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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토요일 디자이너의 일요일 -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주말나기
디자인소호 임직원 일동 지음 / 디자인소호 / 2015년 5월
평점 :
디자인소호 : www.designsoho.co.kr
우리는 크리에이터들의 일하는 방법보다 쉬는 방식에 주목했다
늘 새로워야하기에 그 어떤 직업군보다 치열한 하루하루를 사는 그들이, 단 이틀의 주말 동안 어떻게 너덜너덜해진 일상을 헹구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무
언가 궁금함을 그리고 어떤 호기심을 안겨주고 있는 제목(과 약간의 내용)이기는 하지만 들춰보고 읽어보게 된다면 이런저런
(감각적이고 도시적이려고 갖은 애를 쓰는, 그 빌어먹을 쿨과 시크를 어떻게든 찾아보려고 별짓을 다하는) 잡지들에서 다뤄지는 가볍고
재치 있(어보이려고 낑낑거리며 애처롭게 노력하)는 내용 이상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는 디자인소호의 ‘기획자의 토요일 디자이너의
일요일’은 가벼운 기분으로 잠시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서 읽는다면 금세 읽어낼 수 있는 분량과 내용일 것 같고 만약 실제로 기획과
디자인 계열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좀 더 눈길이 머물게 되는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어떤
도움이나 실마리가 되는 내용을 찾는다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이 한번은 알아보고 싶다. 되도록
젊은이들이 더 공감하고 좋아할 것 같다는 내용으로 꾸며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난 구식이고 늙다리겠지만.
자
신 있게 말한다면, 기획과 디자인과 관련된 일을 전혀 하고 있기 않기 때문에 그들이 느끼는 혹은 누리는 고민과 힘겨움 그리고 여러
어려운 점들이 그저 그들만이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고 잘라 말할 것 같기 때문인지 크게 다를 것 없이 우리들의 (혹은 그들과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우리들의) 일상과 마찬가지로 팍팍할 때도 있고 웃을 때도 그리고 짜증으로 가득할 때도 있을 뿐이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그들도 우리처럼
혹은 우리도 그들처럼
그것 이상의 모습을 찾게 되지는 (알게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물론, 업무로 인한 고충이 나름대로 혹은 그들대로의 특징이 있기는 하겠지만.
개
인적인 이야기를 하나 꺼내게 된다면 이 책을 읽게 된 이유이기도 하지만 업무로 인해서 디자인소호의 고객-의뢰인(요즘에는 이런 것도
클라이언트라는 영어로 된 말을 써야지 직성이 풀리는 일이 많다지? 그럴 바에 차라리 갑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된다)이
되었던 적이 있었고(갑질 제대로 하는 사람이라 지긋지긋한 인간으로 기억날 것이다), 디자인소호 쪽에서는 그다지 신통치 못한
고객이었을 것이고 (나란 사람을 겪어본 사람은 얼마나 사람을 미쳐버리게 만드는지 잘 알 것이고 모르는 사람은 그저 상종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여러 가지로 까다롭고 신경질적인 존재로 기억되었을 것 같은데, 어쩌다보니 그들의 애환을 다룬 혹은 주말을 어떻게
보내고 있고 어떤 식으로 업무가 이뤄지고 있는지를 다룬 이런 글들을 읽게 되니 조금은 기분이 남다르게 되는 것 같다. 혹은 그나마
약간이라도 그들의 어려움을 알게 될 것 같다.
그래봤자 이미 지난 일이고, 불만과 짜증으로
가득한지 오래되었을 것이니 이런 소리를 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 그리고 한마디 더 한다면, 그들은 그들로서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면 나는 나대로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 그러니 싸우려면 싸울 때 얘기하면 된다. 그때 확실하게 끝을 보면 뒤돌아 말할 필요
없다.
제목처럼 기획자와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그들이 어떤 주중을 그리고 어떤 주말을 보내고 있는지가
대부분의 내용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이 임직원이 함께 내용을 꾸며서 그런 것인지 두서없고 정돈되지 않고 있을 뿐이고
애환이기 보다는 투정으로 느낄 여기가 있을 정도로 무언가를 말해주기 보다는 군소리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기회자의 고충과 함께 그들이 어떤 업무와 업무를 위해서 갖춰야 할 점들이 어떤
것인지를, 마찬가지로 디자이너에게 있어서도 무엇이 필요하고 힘겨운지를 좀 더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도 (충분하게) 설득시켜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혹은 그럴 수 있는 것이 진정으로 기획자이고 디자이너일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디자인 회사에서 만들어낸 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내용인 것 같다.
너무 가벼움과 재미를 앞세운 느낌이 든다.
분
량이 적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할 수 있고, 일관성 없이 여러 구성원들의 내용들이 한꺼번에 구겨넣었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식으로 말하기에는 15,000원이라는 가격에 시선이 머물게 된다(안다. 나도 너무 잘 알고 있는 지나칠 정도로 속물이다).
20
대 – 30대 혹은 40대 디자인 회사에 근무하는 이들의 일상과 생각을 잠시 엿볼 수 있기는 하지만 어떤 곳에서든 그런
생각(들)이 들기 마련이고, 그런 모습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야박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이런 저런
불평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온갖 못마땅함을 말하게 되기는 했지만 칭찬할 구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겉
으로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구김살 없이 자신들이 선택한 길에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길 힘들지라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나와 같은 형편없는 인간에 비해서는 혹은 온갖 후회만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 비해서는 좀 더 멋져 보이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어떤 점에서 전혀 다른 영역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될 때 사는 것이 다 그렇고 그런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될 때가 있다. 그게 한편으로는 거기서 거기인
것을 알게 될 때가 될 수 있기도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자신의 멋없는 인생을 위로하게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과연 삶이 그것
뿐? 이라는 의문도 들게 될 때도 있는 것 같다.
과연 그럴까?
어떤
것이 정답일지는, 과연 그런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 누구도 쉽게 말할 수 없을 것이고, 술자리에서 나눌만한 개똥철학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주말을 보내고 새로운 주중을 그리고 일상을 향하는 경우가 그다지 나쁜 주말을 보내는 것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어차피 반복과 반복 속에서 무언가를 각자가 깨닫기 마련이니까.
그게 일이든 삶이든. 어떤 것이든.
내가 아는 한 삶은 딱 그런 정도인 것 같다.
참
고 : 이런 저런 방식으로 디자인소호와 함께 작업을 하게 된 적이 있었는데, 항상 어정쩡하게 헤어짐을 맞이했던 것 같다. 항상
온갖 방식으로 (지랄같이 굴어서) 곤란했던 점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그래도 (되도록) 좋게 일을 마무리 해주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지금 이런 말을 해서 뭐하겠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