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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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5.18 광주에 관한 책을 읽으리라 생각하진 않았다.

굳이 찾아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아는 것이 부족해 읽어야 할 것들은 많지만 (모르는 것 천지라 읽어야만 했지만) 광주에 관해서는 읽어낼 자신이 없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일 것 같다. 무슨 수로 광주에 관한 책들을 읽을 수 있겠나... 그러고 싶진 않았다. 부끄럽게 느껴질지라도 피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

 

그나마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오월의 사회과학정도는 읽어봤기 때문에 아주 모른다고는 말할 수 없겠으나 그건 결국 변명에 지나지 않을 것 같고, 읽게 되면 괴롭고 답답한 마음만 가득하고 그렇기 때문에 잘 읽혀지지도 않아 쉽게 손이 가질 않았고 다른 책들도 읽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다.

 

광주에 관한 책은 부담스러워 읽을 수 없었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한강이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이름은 쉽게 기억할 수 있겠다고 깐죽거리기 딱 좋기는 했지만 그동안 이름을 들어보진 못했었다. 어쩌면 들어봤을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흘려들었을 것이다.

 

나처럼 잘 모르는 사람으로서는 해외 유명 문학상을 수상한 다음에야 알게 된 이름이고 이름이 알려진 다음 다른 저서들도 조금씩 알려지게 되었는데, 저서들 중에서 광주에 관한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어쩌다가 그걸 선택하게 되었는지 의아한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걸 소년이 온다를 읽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었다.

 

피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읽고 싶진 않았지만 그래도 결국에는 읽어야 했던 것일까?

어쩌다보니 소년이...’는 손에 들어오게 되었고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200) 때문인지 읽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느낌은?

참 잘 썼다는 생각이 우선 들게 된다.

 

책 뒷면의 평론가들의 (홍보용) 호평에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그들처럼 호들갑스럽게 환호할 정도는 아닐지라도 충분히 잘 써내려갔다는 생각이 들게 되고 어려운 이야기를 설득력 있고 진심을 담아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함께 그 고통을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써낸 것 같다.

 

저자에게 글을 허락한 분의 말처럼 더 이상 모독할 수 없도록써냈다.

 

그 당시 그 순간의 광주를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되고 있지만 되도록 서정적으로 그 순간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보려고 하기 보다는 마치 무더위 속에서의 꿈과 현실의 어딘가에서 머물 듯이 글은 쓰여 있으며 그렇게 광주로 저자는 우리들을 향하도록 만들고 있다.

 

허무함까지는 아닐지라도 뭔가 허탈한 기분으로 고통은 지속되고 이어지고 있지만 무척 길고 긴 시간이 지난 이후의 (소년들처럼 죽은 이후의 감정처럼) 그 순간들을 생각해보고 있고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고통이 그리고 슬픔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말하고 있기도 하다.

 

한 소년이 있고

그 소년은 친구를 찾고 있다.

 

친구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지만(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려고 하지만) 그 소년은 어떤 의무처럼 혹은 죄책감처럼 광주의 중심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으면서 수많은 죽음들을 기록하고 분류하고 있다.

 

그곳에서 소년이 만나게 되는 몇몇 누나와 형들

그들이 어떻게 살아남았으며 어떤 식으로 죽어갔는지를 소년이 온다는 담담하게 써내고 있고 그들에 대한 설명-독백을 통해서 우리는 광주를 다시금 알아가면서 그 이후의 삶과 시간 또한 생각해보게 만들고 있다.

 

살아 있으면서도 죽음과 마찬가지였던 삶을.

 

분노

고통

희생

적개심

죄책감

두려움

울분

슬픔

잊을 수 없음

기억하기 싫음

수많은 죽음들

수많은 시신들

수많은 피해자들

그리고 가해자는 없음을

숭고함

모르겠지만 그냥 그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저자는 사실을 근거로 하지만 그 사실을 그냥 그대로 알려주는 것이 아닌, 그렇다고 사실을 근거로 심리부검을 하는 것이 아닌 그것을 사려 깊게 감싸주면서도 문학적으로 훌륭하게 완성시키고 있다.

 

그 순간의 고통과 함께 그 순간 이후의 길고 긴 고통을 부족함 없이 담아내고 있고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독백을 통해서, 조금씩은 다른 방식으로 들려주면서 조각난 개별적인 이야기가 전체의 모습을 갖추도록 의도하고 있다.

 

너무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설득하고 이해되도록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꾸며내고 있다.

 

끝까지 읽은 다음의 기분은 그리 좋진 않다.

당연히 좋은 기분으로 읽어낼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니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너무 빨리 읽어내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었다. 그 당시의 고통과 그 이후의 더 큰 고통을 너무 빨리 읽어내며 알아가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나도 변한 것이 없고

하나도 해결된 것이 없다.

 

그러니 읽고 답답하고 괴롭기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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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대의 재앙, 1918년 인플루엔자 지구사 연구소 총서 2
앨프리드 W. 크로스비 지음, 김서형 옮김 / 서해문집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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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 http://blog.naver.com/ghost0221/220735802187

스페인 독감 : https://ko.wikipedia.org/wiki/%EC%8A%A4%ED%8E%98%EC%9D%B8_%EB%8F%85%EA%B0%90

스페인 독감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235661&cid=40942&categoryId=32799

 

 

 

 

나에겐 작은 새가 한 마리 있었네

그 새의 이름은 엔자였네

나는 창문을 열었네

그러자 엔자가 안으로 날아 들어왔네

 

 

 

마이크 데이비스의 조류독감을 읽은 다음 전염병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관심이 가게 되어서 조류독감에서 꽤 비중 있게 다룬 1918년 스페인 독감에 관한 책인 인류 최대의 재앙, 1918년 인플루엔자가 눈에 들어와 읽게 되었고, ‘조류독감처럼 흥미롭게 읽혀지진 않았지만 느닷없이 발생해서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간 19181919년의 혼란스러운 순간을 최대한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강렬한 충격과 흔적을 남겼지만 너무 순식간에 지나쳤기 때문인지 마치 전설처럼 혹은 그런 일이 있었기는 하지만 그다지 기억나는 것도 생각나는 것도 없다는 듯이 다뤄지는 스페인 독감의 신비함과 당시로서는 연구의 한계와 기술적인 한계 그리고 인식의 한계로 인해서 원인규명을 위한 분석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으며, 쉽게 파고들 수 없는 분야지만 되도록 최대한 많은 연구 결과와 자료들을 검토하면서 당시의 참상을 자세하게 알려주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그때 그 순간의 혼란을 잘 살펴볼 수 있게 되기도 했다.

 

우선 스페인 독감은 그 이름부터 오해를 하도록 하고 있는데, 듣기만해서는 당장 스페인에서 시작한 독감이라고 생각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 시작이 어디인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갈리기는 하지만) 미국에서 발생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저자는 미국을 중심으로 그리고 동부와 서부로 나눠 사실들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후에 유럽과 다른 지역까지 확산되어가는 과정을 추가로 다루고 있다.

 

당시는 1차 세계 대전이 거의 막바지로 진행되는 중이었고, 전쟁의 격렬함이 가장 극심한 시기였기 때문에 스페인 독감은 발생되는 피해와 확산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되었고, 감기-독감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 또한 그다지 큰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기 때문에 실제 사망자수를 생각다면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와 별반 차이날 것 없으면서도 주목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 깊은 무지와 불감증에 대해서 한탄하게 된다.

 

전쟁으로 인해서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과 과잉된 인원으로 인한 비좁은 환경이라는 전염병이 발생되기 최적의 상태가 만들어진 병영에서 확산되기 시작한 스페인 독감이 어떤 식으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급작스럽게 확산되었으며 비좁은 환경과 비위생적인 상태가 어떤 식으로 더욱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는지를, 폐렴을 동반하게 만들어 어떤 끔찍함을 겪게 했는지를 상세하게 다루고 있지만 그 위험성과 치명성에 비해서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안일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을 뿐이고, 정치적 정책적으로도 적극적으로 피해를 줄이려는 시도를 하지 않게 되면서 상황은 더욱 급박해지고 악화되어가게 되었고 전염성은 더욱 높아지면서 확산의 강도가 커져가는 과정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그동안 자세히 알지 못했던 흔히 말하는 위정자들과 최고 권력자들이 스페인 독감 때문에 어떤 정치적 정책적 실책을 하게 되었는지, 그 급작스러운 등장과 사그라짐으로 인해서 제대로 된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못하게 된 상황과 여러 논쟁적인 논의들 그리고 손쉬운 잊음과 망각, 지구화 된 상황 속에서 앞으로 그런 상황이 다시금 일어났을 때 과연 어떤 대응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까지 마무리로 향할 때 여러 중요한 부분들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압축적으로 다루거나 어떤 부분들은 필요 이상으로 장황하게 논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여러 아쉬운 부분들이 찾아지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다뤄내는 내용을 잘 조절했다면 더 만족스럽게 읽혀질 수 있진 않았을까?

 

한편으로 1918년이라는 시대를 생각한다면 그 당시의 상황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 적극적이고 재빠른 대응과 대책이 없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당시의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고 도대체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원인규명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저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당시의 모습과 지금 우리들의 모습은 달라진 점이 얼마나 될 것인가?

 

하지만 그런 무지에서 우리들은 많이 벗어났으며 전염병에 대한 여러 연구와 높아진 이해로 인해서 이제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며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우리들은 같은 잘못들을 반복하고 있고 더 급격한 피해의 가능성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과연 과거를 그리고 역사를 우리는 얼마나 제멋대로 받아들이고 회피하려고 하는 것인지 허탈함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과연 그럴까?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위험에 우리는 노출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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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도시 - 건축으로 목격한 대한민국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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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서현은 우연히 접하게 된 강연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자신만의 건축에 대한 관점과 (일종의) 신념을 느낄 수 있어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책을 통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고 글을 통해서 알리려고 하는 (자신의) 생각과 입장에 대해서 공감하고 동의하기 때문인지 꾸준히 그의 저서들을 찾게 되는 것 같다.

 

빨간 도시의 경우 제목부터 꽤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느낌이 들어 조금은 낯선 느낌이 들었는데, 저자의 다른 저서들의 경우에 비교했을 때 좀 더 도드라질 정도로 특색이 있는 제목이고 그 제목 때문에 더욱 인상적으로 느껴지게 되는 것 같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향의 글이었던 저자가 어떤 이유에서 이런 제목으로 묶인 글들을 쓰게 된 것일까?

 

들어가는 말인 프롤로그와 끝맺는 말인 에필로그를 통해서 저자가 어떤 입장과 생각을 갖고 빨간 도시의 글들을 쓰게 되었는지를 무척 간략하고 명료하게 알려주고 있고, 그 내용을 읽고 나머지 글들을 읽어나간다면 어렵지 않게 저자가 무슨 생각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큰 한숨과 애석함 그리고 때때로 불만과 분노를 읽을 수 있다.

 

한국의 특징들이 건축을 통해서 어떻게 확인될 수 있는지를, 건축들을 보면서 한국을 어떤 식으로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는지를 시도하고 있는 빨간 도시는 아파트로 가득하고 빼곡하게 채워진 도시의 모습과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도시로 향했고 살아왔으며 옛 기억을 혹은 삶의 관습과 습관을 몸에 새겨놓으며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다루면서 시작하고 있고, 우리의 일상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공간과 건축들이 우리들의 삶을 얼마만큼 짓누르고 있으며 우리들의 생각과 의식을 알게 모르게 지배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하려고 하고 있다.

 

급격하게 변하고 뒤바뀐 시대와 사회상에서 그 급격한 변화가 어떤 식으로 뒤틀린 모습으로 지금 현재를 보여주고 있는지를 여러 사례들을 통해서 알려주고 있으며, 건축적으로는 어떤 식으로 확인할 수 있는지를 찾아보려고 있기도 하다.

 

정상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비정상으로 가득하다고 말할 수 있는 한국 사회를 건축들은 어떤 식으로 기괴한 모습으로 확인시켜주고 있는지를,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그 기묘함의 여러 가지들을 논의하고 있으면서 어디서부터 어떤 식으로 바꿔나갈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깊은 근심과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저자는 그 급격한 속도로 인해서 세상은 생각 이상으로 멈추지 않고 앞서나가고 있으며 그런 변화가 사회적으로도 건축적으로도 어떤 가능성을 만들 수 있을지를 기대하기도 하는 것 같은데, 그 기대 속에서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도시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우수한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그 변화가 가능할 수 있었던 밑바탕이 무엇이었는지를 찾기도 한다.

 

결말로 향하면서 저자는 다시금 건축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건축가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를 묻고 있고 그에 대한 대답을 내놓고 있는데, 그 대답의 과정 속에서 과연 한국의 교육은 얼마나 잘못된 방식인 것인가? 라는 생각까지 미치고 있고, 건축계 내부의 몇몇 문제점들에 대한 지적과 (여전히) 일확천금에 눈이 먼 욕망과 탐욕으로 가득한 한국 사회의 적나라한 본모습까지 지적하며 근본적인 질문과 이해 그리고 장기적인 안목이 없이 마구잡이로 즉흥적으로 계획하고 진행하는 한국 사회에 대해서 깊은 실망감을 말하며 자신이 만들어내려고 하는 건축에 대해서 문학적으로 언급하며 글을 마치고 있다.

 

다른 저서에 비해서는 비판의 날이 매섭고 준엄하게 꾸짖고 있으며 여러 가지로 잘못된 점들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의외의 내용들이 많았지만 생각해보면 참고 참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작심하고 글을 써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건축을 통해서 사회를 바라보고 무언가를 생각한다는 것은 꽤 흥미로운 방식이고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무엇을 어떤 식으로 이해할 수 있을지 쉽게 생각이 정리되지 않기 때문에 그저 건축에 관한 여러 책들을 읽고 있지만 이런 글들을 통해서 무언가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다는 것이 기분 좋기도 하고 씁쓸해지기도 하는 것 같다.

 

저자가 원하는 사회와 건축이 혹은 도시가 조금이라도 만들어진다면 아마도 한국 사회도 조금은 바뀌고 나아진다는 뜻이기 때문에 저자가 감탄하고 긍정하는 건축들이 조금씩이라도 만들어지고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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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힘 2 밀리언셀러 클럽 125
돈 윈슬로 지음, 김경숙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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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개의 힘30년 전에 출간된 “Dog Soldiers” 이후로 첫째라고 손꼽을 만한 마약 범죄 소설이다. 이 책은 깜짝 놀라게 하면서 슬프며, 뛰어나게 일관된 집중력을 보인다. 지옥을 아름답게 압축한 모습이며, 등장인물들은 모두 도덕적 광란상태에 있다. - 제임스 엘로이 -

 

 

 

 

제임스 엘로이의 저런 후한 평가는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돈 윈슬로는 마치 제임스 엘로이가 많은 세월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끊임없이 반복하고 계속해서 탐구했던 도덕적인 모순과 딜레마 피와 폭력, 부정과 부패, 가학적이고 적나라한 성에 대한 묘사 그리고 다른 다양한 이야기를 멕시코와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마치 제임스 엘로이처럼) 혼란스럽고 광분한 듯 달려들고 있기 때문에 제임스 엘로이는 자신이 써내려가고 싶었던 이야기를 다른 사람을 통해서 읽는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

 

물론, 제임스 엘로이에 열광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보다는 못하다는 말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돈 윈슬로는 자신이 만들어낸 지옥을 매력적이고 흡인력 있게 만들어내고 있고, 그 지옥에서 어떤 식으로 스스로를 그리고 누군가를 파괴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부정과 부패

온갖 타협과 협잡

돈과 권력

배신과 암투

때때로 얻게 되는 승리

돈과 권력에 대한 굶주림

많은 포기와 희생 끝에 얻게 된 잠시뿐인 기쁨과 계속되는 지옥

 

1편에서 이어지는 내용이기 때문에 새로운 구석은 없지만 갈등과 이야기는 점점 더 폭발하고 있고 광란하듯 요란하게 된다.

 

등장인물들 중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살아남고 있으며 누군가는 승리하고 누군가는 패배하고 있다. 누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겠지만 그걸 알려줄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계속해서 쫓고 쫓기는, 물고 물리는 관계가 어떤 식으로 뒤엉키게 되는 것인지, 실제 역사적 사실을 어느 수준에서 끼워 넣고 있으며 그걸 어떤 식으로 활용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꽤 괜찮은 재미를 만들어내게 되는 것 같다.

 

결국에는 어떤 결말을 찾고 있기는 하지만 생각보다는 안정적이고 평범한 방식이라 조금은 (오히려) 낯선 느낌도 들지만 어지러울 정도로 혼란스러운 전체적인 이야기를 생각한다면 이런 적당한 마무리가 그럴싸하다는 생각도 들게 되는 것 같다.

 

끝까지 힘을 잃지 않고 몰아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재미나게 읽혀진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1편에서 언급했듯 잔혹하고 받아들이기 거북한 부분들도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 따라서는 읽는 것 자체가 싫어질지도 모른다.

 

자극적이고 강렬했다.

그것으로 충분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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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힘 1 밀리언셀러 클럽 124
돈 윈슬로 지음, 김경숙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의 힘의 저자인 돈 윈슬로는 지하에 부는 서늘한 바람을 통해서 우연하게 알게 되었고, ‘지하에...’가 꽤 괜찮은 재미를 주었기 때문에 좀 더 그의 다른 저작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개의 힘은 멕시코와 기타 남미 지역 그리고 미국의 주요 도시를 배경으로 한 장대한 기간과 범위 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고, 마약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온갖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고 긴박감과 박진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대작이고 걸작이라고 말하고 있었는데, 열광적으로 동의하게 되진 않을지라도 충분히 그런 의견에 공감할만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힘이 넘치고 매력적인 등장인물들과 이야기가 곳곳에 채워져 있다. 간간히 조금은 느슨해지거나 굳이 자세하게 다뤄낼 필요가 없으리라 생각되는 약간의 군더더기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봐서는 든든하고 견고한 이야기에 화려함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재미를 느끼며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마약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 다소 읽어내기 부담스러운 경우도 있고 잔혹한 부분들도 있어 그런 것들을 꺼리는 사람들에 따라서는 뭐하러 굳이 이런 책을 찾아 읽느냐는 말을 하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거대한 마약 조직

그 마약 조직을 관장하는 우두머리

마약 조직에서 온갖 나쁜 짓을 일삼는 사람들

마약 조직을 괴멸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마약 수사관

뉴욕의 범죄조직

범죄 조직들 간의, 범죄 조직 내에서의 배신과 암투

범죄 조직원들이 겪는 현실감 넘치는 밑바닥 이야기

남미에서 북미까지로 향하는 마약의 운반과 그 경로

그 과정에서 비리와 담합 그리고 부정으로 가득한 모습들

미국 정부와 남미 정부들 그리고 수많은 범죄 조직들 사이의 협력-공생관계

천주교 주교에서부터 매춘부까지 온갖 등장인물들

마약이 만들어내는 두려움과 유혹 그리고 모든 것을 악으로 물들어버리게 하는 힘

 

악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어 벗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마약 사업-전쟁이 어떤 식으로 그 벗어날 수 없는 아수라장을 만들어내게 되는지를 인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라지지 않고 점점 허우적거리게 될 뿐인 벗어날 수 없는 악의 힘을 강렬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직은 1권만 읽어냈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될 수 있을지 예측하지 못하겠는데, 끝까지 이 훌륭한 완성도를 지켜내며 끝내주기를 바라며 2권을 읽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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