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킹 우드스탁
엘리엇 타이버.톰 몬테 지음, 성문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우드스탁은 세상을 바꾸지 못했을지 몰라도

적어도 내 인생만큼은 극적으로 바꾸어놓았다



1969년 여름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 그 시대를 말한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는 우스꽝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혹은 쓸데없는 아는 척이거나.


직접적인 경험 없이 그걸 말한다는 것은 뒤늦은 아쉬움 이상은 아닐 것이니까. 그리고 그 아쉬움을 어떤 식으로도 채워낼 수 없을 것이니까. 그게 아니면 쓸데없는 호들갑일지도 모르겠다.


그 런 의미에서 음악적으로 사회적, 정치적으로도 무척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 (그 당시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진 않았겠지만, 흥미로운 행사였거나 괜찮은 돈벌이라고 생각했거나, 혹은 진짜 막대한 의미를 부여했을지도 모르지만) 1969년의 우드스탁에 관한 이런 경험담-후일담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다지 의미 없는 책읽기일지도 모르고 일종의 추억놀이에 쓸데없는 동참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읽어보니 나쁘지 않은 내용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어쩌면, 1960년대 시대정신의 한 단면을 혹은 본모습을 잘 드러내고 있는 순간을 바라보게 되는 순간인지도 모르겠다. 뭐, 어떤 입장에서 읽게 되든 ‘테이킹 우드스탁’은 우선 재미있다. 읽는 재미는 확실하게 보장하고 있다.


그 리고 그때 그 당시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든 것이 가능하고 허락되(리라고 생각하)던 바로 그 순간을 솔직하고 소상하게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있을 수 없을 것 같고 반복하고 싶지만 반복할 수 없는 그 순간이 어떤 순간이었는지를 조금이라도 알기 위해서(라도) 읽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읽는 과정 속에서 그런 내용들만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생각을 지나칠 정도로 솔직하게 쏟아내고 있는 엘리엇 타이버의 고백을 통해서 그 시대의 모습과 풍경만이 아니라 유대인이며 뚱댕이에다 못난이였으며 게이였던 그 자신이 어떤 식으로 그 스스로-시대를 받아들이게 되는지를, 가족들과 갈등하고 화해하게 되는지를 감동까지는 아닐지라도 웃다가고 씁쓸해하고 그러다가도 그의 감정에 설득하고 공감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좋은 기분으로 읽어낼 수 있다고 말하게 되는 것 같다.


‘테이킹...’은 우드스탁이 어떤 과정 속에서 어떤 식으로 시작되고 행사가 치러졌는지를 알려고 한다면, 그 시작과 끝 그리고 의미를 찾아보려기 위해서 우드스탁이라는 행사 자체에 대한 궁금증으로 읽게 된다면 무척 난감한 기분에 빠지게 될 것 같다. 무슨 뜻이냐면 ‘테이킹...’은 우드스탁에 관한 책이기 보다는 우드스탁을 알게 되면서 혹은 우드스탁을 경험하게 되면서 어떤 식으로 엘리엇 타이버라는 사람이 이전과는 전혀 달라진 삶을 살아가게 되는지를 무척 개인적인 입장에서 말해주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테이킹...’은 성장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우드스탁은 한구석에 조금은 밀려나져 있는 내용이라고 (일종의 소재이자 때때로 주제가 될 때도 있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읽을 맛이 나는 것은 아닐까?

만 약 우드스탁 공연 그 자체에 대해서, 온갖 뒷얘기와 여러 소소한 이야기들에 집착했다면, 그것 들에만 집중했다면 (물론, 다른 방식으로) 읽는 재미가 있기는 하겠지만 지금과 같은 재미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 신의 엉망진창이기만 했던 어린 시절-삶을 솔직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내놓는 앞선 내용들과 자신의 성적 정체성(남성 동성애자-게이)을 알아가게 되는 과정을 털어놓는 내용들(무척 적나라하기 때문에 흥미롭기도 하고 자극적이기도 했다)을 지난 다음에 자신의 가족들과 갈등하고 어려움으로 가득한 생활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서 상세한 설명이 있은 다음에야 (엘리엇 타이버는 당황스럽고 어쩔 줄을 모르며 난감-난처한 표정으로 가득하지만 그게 무진장 웃긴 상황들이기로 묘사하기도 한다) 자신이 꿈만 꾸던 상황이 갑작스럽게 들이닥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다시 말해서 우드스탁이 농담이 아닌 현실에서 벌어지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과정을 자세하게 다뤄내고 있는 중후반부 속에서 온갖 황당한 사건들과 상황들 그리고 찬성과 반대의 갈등, 통제 불가능 한 혹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어떻게 벗어나게 되는지를, 그 과정 속에서 어떤 식으로 성장하는지를, 스스로에 대해서 가족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의 게이라는 정체성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긍정하고 화해하는지를, 히피들의 야릇하고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혹은 눈살이 찌푸려지고 고개를 돌려지게 만드는 그들만의 문화를, 섹스-마약-로큰롤이 한꺼번에 뒤엉켜 화학반응을 일으킨다면 어떤 폭발을 만들어내는지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 

그리고 여러 엉망진창의 방식으로 


우 드스탁은 결국 개최되었고 그건 하나의 사건이면서 사고였고, 어쩌면 뒤돌아보니 덧없는 순간이었지만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그런 식으로 우드스탁은 한 개인과 밀접하고 긴밀함을 보여주며 그 의미를 획득하게 되는 것 같고, 그걸 확대시켜 해석하면 엘리엇 타이버 개인만이 아닌 그 순간 그 공간에 머물렀던 이들 중 모든 사람은 아닐지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큰 변화를 혹은 자신만의 삶의 태도와 확신을 갖게 만드는 순간-공간이었다는 것을 이해되도록 만들고 있다.


엘리엇 타이버의 글을 멋대로 인용한다면 우드스탁에 향할 수 없었던 이들에게도 우드스탁이 찾아오도록 그는 노력-설명하고 있다. 그 자신의 실제 경험을 말하면서.


물 론, ‘테이킹...’을 읽었다고, 그것으로 내 삶이 얼마나 바뀔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가벼운 기분으로 무겁기만 했던 자신의 삶을 수다스럽게 얘기해주면 결국에는 어떻게 삶이 변화되었는지를 어떤 찡그림도 없이 말해주고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조금은 바꿔보고 싶기도 하고 변화를 찾고 싶기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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