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란 무엇인가
크리스토프 바우젠바인 지음, 김태희 옮김 / 민음인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야구란 무엇인가 : http://blog.naver.com/ghost0221/60211619916

 

 

 

 

레너드 코페트의 야구란 무엇인가는 분명 빼어난 내용으로 가득한 책이었다. 단지 야구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야구가 갖고 있는 갖가지 매력과 함께 야구를 통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수많은 논의들과 야구 이외의 것들에 대해서도 야구를 통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주는, 어느 한 영역을 깊게 파고들게 될 때 다른 영역에 대해서도 약간의 이해를 갖게 되는 혹은 어떤 한 영역에서의 통찰력을 통해서 다른 영역에 대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음을 알게 해주는 기회가 되었었다.

 

좋은 내용으로 가득했고 여러 생각들을 해보게 만드는 책이었기 때문에 읽는 재미가 가득했지만 무언가 씁쓸함을 느끼게 되기도 했었다.

 

왜 그랬던 것일까?

 

이렇게 훌륭한 책을 읽게 되었을 때 어렴풋하게 느껴졌던 아쉬움은 내용의 허술함 때문이 아니라 야구는 야구에 관한 이런 멋진 책이 있는데, 축구는 어째서 이와 같은 책이 없을까? 라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축구야말로 좀 더 세계적인 인기와 관심을 받고 있음에도 야구란...’과 같은 책은 없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었는데, 이런 의문은 너무 성급한 의문이었고, ‘야구란...’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어쩌면 야구란...’에 비교해도 좀 더 탁월하다고 말할 수 있는 축구란 무엇인가를 통해서 축구가 안겨줄 수 있는 수많은 재미들을, 승리의 짜릿함과 열광, 패배의 쓰라림과 실망감, 희열과 분노, 감탄과 탄식, 열정과 눈물, 그리고 축구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서 단지 축구만이 아닌 축구 외의 것들을 끌어들이기도 하고 축구라는 영역을 넘어서기도 하는 등 독특하다면 독특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의미 깊은 논의들을 600쪽이 넘는 묵직한 두께로 저자인 크리스토프 바우젠바인은 우리들에게 자신의 다양한 생각-관심을, 이런 저런 정보와 시각과 생각을 들려주고 있다.

 

저자는 독일인이고 역사와 철학을 전공하였기 때문에, 그래서인지 단지 축구에 관한 글을 쓰기 보다는 (이제는 흔한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인문학적인 사고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다만 그렇게 인문학적인 영역-시각으로만 축구를 다뤄내는 것이 아니라(그랬다면 이 책은 축구에 관한 내용이 아닌 축구를 소재로 했을 뿐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축구의 매력 그 자체에 대해서도 깊숙하게 다뤄내고 있으면서도 그것 말고도, 축구를 통해서 축구의 영역을 넘어선 논의들도 다뤄내고 있기 때문에 무척 흥미로운 생각()을 많이 접하게 되기도 했지만, 그렇기 때문인지 조금은 읽어내기가 쉽지가 않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이, 혹은 그 까다로움이 좀 더 축구의 매력을 강하게 만들어주고 있고 읽는 재미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저자는 축구가 과연 무엇인지를 말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고, 해체하고 있으며 뜯어내고 다시 조립하고 이어붙이고 있는데, 축구라는 것이 다양하고 방대하게 다뤄내야만 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되도록 잘게 나눠놓고-잘라내서 각각의 조각들을 충분히 다뤄내려고 하면서 그 조각들을 합쳐내는 과정을 통해서 좀 더 거대한 그림-축구공을 만들어내려고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무척 개인적인 감상과 축구에 대한 열정을 상세하게 설명하려고 하고 있고

때로는 다양한 인문학(사회학, 역사학, 철학 등)적 지식들을 통해서 생각지도 못한 논의들을 꺼내들기도 하고

수많은 사례들과 정보들 그리고 기록들을 들춰보기도 하는 등 어떻게 이런 수준까지 올라서며 하나의 영역을 다양하게 다뤄낼 수 있을지 감탄하며 읽게 되었다.

 

읽다보면 조금은 혼란스럽기도 하고, 방대한 내용에 압도되어서 무엇을 읽은 것인지 헷갈리기도 하지만 각각의 짧은 글들을 읽어나가며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와 함께 그 글의 조각들이 겹겹이 쌓여지면서 축구를 조금은 다른-다양한 방식으로 알아가는 느낌도 들어 무척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가타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일종의 축구에 관한 (정돈되지 않고 장황스럽게 느껴지는) 글들의 나열처럼 느껴지게 되면서도 반대로 무척 세심하게 (여러 고민 끝에) 글들이 배치된 느낌도 들었는데, 아마도 별다른 생각 없이 배열되어 있기 보다는 깊은 고심 끝에 이런 구성을 선택한 것 같다는 생각이 맞을 것 같다.

 

생각 이상으로, 지나칠 정도로 촘촘하게 논의가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생각처럼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는데, 축구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하고 그 각별한 애정 덕분에 축구가 무엇인지를 이처럼 기가 막힐 정도로 (혹은 지나칠 정도로) 깊이 있게 다뤄낼 수 있었던 것 같고, 점점 더 상업화되고 있고 경기가 아닌 쇼가 되어가고 있다는 비판과 걱정 그리고 근심과 고민을 통해서 앞으로 축구가 어떤 식으로 변화될지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다.

 

인문학적

정치학적

사회학적

역사학적

그리고 그밖의 방식으로

 

축구를 통해서 위와 같은 방식의 시선으로 다뤄내기도 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학자들의 통찰력을 축구에 접목시키고 있기도 해서 조금은 읽는 과정이 힘들게 느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어려움과 힘겨움을 견뎌낸다면 축구가 좀 더 달라보이게 될 것 같고, 그걸 통해서 축구에 더 큰 의미가 부여되기도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결국 축구는 축구이고, 그렇기 때문에 축구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매력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 있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흥미롭게 읽혀지게 되는 것 같다.

 

읽을거리가 풍부하고 그렇기 때문에 읽어가며 다양한 생각들을 가다듬어보게 된다.

 

과연 축구에 관해서 이보다 더 빼어난 책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축구란...’을 넘어서는 책이 과연 앞으로 있을지 의문스럽기도 하면서도 축구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책도 앞으로 쉽게 접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읽는 내내 감탄하고 탄복하면서 읽어나가게 되는 책이었다.

 

이건 최고다.

다른 방식으로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복해서 읽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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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 클럽
척 팔라닉 지음, 최필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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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은 처음에는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데이빗 핀처의 영화 파이트 클럽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영화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어쩔 줄을 몰랐었는데, 다행히 얼마 후 원작도 번역-출판이 되어서 무척 열광하며 읽게 되었던 소설이다.

 

영화가 워낙 세기말 적인 분위기 속에서 만들어지게 되었고 공개되었기 때문인지(1999), 그리고 그 당시의 개인적인 정서-감수성이 이 영화가 만들어내고 전달하려는 정서-감수성과 지나칠 정도로 가까웠기 때문인지 여전히 강렬하게 기억되고 있고, 자주 떠올리기는 하지만 그래서인지 일부러라도 잘 찾아보지 않게 되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

 

여전히 그때와 같은 울분과 분노로 자욱한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까?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런 것 같지만... 과연 그런지는 알 수 없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원작의 팬들에게는, 척 팔라닉의 팬들에게는) 무척 불경스럽게 들리기는 하겠지만 원작 소설보다는 영화가 더 만족스럽게 느껴졌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척 팔라닉의 소설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그의 소설이 갖고 있는 매력이, 수다스럽게 느껴지면서도 간결하고 압축적인 특유의 글쓰기가 만들어내는 자극이 무척 마음에 들어 척 팔라닉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았기 때문에(‘파이트 클럽을 제외한다면 서바이버정도가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그의 글에 열광하는 이들이 아니라면 이런 개인적인 평가에 대해서 크게 반론하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

 

그저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어느 쪽을 나무라고 싶지는 않다.

둘 다 마음에 들지만 결국 한쪽이 더 좋을 뿐이다.

 

몇 번은 읽어봤기 때문에,

그리고 몇 번을 읽어봤다는 점만으로도 이미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은 어떤 식으로도 불만스럽거나 아쉬운 부분을 말하기 보다는 어떤 점들이 매력적이고 애정을 갖게 되는지를, 무엇이 그렇게 만족스럽게 만들어주는지를 말하는 것이 더 알맞은 방식일 것 같다.

 

당연히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이미 충분히 느꼈을 것이지만,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이 갖고 있는 매력은 재빠른 전개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것들에 대해서 뒤틀린 방식으로 울분을 토해낸다는 점일 것 같다.

 

삶의 분노를

세상에 대한 울분을

뒤틀린 방식으로... 마음껏 토해내고 있다.

 

냉소

혐오

비꼼

조롱

분노

혐오

그리고 기괴한 희열

 

모든 것에 대한 공허로부터 시작해서

자기혐오와 자기파괴로 향하기까지

 

이야기의 진행도 색다르고 흥미롭게 느껴지지만 어쩌면 그보다는 주인공의 생각-발언을 통해서 들려주는 그리고 타일러 더든을 통해서 들려주는 현대사회에 대한 온갖 토악질들이 더욱 더 관심을 끌게 만들고 (위험한 방식으로) 설득되어버리는 것 같다.

 

강렬하고 자극적이다.

그리고 읽게 된다면 잊을 수 없게 만든다.

흉내내고 따라하고 싶어질 정도로... 충동적으로 만든다.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그다지 설득되지는 않을 것 같지만, 무척 충격적으로 그리고 자극적으로 모든 것을 파괴하고 부셔버리는 것에 동참하도록 선동하고 있다.

 

세상에 대한 애정보다는 혐오와 환멸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눈살을 찌푸리거나 고개를 돌리고 싶어지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 시선에 약간이라도 동의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감탄스럽게 지켜보고 싶어지는 사람들이라면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은 너무나도 아끼게 되는 소설이 될 것 같고 그 어떤 작품들에 비해서도 뒤떨어지지 않는 완성도와 매력을 담고 있다고 말하게 될 것 같다.

 

각별함이라는 표현을 쓰게 만들고 싶어질 것이다.

 

끊임없이 모든 것을 파괴하고 싶어지고,

죽음()을 꿈꾸는 절망으로 가득한 사람들이라면

공허로 허우적거리고 좌절감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과격한 방식의 냉소와 농담 그리고 지저분하고 뒤틀린 상상력이 한없이 유혹적으로만 느껴지게 될 것 같다.

 

물론, 그런 사람들은 그렇게 많을 것 같지는 않다.

 

현대사회에 대한 해괴한 방식의 조롱이라는 것이 분명하지만... 과연 그 조롱이 어떤 해결과 대안을 제시하는 것인지 그게 아니면 순간적인 재치에 불과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어쩐지 대답을 말해주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약간의 실마리는 알려주고 있기도 한 것은 아닐까?

 

아직 어떤 것이 맞는 것인지 판단이 되진 않는다.

 

파이트 클럽에 대해서 특별한 정보나 내용을 설명해주고 싶지는 않다. 솔직히 말해서 그런 것들은 이 책을 읽는 것에 중요한 것은 아닐 것 같다.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이해할 것이다.

 

추락하고 망가지고 부셔진 사람들이라면... 읽어보면 그게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닥까지 내려가야만... 알 수 있다.

 

 

참고 : 20세기 말의 혹은 21세기의 미래파에 대한 짓궂은 농담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결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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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언젠가는 빅폴을 만날 거야
김해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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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을 들어서는 빅폴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궁금증을 느끼게 되는 당신도 언젠가는 빅폴을 만날 거야는 제목을 통해서 느껴지기는 자기개발-계발 서적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거나 밝고 희망적인 내용으로 꾸며진 삶에 대한 무언가를 말해주려고 애쓰려는 내용일 것 같다고 생각되었지만 (실제로도 조금은 그렇기도 했다) 나름대로 알찬 내용으로 꾸며져 있었고, 읽으면서 이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구나... 하며 신선한 놀라움도 느끼게 만든다.

 

저자는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국제사회복지사인데, 단순한 국제사회복지사라면 그럭저럭 존경받고 주목받을(만한) 사람이었겠지만 척추장애와 그밖의 여러 삶의 커다란 부침들을 겪은 과거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그리고 존경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당신도...’는 일종의 자서전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수많은 고뇌와 삶의 상처를 어떤 식으로 이겨내려고 했었고 받아들이려고 했었는지를,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프리카라는 장소가 저자에게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장소였는지를, 그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공간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알려주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 그리고 삶과 사람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과 의견들을 솔직하게 그리고 진솔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굴곡진 삶이었지만(혹은 혹독함으로 가득한 삶이었지만) 결국 스스로의 삶에서 도망치려고 하거나 괴로움에 빠져들기 보다는 그 고통과 가혹함을 마주치고 들여다보며 (그리고 이겨내고 흘려보내며) 삶의 본질을 그리고 삶의 의미를 찾아내려고 했다는 점에서 (찾아냈다는 점에서) 일종의 종교적인 깨달음을 얻고 있기도 한 것 같다.

 

대단하다는 말을 하게 되고,

감탄하며 저자의 삶을 따라가 본다.

 

나라면 과연 저럴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묻도록 만드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저자의 삶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폄하를 하거나 딴죽을 걸고 싶지는 않게 되는데, 어떻게 장애를 얻게 되었는지를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방황과 많은 방황 이후 마음을 고쳐먹고 삶의 자리를 잡은 뒤 새로운 삶을 위해 아프리카로 향해서 겪었던 온갖 고난들을 담백하게 들려주며 자신의 겪었던 다양한 사건-경험들을 통해서 느꼈던-깨달았던 생각들을 함께 알려주면서 삶과 사람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들을 겸손하게 말해주고, 그 솔직함과 겸손함 그리고 소박함에 감탄하게 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어 때로는 반박하고 싶거나 다른 생각을 말하고 싶어지다가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얘기해주고 있다.

 

저자는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는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서 삶의 본질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본질을 알게 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통찰력과 깨달음을 얻는 과정에서 겪었던 이야기들은 한편으로는 굳이 그렇게 고생을 일부러 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쉽게 하게 될 수 있을 정도로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어려움-힘겨움으로 인해서 뿌리칠 것 같은 경험들로 가득하기만 한 것 같다.

 

아마도 그녀가 겪었던 다양한 상처들과 고통들이 그녀의 생각들을 더 커다랗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인데, 신체적인 어려움과 그로 인해서 겪었던 많은 (굴욕이나 모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고통에 좌절하지 않고 이겨냈다는 것에 큰 존경심을 갖게 만들게 되고, 단순히 이겨낸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삶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그리고 타인의 삶을 좀 더 깊숙이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더욱 더 본받고 싶어지게 만든다.

 

초반과 중반까지의 이야기는 자신의 과거와 아프리카에서의 생활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들을 전달하고 있다면, 후반부의 내용들은 아프리카에서의 생활 속에서 그리고 뉴욕과 한국에서의 생활을 통해서 저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깨달음을 들려주고 있는데, 좋은 이야기들이 많고 귀담고 귀를 기울일 생각들이 많기는 하지만 아프리카에서의 삶을 그리고 삶의 본질을 알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경험을 강조하려고 하다 보니 아프리카의 삶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지우려는 노력이, 도시에서의 삶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한편으로는 오해와 편견을 없애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하지만 그런 노력으로 인해서 오히려 또다른 오해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하게 되기도 한다.

 

그것만 조심한다면 아마도 더 좋은 책읽기가 될 것 같다.

 

쉽게 읽혀지기는 하지만 담겨진 내용은 쉽게 읽고 잊을 내용은 아니라 좀 더 생각해보고 음미하며 읽어야 할 필요성도 있었던 것 같다.

 

그걸 알면서도 급하게 읽어버린 것은 순전히 내 잘못이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게 된다면 되도록 서둘러 읽기보다는 천천히 아껴가며 읽어보라고 말해주고 싶을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나처럼 읽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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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라비, 내 인생을 산다
아네스 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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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생소한 분야에서 꾸준한 노력과 행운 그리고 용기 덕분에 특출한 성공을 거둔 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엮은 세라비, 내 인생을 산다는 조금은 독특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이들에 관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흥미를 갖게 만들고 읽는 재미를 찾게 되는 내용이었다.

 

책으로 엮어져 있기는 하지만 이미 DAUM 을 통해서 연재가 되었던 내용이라는 점 때문에 알고 있을만한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지는 모르지만 그럼에도 나름대로 독특하고 알지 못하던 분야의 대표자들을 알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지루하진 않았었다.

 

대부분을 넘어서 거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10명중 1명을 제외하고는) 미국에서 성공한 이들()을 대상으로 내용이 꾸며졌기 때문에 조금은 아쉽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편향된 느낌도 들지만, 그들의 성공과정이 다들 마찬가지였고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하지만 그럼에도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점들을 찾아볼 수 있기도 하다는 점에서는 일종의 공통분모를 확인하고 싶어지게 되는 느낌도 들었다.

 

그런 공통점을 찾고 구분을 하고 분류해서 정리를 한다면... 아마도 좋은 사례를 엮은 자기개발-계발서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비아냥거리듯이 혹은 냉소와 비난을 하듯이 이죽거리며 각각의 인물들의 성공과정과 그 이면의 노력들에 관한 공통점을 찾고, 그런 내용을 토대로 그 특별함과 현실과의 거리감을, 일반적인 경우와 그들이 경험한 특별한 순간들을 나눠놓는다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재미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 삐뚤어진 방식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그들에게 찾아온 간절한 기회를 그들은 어떻게 거머쥘 수 있었는지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을 확인하는 것이 더 긍정적인 방식이 될 것 같다.

 

누구나에게 기회가 찾아오지는 않을지라도...

그들은 그들에게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아낼 수 있었다.

그게 아니면... 그들이 기회를 향해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여러 방식으로 그들의 성공에서 어떤 공통된 모습들을 찾을 수 있게 되지만, 그런 공통된 모습이 불만스럽거나 거짓된 모습이기 보다는 항상 잊지 말아야 할 혹은 언제나 간직하고 있어야만 할 모습이기 때문에 너무 커다란 성공일지라도 가장 기본이 되는 자세가 어떤 것인지를 다시금 확인하게 되는 내용인 것 같다.

 

가볍게 읽을 수 있겠지만... 조금은 기억할만한 내용들이 있을 것 같다.

 

 

참고 : 저자의 말대로 스마트 폰의 시대에서 어떤 방식의 내용물을 만들어야 할지를 많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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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04 -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4, NT Novel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4
타니가와 나가루 지음, 이덕주 옮김, 이토 노이지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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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24935372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고,

거기에 많아지는 업무 때문에 힘들기만 한 요즘이라서 그런지...

 

되도록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는 책을 찾기만 하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이미 읽었던 책을 다시 읽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어쨌든, 연말 그리고 추워진 날씨에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은 읽기에 딱 알맞은 책인 것 같다.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는 이제는 널리 알려진 라이트노벨이 되었고, TV 애니메이션과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어서 이쪽 방면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다 알고 있는 작품이 되어버렸는데, ‘... 소실의 경우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으로 꼽히기 때문에 여전히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이어졌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제대로 정리하지도 못하면서 꽤 복잡하게 진행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무척 잘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칭찬하고 싶어지게 되는 ‘... 소실은 갑작스럽게 뒤바뀐 현실에 당황해하는 쿈이 어떻게 모든 것을 원위치로 되돌려 놓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꾸며져 있다.

 

그런 의미에서 스즈미야 하루히나 그밖의 인물들은 주변에 머물고 있을 뿐이고, 그나마 나가토 유키 정도나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해서 흥미로움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런 다른 모습이 어떤 의미에서는 무척 전형적인 모습이고 수동적인 모습이지만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전혀 달라졌다는 점에서 다들 흥미롭게 지켜보고 싶게 될 것 같다. 어쩌면 바로 그런 모습을 찾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고.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는 무척 단순하게 각각의 등장인물들을 만들어내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 단순함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꾸며내는 재주가 있어서인지 읽는 재미로 가득하게 이야기를 채우고 있다.

 

항상 스즈미야 하루히 덕분에 온갖 모험과 황당한 경험들을 해내고 있던 쿈을 중심으로 그가 투덜거리기만 하지만 얼마나 스즈미야 하루히와 함께하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스즈미야 하루히와 그녀의 주변에서 그녀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고 있고, 변화된 세계도 나름대로 만족스럽지만 결국 선택을 하게 된다면 어떤 세계를 선택할 것인지를,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서 정교하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겠지만 충분히 공감하게 되고 이해하게 만들고 있다.

 

약간은 상투적이고 전형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효과적으로 설득시키고 있다.

 

쿈 홀로 뒤바뀐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서 온갖 모험을 해내고 있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는데, 몇 번이나 과거로 향하고 있고, 그 과거로 향하는 과정 속에서 지나친 (과거에 대한) 개입을 막기 위해서 또다시 어떤 노력들이 필요하게 되는지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좀 더 흥미진진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이런 재미들은 결국 스즈미야 하루히의 세계관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느껴지는 재미의 수준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재미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한데, 어쨌든 스즈미야 하루히의 세계관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가 어떤 재미로 가득한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최고의 작품으로 꼽게 되는 이유를 충분히 납득하게 될 것 같다.

 

저번에 ‘... 소실에 대한 글을 적었을 때에는 쿈의 모습에서 그리고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의 정서에서 자신들만의 세계관 속에 자신들을 가둬놓고 현실에 대해서는 머뭇거리는 모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말하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면 어쩌면 그런 것은 당연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는 것 같다.

 

오히려 그것까지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 가벼운 기분으로 지금은 잠시 그래도 괜찮다는 대답을 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걱정스럽게만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아직도

여전히

 

어떤 식으로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어떻게 작품을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헤매고 있을 뿐인 것 같다.

 

그 헤매임 속에서 무언가 조금이라도 깨달을 수 있는 뭔가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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