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페 쉬운성경 소(小) - 단본색인, Slim, 청색
아가페출판사 편집부 엮음 / 아가페출판사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책으로 분류되고,

또한 가장 논쟁적인 책을 꼽으라면 아마도 성경을 첫번째로 말하게 될 것 같다.

 

성경을 위대한 책으로 분류하는 사람이나, 혹은 그렇지 않은 사람도 정작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면 조금은 놀라게 될 수 있다(그것은 '교회'에 가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기독교들 중에서도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전부 읽은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기독교도 가정에서 자란 나에게 기독교에 대한 나의 입장을 묻는다면 조금은 고민스럽게 대답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믿음은 지극히 개인적인 상황에서의 믿음(좋지 않은 일이 있거나, 중요한 일, 혹은 간절히 '운'이 필요한 상황에서의... 특정 신이 아니라 보편적인 '신'을 찾는 정도의)일 것이다.

 

그래도 살다가 한번쯤은 읽어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지은이에게 성경이나 한권 사달라고 했는데 곧바로 선물을 받게 되어서 그동안 근 몇개월동안 책을 읽게 되었다(역시나 의무감으로 읽는 책은 정말로 오랜 시간이 걸린다).

 

책의 내용은 그렇다 하더라도(실로 방대하지 않은가?) 번역상태는 정말 최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른 성경책들도 이런 정도일지는 모르겠지만 제대로 읽게 된다면 내가 읽는게 늦은게 의무감만으로 읽기 때문이 아닌지도 모른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번역상태는 개판 오분전이다.

한가지의 예를 들자면 도대체 '카이사'라는 단어는 어떻게 나온 말인지 궁금하게 물어보고 싶은 정도다. 카이사르면 카이사르고, 시저면 시저고, 황제면 황제지 도대체 저말은 어디서 온 말인지 궁금하다. 유대어라면 할말이 없지만... 그렇다면 유대어를 그냥 사용하는 멍청이가 어디있는지도 모르겠다. 로마 황제라고 이해하기 쉽게 쓰면 간편한 생각을 한권을 번역하기 위해 뭉친 많은 그들은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다. 한가지 더 예를 들자면 원래 '바울'은 처음에는 '사울'로 불리다가 '바울'로 불리게 되는지도 궁금하다. 중간이 어떤 이유도 없이 이름이 바뀌어서 무슨 이유로 그렇게 되는지 궁금했다.

 

이렇게 불평을 하더라도 초반부터 재미를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고 할수도 없을 것 같다. 거의 대부분의 내용을 읽는둥 마는둥 하면서 읽었기 때문에 내용도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게 되었다.

 

어쨌던 읽기는 읽었다만 전부 읽은 다음에도 도저히 나에게는 믿음이 생기기는 커녕 있던 믿음도 없어질 것 같은 느낌만이 들었다. 유일신을 믿으며 고통과 괴로움을 잊기 위해서 만신창이가 된적이 없었기 때문인지 믿음보다는 불신과 믿는 사람들에 대해서 더욱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어떤 의미에서 더이상 무엇을 믿느냐는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어떻게 믿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되어질 뿐이다. 아니면 믿음을 가진 당신이 그것을 어떻게 실천하는 것인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기독교와 원시신앙이 결합된 것 같은 한국에서는 이런 말이 씨도 먹히지 않겠지만... 그것은 믿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던 원했지만 원치않았던 성경은 이제 나와 작별하게 되었다.

한동안은 종교와 관련된 서적을 읽게 되는 일이 또 생길 수 있겠지만 한동안은 찾지 않을 것 같다. 황금가지도 그렇고... 너무 읽는데 지치게 되었으니까.

 

기분전환을 하면서 가볍게 읽을 책들을 찾아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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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바람난 여자
아니 프랑수아 지음, 이상해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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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근에는 핑계아닌 핑계로 책과 조금은 떨어져서 지낸다.
꾸준하게 읽을 시간이 없어서 조금은 책을 읽는데 힘들어진다고 변명하지만... 그게 변명이라는 것은 내가 더 잘 알고있다.
 
요즘에는 다른 책을 읽고 있는데,
생각보다 부피도 크고 내용도 방대해서 시간이 좀 걸리는 느낌이다.
그러는 와중에 예비군 훈련이 생겨서 그렇게 부피가 큰책을 들고가서 읽을 수 없었기 때문에 간단한 책을 주머니에 넣고 가게 되었는데, 그게 "책과 바람난 여자"이다.
 
부피만큰 내용도 그다지 어렵지 않고 술술 읽혀나가기 때문에 아주 편하게 읽었다.
이틀이나 읽는 속도가 빠른 사람은 하루에도 읽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내용이 쉽기 때문에 책을 우습게 볼수는 없다.
 
저자는 프랑스에서 몇십년째 편집인으로 활동을 하면서 책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항상 책을 읽어야하는 일종의 병아닌 병에 걸린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지금까지 책과 관련된 생각들과 일화들을 글로 옮겼기 때문에 읽으면서 비슷한 경험을 떠올리기도 하고, 그가 말하는 책들에 흥미를 느껴 구입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읽게 되었다.
 
저자가 좋아하는 책들과 일화들을 얘기하며 거론하는 책들은 다양한 책들과 독서량에 감탄을 하게 만들면서도 저렇게 책에 빠져든 이유를 들으면서 웃음을 나게 만들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도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비슷한 생각과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나도 이런 사람처럼 언젠가는 나만의 책에 관한 에세이를 만들고 싶은 생각도 들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책을 읽는 즐거움이 많이 사라져서 아쉽기도 하지만,
점점 책을 읽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 보다는 왜 이렇게 책에 집착하게 되는 것인지 의문스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아진다.
 
그래도... 놓칠 수는 없다.
그녀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나 또한 책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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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의 탄생 우리 시대의 고전 6
자크 르 고프 지음, 최애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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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돈과 구원"을 읽은 이후로 자크 르 고프에 대해서 항상 관심을 갖고 있었고, 그의 여러 저작들을 읽고 싶어 했었다.
시간과 돈의 문제로 몇개는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우연히 헌책방에서 "연옥의 탄생"을 구하게 되어서 다른것을 다 재쳐두고 읽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아날학파"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최근의 인문학계에서 가장 활발하고 보다 밀도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연옥의 탄생"을 본다면 그들의 보통내기가 아니고 진짜로 집요하게 자신들의 관심에 대해서 물고 늘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자크 르 고프의 경우에도 이책을 위해서 연옥에 대한 중세시대의 수많은 서적들과 당시를 살던 사람들의 인식에 대해서 알기 위해 유언장도 뒤적거리며 중세시대를 파악하려 하였고, 그 결과물로 이런 위대한 저작을 낳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물론, 요즘과 같은 시대에 700페이지가 넘는 이런 책을 읽는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은 삶을 살아가는 것일 수 있겠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이런 책들의 유혹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자크 르 고프는 처음에는 신화와 전설들을 분석하며 천국과 지옥으로 양분되는 저승관을 분석하며 연옥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고 말하며 기독교가 유럽의 중심을 차지하고 구원에 대한 열망과 시대적 관계, 정치적 조건 등등에 의해서 연옥이라는 공간이 생겨나는 것을 세밀하게 분석한다.
 
그는 "연옥"이라는 언어가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에 대해서 분석하고,
당시의 종교적 지도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성서의 내용을 받아들이고 당시의 사회와 조응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석하는지 말해준다.
결국, 종교라는 것은 현실에서는 불변하는 진리가 아니라 당시의 시대와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고, 또한 중세시대는 종교가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지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아쉽게도 너무 모자란 시절에 "신곡"을 읽었기 때문에 마지막 장에서 단테의 "신곡"에 대해서 분석하는 내용은 거의 훑어보는 수준이 되고 말았다.
"신곡"을 보다 제대로 이해했다면 보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자크 르 고프는 결론을 내리며 "연옥"이라는 것이 애초부터 받아들여졌던 것이 아니라 중세시대에서 만들어진 공간이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분석해내며, 이것은 단순한 탄생이 아니라 기존의 2분법적인 세계관이 3분법적 세계관으로 변화하는 시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다고 자크 르 고프는 중세적 세계관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기독교적 세계관에 대한 비판으로 결말을 맺지는 않는다.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그것이 당시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세상과 그것을 넘어선 세상에 대한 이미지였으며 어떻게 그 이미지들이 구체적으로 만들어 졌는지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말하고 있다.
물론 그것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것은 어떠한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시대의 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이미지가 없다는 것이 얼마나 서글픈 일인지 말하고 있다.
 
그는 생각보다 더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
나는 중세를 말하면서 이렇게 중세를 끌어안는 사람을 보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그는 지금 시대를 바라보며 행복하기 보다는 슬프게 바라볼 것 같다.
 
중세시대는 '죽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는지,
그리고 이후의 '근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느지 생각하며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이것은 단지 중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생각보다 '길게'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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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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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간만에 다시 국내 문학을 읽는 것 같다.

그동안 제대로 읽은 책들이 없어서 조금은 부지런하지 못한 것 같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연휴기간이기도 해서 조금은 쉽게 읽을 시간을 만들어낸 것 같다.

 

다들 손가락을 치켜드며 좋은 작품이라고 말하는 김훈의 "칼의 노래"를 헌책방에서 구입하게 되어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도 더 좋은 책인 것 같다.

 

처음에는 좋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이만큼은 아닐줄 알았는데,

예상보다도 더 좋은 작품이었다.

지금까지 읽은 국내 문학 중에서는 가장 최고인 것 같다.

(참고로 나는 국내 문학은 정말 읽지 않았다)

 

어떤 내용인지는 누구나 알기 때문에 그다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인물을 표현하는가에서 결판이 나는데 김훈이 만든 이순신이라는 인물은 역사적 인물이면서도 지극히 김훈의 개인적인 내면의 고백이 많이 투영된 인물이기도 하다.

즉, 칼의 노래에서의 이순신은 이순신이지만 이순신이 아니기도 하다.

 

작가의 개인적 고민도 겹치면서 이순신이라는 인물은 그동안의 평면적인 인물에서 벗어나 조금은 복잡하고 입체적인 인물로 다가오게 된다. 하지만 이런 그의 모습은 기존의 위인전에서 보던 모습에서 벗어나 내부와 외부에 모두 적을 둔 끝없이 고민에 빠진 인물로 묘사한다. 마치 로뎅의 생각하는 인물과 같이...

여기서 다뤄지는 이순신은 끝없이 고뇌와 성찰을 이루는 근대적인 인물과도 같다. 실제 이순신도 현대의 기록의 시대의 인물과도 같이 끝없이 자기 기록을 남긴 인물이기도 했지만 이순신은 혼란의 시대에서 흐트러지지 않고 자신을 지키려고 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작가가 머릿말에서 끝없이 절박한 오류를 끌어안고 살아가듯이 말이다.

 

어떤 이에게는 이것은 이순신이라는 가면으로 자기 고민의 결과물을 토해낸 수기와도 같이 느껴질 수 있고 이순신은 껍데기에 지나지 않을 뿐일 수 있겠지만... 그것은 보다 짜임새있게 논쟁해야 할 것일테고 1권만 읽은 상황에서 나에게는 아주 만족스러운 책을 읽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동안 연휴가 있었기 때문에 쉽게 읽어낼 수 있었다.

전부 읽은 다음에도 오랜만에 참 좋은 책을 읽었다는 느낌이 든다. 읽는 내내 역시나 실제 이순신과는 연관성이 없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뭐, 완전히 창조적이지는 않겠지만 작가인 김훈의 개인적인 고민이 더 많이 녹아들지 않았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된다.

어느부분에 가서는 두명이 팽팽한 긴장감을 갖고 말하게 되는 느낌도 들었지만 그것이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다.

 

조금은 자세하게 곱씹어서 읽지 않은 것 같지만,

참 좋은 책을 만났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이번에는 조금 길~게 읽을 책을 읽고 있다.

아무래도 여름이 오면 거의 다 읽을 것 같은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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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 광주 5월 민중항쟁의 기록
전남사회운동협의회 엮음, 황석영 기록 / 풀빛 / 198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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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죽은 자들은 말이 없다. 하지만 죽어서도 말하고 싶어하는 이들도 있기 마련이다.
"죽음을..."은 이렇게 죽어서도 자신들의 억울함과 한을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그마한 정성이라고 생각한다.

80년 광주는 그다지 오랜 세월이 흐른 것도 아닌데도 수많은 것들이 잊혀지고 있는 것 같다. 80년대 대학생활을 하였고 당시를 살아갔던 많은 사람들은 잊을 수 없는 이름이기는 했지만 지금와서는 이미 박제화 된 역사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것을 기억하려고 하고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책은 존재하는 것 같다.

많은 책들이 광주를 말하고 있지만 "죽음을..."은 가장 당시의 기억을 온전하게 보존한 작품이라고 평가되고 있고, 어떠한 일들이 있었고 어떤 잔혹극이 있었는지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끔찍한 체험을 하리라 생각된다.

이 것을 읽고 최정운 선생의 "오월의 사회과학"까지 읽으면 어느정도 광주의 의미에 대해서는 감을 잡을 수 있겠지만 그것까지 바라는 것은 너무 원론적인 입장일 것이고, 최소한 그당시 무고하게 죽은 사람들을 떠올리고 지금도 죽어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죽이고도 활발하게 살아가는 인간들도 기억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그런 놈을 국가 원로라고 고개숙이면서 목청 높이는 꼴통새끼가 무슨 대통령이라고... 마음 같아서는 확 요절을 내고 싶지만, 말로는 난도질해도 실제로는 분리수거도 제대로 못하는 인간이 나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꾹 참겠다.

이럴때면 부끄러워질 뿐이다.
하기사... 언제는 떳떳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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