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인 가의 저주 대실 해밋 전집 2
대실 해밋 지음, 구세희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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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미루고 있었던(혹은 언젠가는 다 읽어보겠다는 마음먹었던) 대실 해밋의 소설들을 읽고 있는데, 그의 첫 작품은 꽤 괜찮았고 이런 식으로 하드보일드가 만들어지게 되었다는 어떤 원형을 만난 기분이었다.

 

도시 이면에 도사린 추악한 본질에 대한 여과 없는 묘사와 극도로 감정이 절제된 등장인물, 그리고 악으로 가득 찬 세상에 거칠 것 없이 몸을 던지고 폭력을 행사하는 탐정과 팜므 파탈의 매력을 지닌 여성 캐릭터 등 현대 범죄 스릴러 소설의 기초가 된 하드보일드를 완성한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두 번째 작업인 데인 가의 저주는 레이먼드 챈들러의 소설처럼 복잡하고 정신없으면서 어떤 결말을 제시하지만 그 과정을 뒤돌아보면서 계속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아리송하게만 느껴진다. 어지럼증으로 가득한 악몽을 꾼 느낌이랄까? 그게 아니면 과음한 다음 날 숙취를 느끼는 기분이랄까?

 

저주받은 집안의 비밀을 풀어 나가는 암울하고 매혹적인 미스터리 소설이다. 콘티넨털 탐정 사무소에 소속된 ''는 도난당한 다이아몬드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해결하기 위해 레게트 가를 방문한다. 에드거 레게트의 딸 가브리엘을 알게 된 나는 그녀가 아버지를 증오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다이아몬드 사건의 수사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용의자로 지목되던 남자들이 살해당하고 레게트 본인마저 자살하면서 레게트 가에 감춰져 있던 충격적인 내막이 드러나는데과연 악몽같은 사건들의 연속은 '데인 가의 저주'에서 비롯된 것인가?”

 

전작에 비해서 과격함도 덜하고 어떤 면에서는 좀 더 신사적이라 할 수 있는 내용이라 이게 두 번째 완성이 맞나? 라는 느낌도 들지만 그만큼 첫 번째 결과물이 거칠고 덜 다듬어진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좀 산만하고 어수선하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독특한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다만, 전작에 비해서라는 말을 계속 꺼내게 된다. 이것도 좋을 수 있지만 여러 가지로 아쉽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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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수확 대실 해밋 전집 1
대실 해밋 지음, 김우열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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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실 해밋은 이미 몰타의 매를 몇 번 읽었기 때문에 모르진 않지만 그것 말고 다른 소설은 읽어보질 못해서 늦었지만 그의 전집을 구해서 하나씩 읽어보려고 한다. 널리 알려졌듯이 미국 추리 소설의 아버지이자 하드보일드의 대표 작가이기 때문에 그렇게 읽기 어려운 내용이 아니라 짬짬이 읽어도 (조금은 시간이 허비되었지만) 아주 오래 걸리진 않았다.

 

대실 해밋은 도시 이면에 도사린 추악한 본질에 대한 여과 없는 묘사와 극도로 감정이 절제된 등장인물, 그리고 악으로 가득 찬 세상에 거칠 것 없이 몸을 던지고 폭력을 행사하는 탐정과 팜므 파탈의 매력을 지닌 여성 캐릭터 등 현대 범죄 스릴러 소설의 기초가 된 하드보일드를 완성한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데뷔작인 이 소설은 첫 장편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겠지만 구라사와 아키라의 요짐보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는 점도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읽어보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다. 마음만 먹고 있어서 문제였지만... 어쨌든 읽었다. 생각보다는 덜 근사한 편이지만 무미건조한 묘사와 극사실주의를 표방했으며 꽤 폭력적인 점들 등 어떤 식으로 하드보일드 범죄 소설이라는 것이 그에 의해서 완성되었는지 잘 알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콘티넨털 탐정 사무소에 소속된 ''는 의뢰인을 만나기 위해 광산 도시 퍼슨빌에 온다. 그러나 의뢰인은 만나기도 전에 살해당한다. 살인자를 추적하지만 그 뒤에 도사린 건 타락한 경찰, 부패한 자본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로 결속된 어둠의 세력이었다. ''는 이들을 일망타진할 계책을 세운다. 위험에 맞닥뜨린 인간의 잔학성과 시니시즘을 완벽하게 그려내어 하드보일드의 신세계를 개척한 전설적인 작품이다.”

 

그의 소설만큼이나 격렬하고 혼란스러운 실제 삶도 꽤 유명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흥미로운 인물이라 할 수 있는 대실 해밋의 작품들을 하나씩 읽어가며 하드보일드가 어떤 내용과 재미를 그리고 매력을 만들고 있는지 확인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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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디어리스
권오경 지음, 김지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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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이 출간된 줄 모르고 있었다.

권오경 작가라는 사람도 알고 있지 않았고.

김지현 옮김을 보면서 뭘 잘못 읽은 줄 알았다.

촌스럽게 한국계 미국인 작가라는 생각은 아예 하질 않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처음부터 뭔가 맞물려지는 것 없이 삐걱거리는 느낌으로 읽게 됐다.

 

그래서인지, 그리고 어떤 정보도 없이 접해서인지 다 읽은 다음에도 뭘 읽었는지 시원하게 설명할 순 없을 것 같다. 그럴만한 책도 아니긴 하지만...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뭔가 답답하게 끌다가 막나가는 식으로 마무리를 짓고 있기 때문에 어리둥절한 기분이 들었다.

 

책을 선물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어쩌다보니 그런 식으로 손에 들어왔고, 궁금 반 의무 반이라는 마음으로 읽게 됐다.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시작했으니 읽어가면서도 도대체 뭔 내용인지... 혼자 중얼거리며 읽어나갔다.

 

3명의 등장인물이 나온다.

남성 2명 여성 1.

일종의 사랑이야기라 할 수 있다.

다만, 삼각관계는 아니기도 하다.

종교적 집착 혹은 광신 그게 아니면 믿음이라는 핑계-이유로 망가져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걸 속절없이 지켜보는 과정이기도 할 것 같다.

 

극단주의 기독교에 연루된 여성과 그를 사랑한 한 남성의 이야기를 다룬 이 소설은 작가가 자신의 종교적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작품이다.”

 

누구에 관한 내용인지 쉽게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점점 깊숙한 믿음에 빠져가는 피비에 관한 내용인지 그걸 사랑 속에서 바라보는 윌에 관한 이야기인지... 광신을 불어넣는 존 릴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말할 순 있겠다. 피비 / 윌이 만드는 긴장감에 관한 것인지, 피비가 어떤 식으로 변화되어가는 것인지, 그게 아니면 윌이 어떻게 좌절하고 무력감 속에서 삶을 받아들이는 것인지 명쾌하게 말할 순 없을 것 같다. 그것들이 얽히고설켜진 이야기라면 적당하게 설명한 것 같다.

 

제목이 함의하듯, 이 소설은 열정적인 사랑의 균열과 극단주의자들의 심리에 대한 섬세한 시선이 돋보인다. 작품의 큰 축은 컬트 종교이나, 작가는 컬트 종교에 대한 묘사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기보다는 이런 상황에 빠지게 되는 인간의 상실감과 결핍, 사랑이라는 명분하에 벌어지는 몰이해와 통제욕, 이해받지 못하는 외로움에 대해 증언한다. 종교, 사랑, 낙태 등의 정치적 이슈를 오가는 흡입력 있는 서사를 갖춘 작품으로 다양한 독자들에게 다채로운 지점으로 파고들 것이다.”

 

종교도 믿음도 딱히 없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그렇게 흥미롭게 읽혀지진 않았다. 그런 사람들이 읽는다면 조금은 다르게 읽혀질지도 모른다. 혹은 이방인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사람이라면 좀 더 인상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이민자라면? 알고 있는 이민자가 없어서 물어보진 못할 것 같다.

 

 

참고 : “제목 인센디어리스The Incendiaries 영어 단어 인센디어리 Incendiary 의 복수형으로, 작가는 제목으로서 여러 해석을 담을 수 있는 풍부한 단어를 원했다. ‘인센디어리는 방화 혹은 폭탄을 가리키는 동시에 선동적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는 열정, 테러리즘과 연결되며, 우리는 종종 무언가에 혼신의 힘을 다할 때 자신을 불사른다고 말한다. 제목이 함의하듯, 이 소설은 열정적인 사랑의 균열과 극단주의자들의 심리에 대한 섬세한 시선이 돋보인다. 작품의 큰 축은 컬트 종교이나, 작가는 컬트 종교에 대한 묘사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기보다는 이런 상황에 빠지게 되는 인간의 상실감과 결핍, 사랑이라는 명분하에 벌어지는 몰이해와 통제욕, 이해받지 못하는 외로움에 대해 증언한다. 종교, 사랑, 낙태 등의 정치적 이슈를 오가는 흡입력 있는 서사를 갖춘 작품으로 다양한 독자들에게 다채로운 지점으로 파고들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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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칭성 인류학 - 무의식에서 발견하는 대안적 지성, 카이에 소바주 5
나카자와 신이치 지음, 김옥희 옮김 / 동아시아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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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다니던 시절에 알게 되었고 그 당시와 졸업 직후에 읽었던 카이에 소바주(야생적 사고의 산책) 시리즈는 단순히 신화/종교에 관한 논의만이 아닌 다양한 지식의 영역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내용이었다. 모르고 있던 분야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는 기회였었고, 반대로 생소한 점도 많았다. 읽기가 힘들 정도는 아니었다. 저자가 무척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해주고 있다.

 

네 번째 논의까지는 순서 없이 읽긴 했으나(기억이 맞다면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를 가장 먼저 읽었던 것 같다) 각각의 논의들이 안겨주는 (읽는) 재미가 좋아서 하나씩 읽어나가다가 마지막 다섯 번째 논의만 읽지 못했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빼먹은 것 같다. 간간히 이왕 읽기 시작했으니 마무리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것도 그 순간만 마음 먹었다가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이제야 긴 세월이 흐른 다음에 손에 쥐게 됐다.

 

“'대칭성'이라는 일관된 축을 견지하던 저자가 이를 하나의 학문(대칭성인류학)으로 자리매김하며 지적 통합을 이루어내고 있다. 시리즈 전체의 내용을 하나의 전체성으로 아우르면서 궁극적으로 인류가 회복하고 지향해야 할 '지혜'는 무엇인지 모색한다.”

이번 다섯 번째는 지금까지 다뤘던 내용들을 하나로 통합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어 복습하는 것처럼, 혹은 1권부터 4권까지의 논의를 하나로 아울러내는 내용이라 볼 수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인지 각기 개성 강했던 이전에 비해서는 심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도 그렇지만 대칭성과 불교라는 대안이 과연 알맞은지... 제대로 된 대안이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컸고.

 

카이에 소바주를 마무리하는 제5권은 시리즈 전체의 전개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온 대칭성이라는 개념을 하나의 공리계公理系(axiomatic system: 어떤 과학 영역의 근저를 이루는 근본 명제의 체계-옮긴이)로까지 발전시키기 위한 시도이다. 이 대칭성이라는 개념은 최근 1, 2년 동안 내 강의의 중심 테마를 이루어온 것인데, 사실그것은 내 사고 속에서 오랜 숙성기간을 거쳐 구체화된 것이다.”

 

결론에 대한 평가를 떠나서 저자의 관심과 문제의식 그리고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지적 모험 자체만으로도 주목해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해서 결말이 다소 아쉽지만 그래도 추천-칭찬할 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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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뮨주의 선언 - 우정과 기쁨의 정치학
고병권.이진경 지음 / 교양인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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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공간 수유+너머'

 

인문학에 관심 많은 사람들에게 한때는 혹은 지금도 꽤 알려진 연구공간 수유+너머'는 이름정도는 들어봤을 것이고, 이진경 / 고병권 같은 연구자들의 이름 또한 접해봤을 것이다. 그 이름들을 들을 때 뭔가 설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2000년대 초 (한국에서) 유행하던 인문학 흐름의 중심에 있던, 주목받던 그들이었고 활발한 활동을 하던 둘(그리고 동료들)이 함께 쓴 이 책은 간헐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언급되었던 코뮨주의를 정치적, 철학적으로 탐구하고 이념적 지향을 체계적으로 밝히고 있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말해주고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아직 그들 스스로도 뭔가 잘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공산주의는 물론이고, 우리 시대를 지배하는 온갖 이념들, 즉 개인주의, 공동체주의, 전체주의, 국가주의, 유기체주의, 인간주의, 가족주의, 엄숙주의 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는 있지만 새로운 코뮨주의의 이념적 특이성이 어디에 있는지명쾌하게 말해주기 보다는 그걸 찾고 있는 과정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 그 과정이 결론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코뮨주의는 과정에 관한 것이라고.

 

꽤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이때의 생각 그대로인지도 궁금하다. 폐기했을지도 모르고, 방향을 수정했을지도 모른다. 과연 그들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그게 아니면 그냥 소규모 공동체일 뿐일까? 낙천-낙관적으로 자신들에 대해서 말할 것 같지만... 이제는 관심이 시들해져서인지 옛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되었을 뿐이다. 그때는 무척 관심이 컸었으니까.

 

일종의 추억읽기라고 말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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