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계철선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다니엘 J. 옮김 / 오픈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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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최근작이 소개되다가 오랜만에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초기작이 번역됐다. 세계무역센터가 존재하던 시절이 배경이니(1990년대 말) 무척 예전에 있었던 잭 리처의 활약이라 할 수 있고.

 

“2008년 국내 첫 번역 출간되었던 잭 리처 컬렉션은, 2010년 오픈하우스가 13사라진 내일을 출간한 것을 기점으로 14년째 전담 출판하고 있다. 그동안 신간을 내놓을 때마다 미출간된 초기작들도 출간해 달라는 잭 리처 팬들의 요청이 많았으나 소설의 배경이나 소재의 시의성 등을 고려하여 구간보다는 최신작 위주로 출간해 왔다. 그러던 중 리 차일드가 24출입통제구역이후부터 동생 앤드루 차일드와 공동 집필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리 차일드의 단독 집필작을 국내 독자들에게 좀 더 선보이고자 초기 작품들을 검토하게 되었다. 그 결과, 이미 출간된 적이 있는 1, 2, 9편을 제외한 작품들 중 아마존 리뷰 및 국내 팬들 사이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별점과 지지를 받은 3인계철선TRIPWIRE을 출간한다.”

 

20-30년 전이라는 시대적 배경이지만 어쩐지 지금 시대와도 아주 다르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어느 정도는 구식인 부분들도 있긴 하지만. 너무 구닥다리로 느껴지진 않는다.

 

채무로 인한 금전적인 곤궁함을 벗어나기 위한 순간적인 판단 착오가 어떤 식으로 사건이 커져가게 되는지를, 베트남에서 있었던 군사적 정치적인 이유로 인한 은폐가 그것과 어떻게 맞물려지는지를 흥미롭게 다뤄내고 있다. 어떤 순간에도 위기다운 위기를 겪지 않던 잭 리처가 겪는 아찔한 상황도 볼거리고.

 

재미 면에서는 과연 이게 잭 리처 시리즈 중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준인지는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그래도 이 시리즈가 만들어내는 재미를 일정 수준은 지켜내고 있기 때문에 읽는 재미가 아주 없진 않았다.

 

그것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끝마무리가 인상적이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런 식으로 이 시리즈가 종결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그 이후에도 계속되는 모험을 겪고 있으니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결말이지만.

 

 

 

 

#인계철선 #잭리처 #리차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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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 데이비스
존 스웨드 지음, 김현준 옮김 / 그책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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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 마일스? 뭐가 맞지?

 

마일즈 데이비스의 이름을 언급-떠올리게 될 때면 우선은 그게 먼저 생각난다. 그런 점에서 항상 그는 어떤 아리송함을 항상 느끼게 만든다.

 

재즈

 

그다지 재즈가 각광을 받지 못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기 때문인지 (언제까지나 그럴 것 같다) 주위에 재즈를 좋아한다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관심조차도 없는 것 같고. 재즈 비스무리 한 혹은 그걸 흉내 낸 음악(이라는 가요들)을 들으면서 조금씩 재즈를 알게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걸 재즈라고 생각했었기에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아직도 모른다는 생각한다. 호기심과 궁금증이 계속 들어 언젠가는 알고 싶다는 생각은 있고. 클래식도 마찬가지지만. 생각만 있는 것 같다.

 

많지 않은 국내 재즈 추종자 중에서 마일즈 데이비스를 싫어하는 혹은 꺼려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재즈의 동의어나 마찬가지인 사람 아닐까? 재즈를 모르는 사람들조차 그의 이름은 얼핏이라도 들어봤을 것이니까. 록음악에만 익숙한 나란 사람도 꾸준히 접하게 될 정도니까.

 

개정판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이 책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부피나 가격이 부담스러워 지나치다가 중고서점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팔고 있어, 그의 대표작들을 들어보고 싶기도 해서 이걸 읽으면서 주요 앨범을 듣게 됐다.

 

“2005년 출간된 마일즈 데이비스 평전을 한 손에 잡히는 가볍고 고급스러운 판형과 보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새롭게 펴냈다. 마일즈의 가족과 주변 음악인들의 생생한 인터뷰가 담겨 있고, 그를 둘러싼 숱한 루머와 전설, 신화에서 한 발짝 물러나 언제나 시대를 앞서갔던 예술인마일즈와 그가 살다 간 생애를 철저하고 사려 깊게,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관찰한다.”

 

그에 대해서도 그리고 미국 재즈의 흐름과 문화계 등 여러 가지를 알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무척 인상적인 내용이 많았다. 물론, 마일즈 데이비스에 대해서 그리고 재즈에 대해서 무관심한 사람이라면 전혀 읽을 생각이 들지 않겠지만.

 

본 도서가 인물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단순한 일대기 위주이거나, 이론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그저 그런 평전 중 하나가 되었겠지만, 이 책이 보다 끈질긴 생명력과 완성도를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은 마일즈의 가족과 주변 음악인들의 생생한 인터뷰가 담겨 있고, 그를 둘러싼 숱한 루머와 전설, 신화에서 한 발짝 물러나 언제나 시대를 앞서갔던 예술인마일즈와 그가 살다 간 생애를 철저하고 사려 깊게,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관찰하고자 했던 저자의 의도가 적절히 작용했기 때문이리라.”

 

700쪽이 넘는 분량이라 꽤 긴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재미나게 읽게 됐다. 재즈를 그리고 마일즈 데이비스를 조금은 알 수 있는 기회였고. 앞으로도 종종 그의 앨범과 여러 재즈 앨범을 들어봐야겠다. 마일즈 데이비스 다음으로는 존 콜트레인 정도나 찾지 않을까?

 

 

 

#마일즈데이비스 #존스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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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시대의 일상사 - 순응, 저항, 인종주의, 개마고원신서 33
데틀레프 포이케르트 지음, 김학이 옮김 / 개마고원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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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무척 흥미롭게 읽혀졌었는데, 다시 읽어봐도 뛰어나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어쩌다 나치 시대에 관한 영화들을 자주 보게 되어 생각나서 다시 읽기도 했지만 처음 읽었을 때도 나중에 다시 읽어야 할 것 같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이때다 싶어서 다시 펼치게 됐다.

 

 

“<나치 시대의 일상사>는 독일 나치 시대를 살던 평범한 사람들-, "작은 사람들(kleine Leute)"의 일상에 주목하고 있는 역사서이다. 지은이는 이 책의 집필 의도를 "나치즘을 근대의 병리사(病理史)'경험'하려는 것"이라는 말로 집약한다.

그가 말하는 일상, 혹 일상사의 영역은 '체제와 연관되는 일상'이며, 여기에 "아래로부터의 역사"라는 방향성이 추가된다. "아래"란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되는 사람들을 말하며, 따라서 지은이가 말하는 일상사란 '작은 사람들'이 체제를 어떻게 경험했는가의 역사인 것이다.

그는 '작은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면서, 당대 독일인들이 나치즘에 보낸 지지와 기대가 무엇이었으며, 그 기대의 충족도에 따라 어떠한 저항들이 있었는지, 나치즘은 그에 어떻게 반응했으며 그 반응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결국 인종주의적 학살로 귀결되었는지를 묻는다.

지은이는 이러한 나치의 인종주의가 전근대적인 산물로 받아들여졌던 것과는 달리, 특정한 사회적 규범을 강제하는 수단으로 해석하면서 이는 서양 근대문명의 병리적 표현이라 주장하고 있다.”

 

 

나치 시대를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일상을 최대한 살펴보고 "작은 사람들 kleine Leute"이라는 이름을 붙인 일반인들이 어떤 식으로 나치 시대를 살았는지를 다루며 단순히 지배받는 이들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삶에서 어떤 식으로 나치를 받아들였거나 대응을 했는지 알려주고 있다.

 

미셸 푸코의 철학을 많이 이어받아 나치 시대를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단순하게 보았던 것들을 혹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을 자세히 뜯어보고 분석하고 있다.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광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 저자의 시선을 지금 시대에 적용해보고 바라보고 싶기도 하고.

 

 

 

#나치시대의일상사 #순응 #저항 #인종주의 #데틀레프포이케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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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도시들 이탈로 칼비노 전집 9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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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읽은 이후, 매년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반복해서 읽고 있다. 어떤 내용인지 정확하게 말할 순 없을지라도 마음 속 깊은 곳까지 흔들리게 만드는 뭔가가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다시 읽게 되는 것 같다.

 

그 혁신성은 치밀하게 순환하는 작품의 구조와, 현실과 환상 및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허물며 이어지는 가상의 도시에 대한 묘사, 그리고 서사성에 연연하지 않으면서도 조각조각의 이야기들로 하나의 그림을 그려내는 큰 스케일의 상상력, 물리적 공간을 심리적으로 표현해 내는 섬세함과 그 속에서 인간 본성의 문제를 끌어내는 통찰력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나른한 꿈을 꾸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꿈속에서 여러 도시들을 떠도는-헤매는 기분이 들었는데, 다시 읽을 때도 비슷한 느낌은 여전한 것 같다. 대화와 묘사 그리고 선문답과 같은 구성이라 할 수 있지만 어떤 신념이 느껴지기도 한다.

 

 

 

 

 

살아있는 사람들의 지옥은 미래의 어떤 것이 아니라 이미 이곳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지옥에서 살고 있고 함께 지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지옥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방법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옥을 받아들이고 그 지옥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것의 일부분이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위험하고 주의를 기울이며 계속 배워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즉 지옥의 한가운데서 지옥 속에 살지 않는 사람과 지옥이 아닌 것을 찾아내려 하고 그것을 구별해 내어 지속시키고 그것들에게 공간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읽을 때마다 감동하고 전율하게 되는 끝맺음 때문에 항상 이걸 다시 읽어야 한다는 마음을 간직하게 한다. 처음 읽었을 때나 다시 읽을 때나 언제나 뒤흔들려진다. 읽을수록 이 마지막 문장을 읽기 위해서 읽기를 시작한다는, 책을 펼친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런 감탄을 하게 만드는 끝맺음을 다른 책을 통해서도 경험할 수 있을까?

 

 

 

#보이지않는도시들 #이탈로칼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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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5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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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사와자키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 지금부터의 내일을 읽은 다음이라 이어지는 내용이 있음에도 개인적으로는 사와자키의 마지막 의뢰-사건을 접하게 된다. 전체 시리즈를 너무 빠르게 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음미하면서 읽었으면 좋았을 것을. 어차피 나중에 다시 읽어보긴 하겠지만.

 

제목이 무척 과격하다. 책 제목을 눈여겨 본 사람들이 제목부터 너무 거칠다는 말을 하게 되니. 하지만 내용은 다른 이 시리즈와 큰 차이가 있진 않다. 다만, 정치권에 대한 일종의 음모론과 같은 부분은 조금은 의외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일본 정치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과연 그런 식이 가능할까? 영국 드라마 셜록시즌 3의 마지막 편이 살짝 생각나기도 하고.

 

작가 본인이 시즌 2라고 말하게 된 이유는 앞선 작품들이 발표된 이후 10년의 세월이 지난 다음에 발표되었기 때문이라는 점이 가장 클 것 같다. 등장인물은 바뀐 점 적지만 변해버린 시대로 인해서 조금은 다른 점들이 느껴지긴 하다. 10년을 기다렸던 독자들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반가움도 컸겠지만 불안감도 있었을 것 같다. 게다가 이게 발표된 다음 신작이 14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생각한다면 독자로서는 너무 긴 기다림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완전히 잊을 순 없을 것이다. 이 시리즈의 매력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라도 생각날 것이니까.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맞이한 한겨울의 신주쿠. 한 여인이 거짓으로 자수한 아버지를 도와달라며 와타나베 탐정사무소를 찾아온다. 사와자키는 와타나베를 대신하여 의뢰인과 신주쿠 경찰서를 찾아가지만, 도리어 급작스러운 총격 사건에 휘말리고 만다. 진상을 파악할수록 야쿠자의 음모가 드러나고 사건은 점점 더 알 수 없는 곳을 향해 치닫는데…….”

 

작가의 글재주가 너무 탁월하고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기 때문에 높게 추켜세우게 되지만 그리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진 않은 것 같다. 좋고 싫음이 분명한 문체와 내용이니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조금은 독자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

 

한국 이외에는 크게 알려진 것 같지도 않고, 변역도 활발하게 이뤄진 것 같지 않아 덜 주목되는 것 같다. 일본 내에서의 인기도 알지 못하지만 좀 더 서구권에도 알려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럴만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처음부터 마지막 사건까지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아마... 가을 무렵일 것 같다.

 

 

#어리석은자는죽어야한다 #하라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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