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의 인간
필립 아리에스 지음, 고선일 옮김 / 새물결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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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시대부터 1960년대 현재까지의 ‘죽음’에 대한 인식과 감정의 섬세한 변화를 고찰하고 있는 필립 아리에스의 ‘죽음 앞의 인간’은 서유럽과 미국 사회를 중심으로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태도가 어떤 변화를 보였고 그 변화를 통해서 무엇을 깨달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집요하게 분석하고 있는 저작이고 아마도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탐구한 가장 탁월한 저작 중 하나일 것이다.

 

필립 아리에스는 그의 또다른 걸작 ‘아동의 탄생’과 마찬가지로 편지, 일기장, 묘비, 공문서, 소설 등과 같이 그동안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던 수많은 자료를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고, 그 자료들을 통해서 중세 시대부터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하고 있는지를 밝혀내고 있다.

 

필립 아리에스는 죽음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죽음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길들여진 죽음’에서부터 그렇게 밀접하고 친숙했던 죽음이 느닷없이 찾아오고 공포감을 조성하는 그리고 공포와 성적인 감정이 겹쳐지는 기묘한 감정을 담아내는 ‘야성화 된 죽음’으로 변화되고 있고,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서 느끼는 공허와 허무 그리고 혐오감까지의 ‘역적된 죽음’으로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서 느끼고 생각하는 감정의 변화를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설명해내고 있고, 그 방대하고 세밀하고 상세한 자료들이 너무 많이 인용하고 있어서 지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자세하다.

 

필립 아리에스는 현대 사회의 정신분석가들과 사회학자들이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나칠 정도로 죽음을 외면하고 피하려 하고 있는 분석과 결론에 공감하며 이 부적절한 반응과 방식에 대해서 그들과 함께 비판하고 있고, 지금까지의 죽음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서 무엇을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지 다시금 숙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죽음’이라는 주제를 갖고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기는 하지만 단순히 ‘죽음’만이 아니라 중세시대부터의 사람들이 갖고 있었던 ‘삶의 태도’와 그 태도와 함께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본문만 1,000 페이지가 넘는 묵직한 부피처럼 묵직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탁월한 저작이고,

묵직한 주제와 내용 덕분에 쉽게 읽혀지지 않는 부분도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 상세한 설명과 다양한 자료를 인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자료까지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는 감탄하게 되기만 했다. 그리고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게 읽혀지기도 했다.

 

‘죽음’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지나칠 정도로 상세하게 탐구하고 있기에 그리고 그 내용의 밀도와 부피에 압도되어 쉽게 손길이 향하지 않기도 하겠지만 이처럼 죽음을 통한 삶의 태도에 대해서 설득력 있게 접근하고 있는 저작도 별로 없기 때문에 읽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되도록 한번 도전해 보기를 바라게 된다.

 

 

 

참고 : 1,000 페이지가 넘는 내용이기 때문에 들고 다니며 읽기에는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1, 2권식으로 분할해서 출판되는 것을 극히 싫어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불편해 하면서도 별 수 없이 들고 다니며 읽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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