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신의 기원 - 언어, 국가, 대의제, 그리고 통화 이매진 컨텍스트
가라타니 고진 지음, 송태욱 옮김 / 이매진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트랜스크리틱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18774250

 

 

 

가라타니 고진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던 시기에도 큰 관심이 없었는데, 우연히 접하게 된 트랜스크리틱을 통해서 그의 관심과 논의들에 대해서 큰 놀라움을 느끼게 되었고, 그로인해서 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트랜스크리틱은 개인적으로도 가라타니 고진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해외 혹은 인문학계에서도 지금과 같은 가라타니 고진에 대한 평가가 가능할 수 있게 만든 가장 중요한 저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큰 의미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일본정신의 기원은 이처럼 학자로서 새로운 위치를 차지하는 트랜스크리틱다음에 발표한 저서이고, 그렇기 때문인지 트랜스크리틱에서 논의되었던 내용들을 좀 더 다듬고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있다.

 

내용면에서는 트랜스크리틱의 연장선상에 있기는 하지만 구성방식에 있어서는 무척 독특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특별한 방식으로 자신의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다.

 

가라타니 고진은 일본정신의 기원에서 언어를 통해서 근대국가의 형성과 언어에 대한 각각의 입장들 그리고 그가 꾸준히 관심을 높이고 있는 세계공화국을 위해서 언어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접근해야 하는지를 그런 논의 속에서 일본에 대해서와 민족주의-상상의 공동체와 트랜스크리틱에서 논의되었던 맑스(마르크스)와 칸트를 통해서 어떻게 지금의 자본제=네이션=스테이트의 기반을 붕괴시킬 수 있는지를 트랜스크리틱의 논의들을 다시금 반복하면서 논의하며 내용을 시작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이미 트랜스크리틱에서 접했던 가라타니 고진의 논의였었고, 특별히 달라지지 않은 논점이고 주장이기 때문에 특별할 것이 없었지만 2장부터의 논의는 앞서 말했듯이 특별한 방식으로 자신의 논의를 들려주고 있다.

 

가라타니 고진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을 통해서 그동안 여러 일본 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었던 일본정신에 대해서 언어학적인 접근과 그동안의 여러 학자들의 접근들에 대한 재검토를 하고 있으며, 거기에 자신만의 생각들을 추가하고 있고 일본의 천황제와 일본의 지정학적 특성에 대한 의미 있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런 논의 뒤에 가라타니 고진은 트랜스크리틱에서도 무척 인상적인 논의였던 대의민주주의의 투표제도와 제비뽑기에 대한 논의를 다시금 반복하고 있는데, 이 논의도 앞선 일본정신에 대한 논의와 마찬가지로 단편 소설(기쿠치 간의 작품)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투표가 갖고 있는 익명성에 대해서와 그 익명성으로 인해서 발생되는 지지하는 자들과 대표되는 자와의 거리감-간극, 그 대표적인 사례인 나폴레옹 3세에 대한 맑스의 접근과 소설가 기쿠지 간의 희망과 좌절을 뒤섞으며 민주주의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한 흥미로운 논의들이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

 

마지막 논의에서도 트랜스크리틱에서 이미 논의가 일정정도 이뤄졌던 시민통화에 대한 논의를 재검토하고 있는데, 이 논의도 앞선 두 논의와 마찬가지로 소설(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단편소설과 무라카미 류의 장편소설인 엑소더스)을 매개로 자본주의 사회의 화폐문제와 그 대안으로 제시되는 시민통화-지역통화에 대해서 상세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일본정신의 기원에서는 논의 자체로서는 깊이 있는 검토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이미 트랜스그리틱에서 이뤄졌던 논의들을 재검토하거나 반복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고, 좀 더 정교한 논의를 이어지도록 하지는 않고 있다는 점에서는 단점이기는 하지만 트랜스크리틱에 비해서는 좀 더 이해가 되도록 설명을 해주고 있으며,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트랜스크리틱에서의 논의가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이라도 상대적으로 쉽게 이해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각각의 논의들은 단편 소설들의 내용을 기초로 접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독특함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접근이 가라타니 고진이 자신의 논의들을 정교하게 다듬는 도중에 좀 더 쉽게 이해를 시키기 위해서 생각난 것인지 반대로 여러 소설들을 읽는 도중에 떠올려진 생각들을 발전시키게 된 것인지는 명확하게 설명해주진 않고 있어서 확실하게 어떤 과정 속에서 이뤄진 것인지는 알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다행히 가라타니 고진이 언급하는 소설들이 부록으로 첨부되어 있어서 어떤 접근이 이뤄졌었던 것인지 약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각각의 단편들이 평소의 생각들을 발전시키게 만들기 보다는 자신의 논의들 다듬는 도중에 떠올려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마지막 논의인 시민통화-지역통화와 관련된 단편소설인 작은 왕국의 경우는 실제 소설의 내용은 어쩐지 가라타니 고진이 논의하려고 하는 시민통화-지역통화의 성격과는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될 정도로 그가 얘기하려는 것과는 조금씩 거리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가라타니 고진 본인이 이런 저런 생각들을 옮기던 중에 유사한 내용을 생각하던 중 떠올려진 작품들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정신의 기원트랜스크리틱의 내용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던 논의들을 다시금 검토하고 있고, 그런 검토와 언어에 대한 논의와 일본정신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더해지면서 가라타니 고진의 관심이 어떻게 더해지고 어떤 방향으로 논의가 발전되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아직은 가라타니 고진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그의 논의들을 좀 더 찾아봐야 할 것 같지만 분명 지금-현재의 자본주의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흥미로운 논의들을 제공해주고 있는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얘기하지만 이왕이면 단편들을 각각의 논의에 앞서 읽을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했다면 좀 더 흥미롭게 읽혀질 수 있었을 것 같았다.

 

 

 

 

 

참고 : 95페이지 밑에서 7번째 줄 다음 불교나 유교에 대힝하고...”에서 대힝대항으로 수정되어야 할 것 같다. 출판사에 문의를 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출판사가 별도의 홈페이지나 이메일을 운영하고 있지 않아서 확인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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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 3 : 용해와 내재 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 3
장용순 지음 / 미메시스 / 201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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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 01 위상학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62373358

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 02 은유와 생성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62881499

 

 

 

 

 

3권에서는 용해와 내재성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들뢰즈의 철학과 현대 건축의 시도들을 검토하고 있는데, 들뢰즈의 논의들 중에서 자주 언급되는 영토에 대한 논의를 시작으로 들뢰즈의 하염없이 복잡하기만 논의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저자는 최선을 다해서 설명해주고 있고, 그런 논의들 이후에 현대 건축에서 (들뢰즈와 주요 논점들과 마찬가지로) 이분법이 어떻게 파기되고 새로운 접근을 모색하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 건축가들의 다양한 시도들과 그 시도들을 현대 철학과 어떤 밀접함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들로 이어지고 있고, 그것이 어떻게 용해와 내재성이라는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려고 하고 있고, 이런 논의와 검토의 진행 과정은 이미 읽은 1권과 2권에서의 접근과 큰 차이는 없다.

 

1권 그리고 2권에서의 논의들을 다시금 반복하고 있기도 하고, 좀 더 파고들거나 확장하고 있기도 하고 있는데, 이런 접근들이 4권에서는 어떻게 정리가 될 수 있을지 조금은 궁금해지기도 하다.

 

어떤 식으로 정리를 한다고 해도,

혹은 제대로 된 정리를 못한다고 해도,

저자의 다양한 논의들과 검토들 그리고 여러 설명과 주장들은 충분히 의미 있는 내용들-시도들이라는 생각이기에 그저 좋은 내용으로 구성해줘서 그리고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줘서 고마울 뿐이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들뢰즈에 대해서 그리고 들뢰즈를 논의하면 당연하게 따라오게 되는 베르그송과 스피노자, 니체 등에 대해서 아주 얄팍한 지식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저자의 논의들은 잘 이해된다고 말하기 보다는 그저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흥미를 갖도록 해주고 있고, 관심을 갖도록 해주고 있다는 평가를 하게 된다.

 

저자의 논의와 검토들을 그저 일부분만 이해하고 있고, 따르기도 버거울 뿐이지만 몇몇 논의들과 결론들 그리고 관점들은 충분히 받아들여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 더 노력해보고 싶고, 이해해 보려고 애써보고 싶다.

 

4권이 출판될 때까지 그동안의 논의들을 다시금 되짚어봐야겠다.

언제 4권이 발표될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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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 2 : 은유와 생성 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 2
장용순 지음 / 미메시스 / 201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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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 01 위상학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62373358

 

 

 

장용순의 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은 들뢰즈의 철학적 입장과 개념들을 중심으로 현대 건축과 현대 (구조주의) 철학이 얼마나 서로가 맞닿아 있는지를, 저자의 논의를 받아들인다면 서로 공명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검토해보고 있는 일련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들뢰즈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어서 들뢰즈의 관점을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자가 이해하고 있는 들뢰즈의 논의들과 개념들은 어떤 식으로든 현대 건축의 관점과 무척 유사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가 이해하는 들뢰즈의 관점이 (들뢰즈에 관해서 학자들마다 워낙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동의를 얻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충분히 저자의 의견에 관심을 갖게 되어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물론, 들뢰즈의 논의가 적절한 논의인가 아닌가로 논의를 확장한다면 더 이상 말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 같다. 난 그것에 대해서 아는 것은 없다.

 

저자는 2권에서 은유와 생성을 중심으로 들뢰즈의 철학과 현대 건축의 특징을 논의하고 있는데, 은유에 대해서 여러 복잡한 논의들을 쉽게 잘 설명해주고 있고, 은유에 대한 논의와 함께 의미에 대한 논의와 생성에 대해서 설명하며 그리스 철학부터 현대 철학까지 복잡하고 현란하기만 한 논의들을 간략하게 그리고 되도록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를 하면서 그런 논의들이 어떻게 현대 건축과 인문학(영화, 수학 등) 그리고 현실에서 공명을 하고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저자는 현대 건축가들의 작품들과 그들의 의도와 시도 그리고 가능성에 대해서, 보르헤스나 프루스트와 같은 작가들, 매트릭스, 에반게리온, 스타워즈와 같은 누벨바그 영화들, 모네나 폴락과 같은 미술가들, 현실에서 실재했던 상황주의와 프랑스 혁명부터 68혁명까지 관련 없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어떠한 관련성을 갖고 있는지를 그리고 그 관련됨을 통해서 무엇을 생각해볼 수 있고 생각해야만 하는지를 종합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저자의 시도가 얼마나 의미 있는 시도인지에 대해서는 내가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닐 것 같다. 어떤 사람은 허황된 시도이고 철학이 아닌 사기에 가까운 논의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런 평가가 한편으로는 이해될 수 있고 어쩌면 그게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시도를 통해서 얻게 된 결론이나 이해가 다양한 이해들을 그리고 보다 풍부하고 풍요로운 생각들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기 때문에 이런 시도에 대해서 그런 정도로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어쩌면 그저 말장난에 불과하고 소설보다 더 소설과도 같은 논의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다만, 저자가 철학과 건축에 대해서 둘 다 동일한 위치에서 논의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은 의문스럽다. 철학적인 논의를 전제하면서 건축적 시도들을 관련짓고 있다는 생각이고, 그렇기 때문에 철학적 논의 이후에 건축들에 대한 논의들을 하나의 소재처럼 논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보다는 그 주고받음에 뭔가 동등함이 느껴지지는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는 아쉽게 느껴지고,

그저 인문학의 입장에서 건축을 바라보고 해석하고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참고 : 몇몇 오타가 있기도 하고, 문의를 하고 싶은 내용들이 있기는 한데, 어떻게 미메시스 출판사에 문의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흔한 출판사 이메일 주소가 없어서 아무래도 그냥 지나쳐야 할 것 같다. 이런 문제점은 3권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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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 1 : 위상학 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 1
장용순 지음 / 미메시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연찮게 구하게 된 책이라 특별히 읽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아 계속 미루기만 했는데, 너무 미루기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건축에 대해서 그리고 공간에 대해서 다시금 관심을 기울이고 싶다는 생각에 읽기 싫은 기분이 들면서도 억지로 읽기를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내용이고 흥미로운 논의들도 많아서 즐겁고 괴로운 기분으로(제목부터 무척 골치 아픈 내용일 것 같았고, 역시나 골치 아픈 내용이라 쉽게 읽혀지진 않았다) 읽어나갔다.

 

1권만 구했었고,

4권 모두 다 읽을 생각도 없었지만,

워낙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아서 이미 출판된 2권과 3권도 구입했을 정도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마도... 4권이 발표되면 그것도 곧장 구해서 읽을 것 같다.

언제 발표될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서 학문들 간의 혹은 다양한 분야들 간의 연관성을 갖도록 의도하는 혹은 어떤 연관과 관련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들이 관심을 끌고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그런 주제의 연구에 대한 결과물들이 발표되고 있는데, ‘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또한 그와 같은 흐름에 어울리는 연구 주제를 잡고 있고, 현대 건축과 철학이 얼마나 서로에 대해서 알고 있지 못하면서도 양쪽이 유사함을 그리고 관계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저자는 상세히 다루려고 있다.

 

저자의 언급대로 일종의 학제 간(혹은 초학제간)의 연구라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알랭 바디우의 지도 아래 작성한 박사 논문을 다듬어 책으로 출판했는데, 저자의 말과 자크 뤼캉의 서문을 통해서 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 주제와 목적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있어서 어떤 내용인지 읽게 된다면 무슨 의도를 갖고 연구를 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고 저자의 연구에 대해서 관심을 혹은 무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무척 높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읽게 되었고, 끝까지 읽게 될 것 같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들뢰즈의 철학적 이론과 입장을 토대로, 더 범위를 넓힌다면 현대 프랑스 철학의 이론적 배경을 토대로 현대 건축이 얼마나 철학적 주장들과 유사성-연관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있고, 이런 논의를 통해서 철학과 건축 그리고 그 외의 다른 논의들이 어떻게 서로가 공명을 하는지에 대해서 질문하고 있고 대답을 하고 있다.

 

일종의 현대 사유의 지형 혹은 에피스테메와 패러다임을 다루려고 하고 있는데, 이런 관점에 대해서는 이미 비슷한 방식의 시각들이나 논의들이 있었겠지만 저자와 같이 건축과 철학을 중심으로 한 상세한 논의가 있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기에 무척 흥미로운 시각이었고, 논의들이었다.

 

1권의 중심은 제목처럼 위상학을 중심으로 논의를 하고 있는데, 위상학이라고 어려운 용어로 제목을 정했지만 쉽게 말해서는 기존의 철학이나 건축이 하나의 주체-구조를 혹은 하나의 건축물만을 중심에 놓았다면 현대는 일종의 관계-과정 속에서의 주체-구조로서 그리고 건축물로서 이해하려는 시도들이 많아졌으며 이런 이해의 시도들이 어떤 논의들을 통해서 이뤄졌는지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근대에서 현대로의 시대적 변화와 함께 철학적 변화, 건축적 변화에 대해서 번갈아가며 설명하면서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 그 변화들이 어떤 유사성-관계성을 보이고 있는지를 논의하며 들뢰즈의 이론을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들뢰즈의 이론을 토대로 저자는 자신의 논의를 진행시키기 때문에 들뢰즈의 이론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것이 매우 부족해서 어렵게 읽어나갈 것 같거나 아예 읽기를 포기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다행히 저자는 알기 쉽게 하기위해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충실히 다양한 예들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그런 노력 덕분인지 어려운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읽어나갈 수는 있도록 혹은 노력하도록 내용을 구성하고 있고 진행하고 있다.

 

저자는 논의를 진행시키기 위해서 현대의 철학적 주요 논의들의 대부분을 (간단하게라도) 설명하려고 하고, 그런 논의들과 함께 현대 건축의 특징들 또한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주고 있어서 철학에 대해서 그리고 건축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기초적인 논의부터 깊이 있는 논의까지 이어지고 있는 저자의 내용 구성 때문에 많은 흥미로운 논의들을 접할 수 있을 것 같고, 그 논의들 모두를 이해할 수는 없을지라도 되도록 많은 것들을 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4권으로 구성된 내용 중에서 1권만을 읽어냈을 뿐이라 쉽게 단정할 수 없겠지만 이정도로 들뢰즈의 논의들을 쉽게 접할 수 있고(들뢰즈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지만 얼마나 난해한지는 그 악명을 익히 들어 알고 있다), 현대 건축이 어떤 관심과 도전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도 되도록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어서 여러모로 이와 관련된 논의들을 찾게 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철학과 건축이라는 흥미로운 결합을 시도하고 있고,

그 가능성에 대해서 무척 호기심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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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즘 비타 악티바 : 개념사 2
하승우 지음 / 책세상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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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나키즘이라는 단어를 듣게 되면 자연스럽게 무정부주의라는 말이 떠올려지기 마련이고, 그런 식으로 아나키즘을 그리고 무정부주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마도 아나키즘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일 것 같다.

 

물론, 아나키즘 = 무정부주의라는 연결만이 있을 뿐 좀 더 상세하게 말할 수 없을 것이고, 그저 글자 그대로 무정부주의라고 이해하는 것이 고작인데, 이런 부족한 이해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마찬가지일 것 같다.

 

하지만 아나키즘의 저자는 그런 식의 이해는 아나키즘을 무척 평면적으로 이해를 하게 되거나 왜곡된 이해를 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고, 그런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 진정한 아나키즘이 어떤 입장과 세계관을 갖고 있는지를 아나키즘을 통해서 읽는 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하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가 논의하고 있는 내용이 참다운 아나키즘이라면... 그런 관점과 세계관이야 말로 진정한 아나키즘이라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아나키즘이 주장하는 뜻에 설득당할 것 같고,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

 

저자는 우선 아나키즘을 일반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고, 지금-현재의 시대에 아나키즘을 어째서-어떻게 다시 검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짧게 논의를 하며 시작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저자는 사회에서의 다양한 권위와 지배-피지배 관계 속에서 아나키즘이 갖고 있는 (올바르지 않는) 권위에 대한 저항 그리고 지배에 대한 거부에 대해서, 아나키즘이 갖고 있는 스스로에 대한 존엄성을 중요시 하고 권위와 지배에 대한 저항 그리고 타인을 존중하는 시각이 무척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아나키즘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가 바라보는 아나키즘의 입장은 거대함 보다는 소박함을 추구하고 공동체를 강조하며 다양성과 관용과 타인에 대한 존중을 주장하는 관점인 것 같은데, 이런 세계관과 입장 속에서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실천과 태도가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주장을 하며 기존의 사회주의에 대한 일정 수준의 비판(혹은 개선점 지적)(사회주의와의) 차이점을 말하고 있는데, 이런 사회주의와의 차이나 (일정 수준의 건전한) 비판은 저자의 논의 중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진 않고 있고, 대부분은 아나키즘에 대한 오해에 대해서 다양한 주제를 통해서 진정으로 아나키즘이 의도하는 세계가 어떤 세계인지를 그리고 얼마나 아나키즘의 입장()이 왜곡되고 오해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지금까지 아나키즘의 이론적 토대를 쌓았던 그리고 큰 업적이 있던 이들에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다루고 있고, 유럽과 미국의 사상가만이 아닌 동양의 고전 사상가들 중 아나키즘의 세계관과 유사한 관점을 보이고 있는 사상가들의 논의들을 검토하며 결국 아나키즘이 과학적 사회주의(마르크스-맑스주의 적인)와 달리 본능적인 반란과 저항의 힘을 갖고 있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시대 및 사회에서 아나키즘에 대한 입장과 유사한 관점을 갖고 있는 사상가들과 여러 직접적인 실천 및 행동들에서 아나키즘의 관점과 분석 그리고 입장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하려는 것 같다.

 

물론, 이런 논의가 아나키즘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회와 세계를 이해하는 입장들에 비해 좀 더 우수하다는 뜻으로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아나키즘이 어째서 일반 대중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설득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약간의 실마리로서 이해될 수 있기도 하겠다.

 

저자는 한국의 아나키스트들에 대한 짧은 소개들을 이은 다음에 아나키즘이 갖고 있는 중요한 입장들(공동체 및 농촌 친화성, 자기 존엄성과 자립성에 대한 강조와 소박함의 추구, 무분별한 발전에 대한 비판, 민중에 대한 친화성, 연대의 중요성, 직접 행동에 대한 강조와 전위 조직에 대한 비판, 통제할 수 없는 권력에 대한 비판 등)을 두루 소개하고 있고, 그런 세계관과 입장, 관점 속에서 아나키즘은 행동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목소리를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저자는 특히 직접적인 행동과 연대의 중요성을 자주 강조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전위적인 누군가()에게 의지를 하는 기존의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적 입장들의 문제점을 조금씩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저자의 논의()에 대해서 흥미로운 관점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아나키즘에서는 아나키즘이 사회주의와 어떤 차이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다양한 차이점들을 주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사회주의와 갈등을 만들려는 의도로서 읽혀지지는 않고 있으며, 어떤 유사성을 갖고 있는지를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조금은 다른 두 시각이 겹쳐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가라타니 고진의 논의를 중심으로 가능성을 찾아보고 있고, 그동안 막연히 꿈꾸던 혹은 생각해보던 가능성들을 실현시키려는 일련의 노력들(다양한 사회적 실천, 사회적 경제, 생산협동조합, 대안적 공동체 등)을 소개하며 짧은 논의를 마무리 짓고 있다.

 

짧은 분량(150페이지 가량)의 논의이기 때문에 아나키즘에 대한 많은 논의들을 상세하게 논의하기 보다는 간략하고 짧지만 핵심적인 입장들을 소개시켜주고 있다.

 

짧지만 핵심적인 논의들에서 큰 감흥을 받았기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되고,

궁금증이 더 커져만 가게 되어서 아나키즘에 대한 논의들에 좀 더 흥미가 생기는데,

이런 흥미와 관심이 그저 재미 차원의 흥미와 관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아나키즘이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입장인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신념을 갖게 되어가는 과정이기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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