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 신장판 1~42 세트 - 전42권 - 완결
토리야마 아키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참고 : https://namu.wiki/w/%EB%93%9C%EB%9E%98%EA%B3%A4%EB%B3%BC

 

 

 

 

정말 오랜만에 드래곤볼을 다시 봤다. 요즘 말을 쓰면 정주행 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다시 본 건 아니지만 처음 봤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재미나다. 마인 부우 편이 항상 거슬리고 인조인간 17, 18호와 셀 편으로 끝냈다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것만 눈감아 준다면(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만화-코믹스로 언제나 꼽을 것 같다. 만화라는 것이 이렇게까지 재미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해줬고 확신하게 해줬다.

 

처음 봤을 때를 떠올리며 다시 보게 된다. 당시는 아직 연재 중이었다. 매주 어떤 식으로 이야기일지 두근거리며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크리링이 죽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던 순간이 생각난다. 손오공이 죽는 모습에 놀라워했던 기억도 나고. 베지터나 프리저의 막강함에 전율했었고, 인조인간과 셀의 등장에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될 것인지 긴장감 가득 본 시절이 아직도 여전하다. 잊지 못할 것이다. 마인 부우 편에 대한 실망감 또한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왜 그런 식으로 만들어서...

 

이런저런 여러 추억들이 많고 어렸을 때 기억도 함께 나서인지 앞으로도 이걸 최고로 꼽을 것 같다. 그리고 슬램덩크나 몇몇 만화들이 함께 생각난다.

 

토리야마 아키라 鳥山明

 

농담처럼 한자 그대로 읽어 조산명 선생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는 것 같다. 어렸을 때 토리야마 아키라는 말 그대로 만화의 신이었다. ‘닥터 슬럼프드래곤볼을 만들었으니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냥 신이었다.

 

그의 상상력과 연출, 속도감 있는 이야기 전개에 감탄했다. 손오공이 초사이어인으로 변했을 때의 놀라움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피라후 편

21회 천하제일무도회 편

레드리본군 편

점쟁이 바바 편

22회 천하제일무도회 편

피콜로 대마왕 편

23회 천하제일무도회 편

사이어인 편

프리저 편

인조인간 편

마인 부우 편

 

나루토블리치혹은 원피스와 같은 최근 엄청난 인기를 끈 만화와 비교해도 40권이 조금 넘는 분량에서 무척 많은 이야기가 진행됐다. “특유의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독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진행때문이고 대충 캐릭터만 알고 있으면 아무 권이나 집어 들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기 시작해도 금세 재미를 느끼고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자질구레한 떡밥과 의문점은 전혀 질질 끌지 않고 몇 에피소드 내에 바로 해소시킨다. 그만큼 과거 회상이 없다 시피하고, 과거의 일에 대해 별로 연연하지 않고, 기술 설명이나 기술을 얻은 경위를 간소하게 처리한다. 드래곤볼 이후 원나블로 대표되는 소년만화들이 과거 회상이나 기술 설명 등에 목매여서 심할 때는 전개의 맥을 끊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난다. 덕분에 만화 전개의 속도감이 굉장히 뛰어나 독자들이 빨려 들어가다시피 만화에 몰두하게 만들어 손에 쥐면 끝까지 봐야지 직성이 풀리게 만든다.

 

여전히 마인 부우 편만 없었으면 더 위대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나 좋아하는 편은 레드리본군 편이었고 사이어인 편부터 인조인간 편까지의 긴박감과 속도감 있는 전개는 어떤 것도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흡인력을 보여준다.

 

완결이 된 다음이 아닌 연재 중에 봤기 때문에 더 애착이 가는 만화인 것 같다. 추억놀이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때때로 이걸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만화가 올라설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드래곤볼은 항상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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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 2020-06-16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래곤볼에서 모든게 멈췄다면 인조인간편에서 끝내는것도 좋았을것입니다. 그러나 세계관의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마인부우편이 필수적입니다.

배군 2020-06-16 08:45   좋아요 0 | URL
그렇게도볼수있겠네요.
감사합니다.
 
서얼단상 - 한 전라도 사람의 세상 읽기
고종석 지음 / 개마고원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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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글에 관심이 많아 구해지면 곧장 읽었지만 이건 조금은 고민하게 됐다. 2002년에 출판됐고 그 당시에 관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라 읽을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래도 읽을 만한 부분이 있으리라 생각에 읽어봤고 지금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구석도 있었지만 아주 실망스럽진 않았다. 만약 그 시절에 읽었다면 좀 더 흥미로웠을 것 같다. 긴장감도 느껴졌을 것 같고. 이제야 읽게 되니 그때의 치열함이 지금은 얼마나 나아졌나? 라는 물음도 생기고.

 

시기적으로는 근 20년 전의 글이라 느슨한 기분으로 읽게 된다. 마치 과거를 회고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게다가 그때는 저자가 거론하는 문제의식에 대해 생각조차 안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생소하게 느껴지게 된다. 시대에 대한 단상도 그렇지만 서평에 관해서도 다루고 있는 책 중 읽은 게 거의 없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게 될 때도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저자의 글쓰기에 관심이 커서인지 그럼에도 읽어 볼만 했다.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 읽어도 때늦었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은 적었다. 전라도에 대한 복잡한 심정-자의식을 다루는 1부는 여전히 쉽게 말할 수 없는 부분을 무척 자세히 다루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때때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경우만 있을 뿐 언제라도 떠오를 수 있는 문제라 본다. 잊을만하면 꺼내지는 문제기도 하고. 그런 점에서 개인적인 경험과 입장 그리고 사회적인 문제점을 잘 포개고 있다. 불만스럽게 읽는다면 너무 예민하다고 말하거나 피해의식으로 가득하다는 말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진 않지만.

 

서얼단상에는 조선일보에 관한 비판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러 방식으로 비판하고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지금도 나아진 점 없이 종합편성채널까지 만들어 좀 더 영역을 넓힌 상황이라 그때의 답답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어디서부터 바꿔나갈 수 있을까? 좋아진 부분은 생각나지 않고 나빠진 점만 떠올려진다. 아직 끝나지 않은 문제를 그때는 좀 더 치열하게 다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다른 질문을 해보게 된다. 그 치열함이 어떻게 식은 것일까? 그게 아니면 패배한 것일까?

 

그 외의 논의들은 앞서 말한 전라도, 조선일보와 함께 엮어서 다룰 때도 있지만 저자의 예민한 감각 속에서 들여다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생각해보면 2002년은 뭐든 시끄러웠고 이런 식의 글에 괜한 열중을 하던 시대라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해가며 읽게 된다.

 

항상 비슷한 감수성과 감각을 보여준 저자의 글이지만 다른 저서들과 조금은 다른 느낌을 갖게 된다. 이번만큼 전라도라는 태생과 한계를 직접적으로 다룬 글을 모아둔 적도 없었던 것 같고 조선일보를 집중적으로 논한 적도 없었던 것 같아 꽤 중요한 책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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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 2014-2018 황현산의 트위터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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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알게 된 것은 책이 아닌 트위터 https://twitter.com/septuor1 를 통해서였다. 누군가가 리트윗(재전송 Retweet)한 글을 자주 접하면서 알게 되었고 생각도 글도 마음에 들어 찾아보게 됐다. 저자의 명성을 알게 된 것은 이미 세상을 떠난 다음이었다. 너무 뒤늦게 알게 된 것에 안타까웠다. 제목처럼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는 생각도 하게 됐고.

 

그런 생각 속에서 뒤늦게 저자의 산문집을 읽게 됐다. ‘밤이 선생이다를 읽었고, 좀 더 시간이 지난 다음 사소한 부탁을 읽었다. 읽으니 더 아쉬움이 커졌다. 좀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다는 괜한 후회도 했고. 근데, 미리 알았어도 달라질 것이 있었을까?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달라질 것도 없었을 것이다. 그저 아쉬움 때문에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고.

 

좋은 문장은 어떤 것인지, 좋은 스승은 어떤 모습인지 몸소 보여주었. 트위터를 통해서 알게 되었든 책을 통해서든 운 좋게 직접 만났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책도 트위터도 그리고 삶도 아주 다른 모습이진 않았을 것 같다. 직접 만난 적 없고 어떤 사람인지 알 순 없지만 어쩐지 그럴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알던 사람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진지할 때도 있고, 준엄하게 꾸짖기도 하고, 뭔가 크게 화를 낼 때도 있으면서 어떤 경우는 재기발랄하기도 한 저자의 트위터 글을 모은 이 책을 읽으니 이제는 만날 수 없음을 더 절실히 느끼게 된다.

 

“201411월부터 20186월까지 그가 기록해왔던 트위터의 글을 그대로 모은 것이니 저자의 트위터를 이미 찾아봤다면 읽을 필요가 없겠지만 책으로 엮으니 좀 더 다른 느낌이 들게 된다. 그걸로 또 트집 잡을 사람도 있겠지만.

 

대략 4년의 기간 동안 평소에 즐겨 하던 농담들, 은유와 이야기들, 글쓰기와 번역에 대한 생각들,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전반을 아우르는 사유들, 고양이와 함께한 일상의 단면들이 8,500개 이상의 트윗을 날렸으니 적다고는 말할 수 없을 수다였다. 거기서 배울 것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으니 저자를 안다면 그리고 여전히 그립다면 트윗을 읽으면 떠올리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하면서도, 누군가의 반론을 경청하고, 타당하다고 여겨지면 기존 생각을 주저 없이 수정했다. 때로는 예리한 언어로 표현하기도 하였으나 유머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유연한 모습도 보여 앞으로도 자주 기억날 것 같다. 참된 스승이라는 말이 맞을 것이다. 만난 적도 없는 분에게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이 맞진 않겠지만 그게 가장 적절해 보인다.

 

깊이 있는 인생관과 빛나는 통찰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기에 한 문장 한 문장에 마음과 눈이 오래 머무른다. 비록 그는 이 세상에 없지만, 그가 남긴 이 좋은 문장들은 오래도록 빛을 발할 것이다. 뒤늦게 알게 된 나도 이렇게 서운할 정도니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나 가족들은 그 슬픔이 얼마나 클까?

 

선생의 트위터는 있고 그 트위터를 어찌할 수 있는 선생은 없다. 그렇다. 선생은 이제 없다. 그러나 선생의 글은 아직 있다. 트위터 안에서만은 영영 있다. 이 책은 그러니까 그 영원함을 근간으로 삼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삭제할 수 없음, 부인할 수 없음, 돌아설 수 있음, 뒤는 없고 앞만 있음, 달리 말하자면 그러한 무방비의 당당함.”이라는 말에 따로 덧붙일 게 없다. 그저 결국 글은 남겨져 있다. 그 정신도 글로 남겨져 있다 할 수 있고.

 

저자의 부재를 말로도 글로도 표현할 방법은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저자의 글을 읽고 곱씹으며 그 생각을 가슴 속에 남겨두는 방법 말고는 다른 건 모르겠다.

 

이걸 읽으니 저자의 빈자리를 더 절실히 느껴진다.

 

 

 

 

 

참고 : 계속해서 자랑하게 된다. 저자의 팔로잉 757명 중 나도 있다. 난 그게 나름대로 자랑이다. 그래서 더 슬프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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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의 구조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 10
가라타니 고진 지음, 조영일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재검토와 보완 그리고 넘어서기

 

가라타니 고진의 세계사의 구조를 읽으면서 들게 된 생각은 저랬다. 그건 트랜스크리틱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도 그는 마르크스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고 거기에 칸트를 혹은 다른 이들의 생각을 더해 자신의 생각을 펼쳐 보인다.

 

사회구성체 역사를 교환양식의 관점에서 다시 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자본론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혹은 마르크스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어렵게 읽진 않을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쉽게 읽혀지지도 않는다.

 

자본론이 자본주의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시도였다면 가라타니 고진은 그 과정에서 놓치거나 주목하지 못한 부분을 더해 보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과 희망을 혹은 다짐을 말하려고 한다.

 

서설을 통해 이 책이 어떤 논의를 할 것인지 전반적으로 알려준 다음 하나씩 자세히 다뤄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우선 최초의 사회라 할 수 있는 씨족사회가 어떤 이유로 정주사회로 변화가 이뤄졌는지를 알아본다. 그로 인해서 증여와 교환이 발생하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사회구성체인 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본다.

 

농업혁명, 도시의 형성, 사회계약 등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확인한 후 국가 내 그리고 국가 간 (상품)교환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 등장하는 화폐에 대한 논의가 이어진다. 당연히 자본에 대한 얘기로 넘어갈 수밖에 없고.

 

가라타니 고진의 논의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항상 그가 넓은 범위에서 생각하고 있음을 알고 있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세계)제국에 대해 말하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질 것이다. 제국과 종교에 대해 이것저것 살펴본 다음 따로 나눠놓고 생각했던 것들을 묶어서 생각해보고 있다.

 

세계=제국과 세계=경제에 대한 논의를 통해 국가와 자본 그리고 그가 꾸준하게 다루고 있는 네이션과 어소시에이셔니즘을 중심에 놓고 있고 마무리로 지금 현재를 그리고 앞으로를 고민하며 자신의 논의를 정리하고 있다.

 

세계공화국으로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렇게까지 생소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보진 않을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확장시켜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지금의 세계는 어떻게 지금과 같은 구조가 되었는지 알아보고 그에 대한 비판과 변화에 대한 전망(과 의지)을 내놓고 있다.

 

다시 쓰는 자본론’”이라는 평가보다는 제목 그대로 마르크스의 논의를 토대로 한 세계사라고 생각하며 읽는 게 알맞을 것 같다. 마르크스 이후의 여러 연구들을 적극 반영하고 있어 좀 더 세련-보완된 논의이기도 할 것이고.

 

그의 시각이 못마땅한 사람은 이전에도 그랬을 것이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가 꾸준하게 주장하고 있는 자본주의를 넘어선 세계동시혁명 또는 세계공화국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아주 허튼 꿈은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은 관심을 갖고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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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시티헌터 (총35권/완결)
호조 츠카사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참고 : https://namu.wiki/w/%EC%8B%9C%ED%8B%B0%ED%97%8C%ED%84%B0?from=%EC%8B%9C%ED%8B%B0%20%ED%97%8C%ED%84%B0

참고 : https://namu.wiki/w/%EC%82%AC%EC%97%90%EB%B0%94%20%EB%A3%8C

 

 

 

1990년대를 기억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수많은 해적판 만화를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는 당연히 드래곤볼이겠지만 그것 말고도 취향에 따라 온갖 만화들이 불법-해적판으로 출판되었고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그게 학교 앞이든 동네 서점이든) 있었다.

 

시티헌터는 그렇게 소개된 만화-코믹스 중 단연 눈길을 끌었다. 정교하고 섬세한 그림과(지금 봐도 정말 잘 그렸다) 진지함과 웃음이 잘 섞여져 있었다. 성적인 부분을 강조하면서도 너무 노골적이지 않도록 수위를 잘 조절해(높긴 하다) 인기가 많았다. 멋대로 편집(과 수정)해 제대로 즐겼다 할 순 없지만 시티헌터와 같은 방식의 만화는 접해본 적 없었기 때문에 무척 재미나게 봤던 기억이 난다. 신선하다 할 수 있고 독보적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어린 시절 즐겨본 만화를 다시 찾아보고 있는 중 갑작스럽게 생각나 보게 된 시티헌터점프의 황금기 시절 작품이고 일본이 한창 잘나가던 “1980년대 후반 도쿄 신주쿠를 배경으로 뒷세계에서 의뢰를 받아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해결사 사에바 료와 그의 파트너 마키무라 카오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원래의 실로 어두운 하드보일드 해결사 만화에서 밝은 분위기의 바보 주인공과 여성들이 얽히는 일종의 러브 코미디적인 작품으로 거듭났다지만 어두운 분위기는 초반에만 다뤄져 경쾌함만 기억난다.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주인공의 성격과 유머 있는 전개로 큰 인기를 끌었고 시티헌터와 비슷한 만화는 딱히 생각나지 않아 세월이 더 흘러도 지금과 같은 높은 평가가 가능할 것 같다. 다만, 호색함을 강조하는 부분은 지금 시대와는 맞지 않다 할 수 있지만 그걸 제외한 나머지는 여전히 뛰어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만화에 호색함을 뺀다면 많이 허전할 것 같다. 정말 잘 버무려냈다.

 

하긴, 그런 점을 생각하면 일본에서나 만들어질 수 있는 만화라 볼 수 있겠고.

 

추억의 만화... 라고 한다면 이상하게 볼려나? 어쨌든 정말 재미나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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