생각을 그리고 조금이라도 본받기를 바랄 뿐이다.


시기적으로 이미 많은 세월이 흐른 글들이 대부분이고 여러 방식으로 발표된 글들이라 조금은 산만하게 읽혀질 수 있지만 어차피 3권의 책으로 나눠져서 발표된 글들이 모여진 것이기 때문에(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도시의 기억, 고종석의 여자들 그리고 우수리라는 이름을 붙인 여러 방식으로 발표된 글들까지) 그 어수선함에 눈살이 찌푸려지진 않는다.


때때로 지나칠 정도로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을 말하거나 속마음을 꺼내고 있고 어떤 생각에 대해서는 그와는 조금은 달리 생각하게 될 때도 있다. 간간히 어느 정도 이상으로 생각을 내세우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동의는 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이해나 납득은 가능한 생각을 말해준다.


스스로에 대해서 조금은 야박하게 말하고 있는 버릇이 있는데, 약간의 웃음거리로 혹은 때묻고 지저분해져버린 중년의 모습을 냉소와 허탈의 기분으로 말하면서 여러 주제들을, 전혀 모르거나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내용을 다루기도 하는 등 에세이 형식으로 발표된 글들 중 도드라진 글들이 모아져서인지 글 하나 하나가 좀 더 흥미롭게 읽혀진다.


개인적인 경험과 기억들을 혹은 감정을 겹쳐놓은 글들이 많아 작가 개인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되고, 주제에 대해서 한편으로는 조금은 거리를 갖으려고 하면서도 가끔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도 하는 등 글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이 책도 작가의 다른 책들처럼 때때로 다시 펼쳐보게 될 것 같다.


좋은 글들을 읽을 때면 그 뛰어남에 감탄하게 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내 부족한 능력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한심스럽기도 하다. 질투 아닌 질투도 느끼지만 그 질투를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더욱 한심스럽게 보일 것이다. 수준이 너무 다르니 그런 감정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느끼게 된다.


특히 이렇게 좋은 글들을 읽을 때면 아무리 노력해도, 열심히 읽고 써도 압도적인 재능을 쫓을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받아들이기 싫지만 그게 진실인 것 같다.


그래도 그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싶고 조금은 나아지고 싶은 마음 또한 어쩔 수 없이 갖게 된다.


그러니... 계속해서 무언가를 읽어보고 써보게 된다. 언젠가는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좋겠다.


좋은 글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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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
존 르 카레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남자는 이런 유형의 사람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사람은 ... 피로에 지친 간부였다

 

 

 

 

그동안 존 르 카레의 작품들에 항상 관심을 갖고 있었고 언젠가는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생각으로만 머물고 있을 뿐 계속해서 미루고 있었다.

 

어쩐지 다가가기가 어렵게 느껴지고 뭔가 피하고 싶은 기분이 컸다. 긴장감 보다는 느슨하고 지루할 수 있다는 평을 많이 접해서 읽기가 머뭇거려졌다.

 

그나마 존 르 카레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경우는 (영화라는 이점 때문에) 부담 없이 찾아볼 수 있었지만 어쩐지 책을 통해서 접하려고 하는 시도는 하지 않고 있었다.

 

왜 그랬을까? 어쩌면 존 르 카레의 소설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에서 보여주는 특유의 짓눌린 피곤과 지쳐 있는 모습들을 읽어내기가 싫어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래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모스트 원티드 맨을 읽어봤고 영화와는 조금은 다른 분위기였고 이야기도 영화처럼 속도감 있게 진행되진 않았지만 어째서 많은 사람들이 존 르 카레를 추켜세우는지를 잘 알 수 있었고 읽어볼만한 작가라는 것에 동의하게 됐다. 그리고 다른 대표작들도 읽고 싶어졌다.

 

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는 존 르 카레가 작가로서 처음으로 발표한 소설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후의 대표작들을 생각한다면) 조금은 소박하고 허전하게 느껴지는 완성이지만 존 르 카레 특유의 글쓰기 특징들과 (전체적으로 우울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많은 점에서 그만의 글이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는 것을 잘 느낄 수 있었고 음미할만한 되새겨볼만한 감수성으로 가득했다.

 

존 르 카레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비관적이면서 피곤함과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등장인물들과 사건들을 만들어내고 있고 그런 점에 매력을 느낀 많은 사람들이 꾸준하게 존 르 카레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아마도 점점 더 늘기만 하진 않을까?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 또한 많을 것 같다.

 

존 르 카레가 만들어낸 등장인물들 중 그의 첫 소설인 죽은...’에서부터 등장하고 있고 그의 여러 소설들에서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한 (작가가 개인적으로도 특별한 애착을 느낄만한) 조지 스마일리가 등장하는 죽은...’은 전체적으로는 스파이 소설이라는 모양새를 보여주지만 이야기 구성이나 진행에 있어서는 스파이 소설의 특징보다는 추리소설이나 범죄소설의 분위기가 더 많이 묻어나고 있다.

 

스파이 혐의가 있는 외무부 직원과의 면담 이후 외무부 직원의 갑작스러운 자살과 그 이후 전체적인 상황을 적당하게 정리하려는 분위기 속에서 자살의 동기와 이유에 대한 의심이 커져가고 그런 의심 때문에 진실을 뒤쫓던 중 연이어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찾아지면서 사건의 배후를 파헤쳐 간다는 줄거리의 죽은...’은 마치 추리소설과 범죄소설처럼 의심스러운 부분들을 조금씩 파고들면서 점점 더 거대한 음모와 숨겨졌던 진실을 밝혀내는 이야기 구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의 특징과 개성을 잘 만들어내고 있고 느슨한 진행이기는 하지만 여러 반전들을 배치하는 등 대중소설로서의 매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등장인물들에 대한 상세한 표현과 주인공 조지 스마일리의 내면적 갈등과 독백을 통해서 냉전시대의 사람들의 일그러지고 불안감으로 가득한 정신 상태와 너무 예민하고 민감해서 정신적인 피로로 가득한 황량한 내면의 풍경을 잘 이해시켜주고 있다.

 

이야기가 갖고 있는 재미와 매력도 부족함 없지만 역시나 존 르 카레의 글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지긋지긋하게 느껴질 정도로 기다림에 지쳐버린 것 같은, 잔뜩 피곤해서 뭐든 포기하고 싶고 그만두고 싶어지기만 하는 정서를 설득력 있게 만들어내고 있는데, ‘죽은...’에서도 영국 정보부 사람들을 통해서 그들의 무덤덤하면서도 무표정한 겉모습과는 다른 마음 속 깊숙한 곳에 있는 정신적 피곤함과 불안감을 흥미롭게 다뤄내고 있다.

 

존 르 카레의 소설에서는 항상 느슨하게 이야기를 진행하다가 갑작스럽게 속도를 내도록 만들어 집중하지 않고 읽게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게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죽은...’도 마찬가지로 지루한 진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대충 읽다보면 갑작스럽게 이야기가 빠른 진행을 보여서 조금은 어리둥절해지게 될 수 있으니 등장인물들이 어떤 식으로 사건을 접근하게 되는지 잘 확인하면서 읽어볼 필요가 있다.

 

아마도 그렇게 느껴지게 되는 이유는 사건의 진행과정 속에서 등장인물들(‘죽은...’에서는 조지 스마일리)을 통해서 여러 감정적 복잡함과 정신적이고 정서적은 혼란들, 사건 외에도 자신에게 놓은 여러 개인적 복잡한 사정들을 사건과 함께 다뤄내고 있기 때문에 사건 자체에 대해서 집중을 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는 촘촘한 진행과 긴장감 가득하고 속도감 있는 진행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라면 존 르 카레의 글에서는 불필요한 군더더기가 많다는 평가도 가능할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중심 줄거리가 갖고 있는 재미들도 충분하지만 보다 복잡하고 잔뜩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등장인물들이 전달하는 짙은 피곤과 패배감으로 가득한 모습들에 더 관심을 가게 되는 경우도 있어서 이런 구성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죽은...’에서는 영국 정보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보원들이지만 우리들의 일상과는 다른 특별한 모습들을 알려주기 보다는 관료사회에서 서류더미와 온갖 절차적인 문제들에 피곤해 하는 모습들을, 진실을 밝혀내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불리하지 않게 적당하게 처리하려는 모습과 내부적으로는 주어진 권력을 잃지 않으려고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골몰하는 모습들 등 어떤 화려함을 확인하기 보다는 회색빛으로 채워진 지루함이 스며들어 있는 모습들로 읽혀지게 만든다.

 

아마도 그게 더 현실적인 모습일 것이고 그 당시의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을 것이지만 스파이 소설이라는 장르로서 생각한다면 조금은 엉뚱하고 지나칠 정도로 현실적이라 환상을 (철저하게) 깨트려놓기도 한다.

 

끈질긴 기다림과 조그만 빈틈을 통해서 파고들어가는 모습들이 진짜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기는 하겠지만 좀 더 자극적이고 박진감 있는 상황을 기대하는 사람들이라면 너무 밋밋해서 읽기 싫어진다는 말도 할 것 같다.

 

스파이 소설이기 보다는 다니기 싫어도 월급 때문에 다니고 있는 피곤 가득하게 직장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인지 헷갈리게 될 정도지만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현실보다 더 현실처럼 느껴진다고 말하게 되는 것 같다.

 

팍팍하고 지루한 일상을 담고 있다지만 그들이 정보부 사람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관여하는 사건이 조금은 특별해지고 일상에서 맛볼 수 없는 긴장과 불안함을 더욱 강조되는데,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내면은 더욱 황폐하고 황량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계속되는 기다림과 틈새라도 찾아내려는 집요함 그리고 계속되는 긴장과 불안은 멀쩡한 사람도 강박과 피해망상증에 시달리게 될 것이고 냉전이라는 시대는 모든 사람들이 정상적인 생각을 할 수 없는 제정신으로는 살아갈 수 없게 만드는 시대였음을 독특한 방식으로 존 르 카레는 폭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직은 존 르 카레의 글을 얼마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읽어봐야만 명확한 특징들을 찾을 수 있겠지만 육체적인 피곤 이상으로 정신적으로 지쳐있고 뭔가 수줍고 어색해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어떤 기괴함도 느껴지게 된다.

 

존 르 카레의 다른 대표작들을 통해서 그가 만들어내고 그가 생각하는 세상이 무척 궁금해지게 된다.

 

그의 소설들은 회색빛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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