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의 조건 민음사 철학 에세이
장프랑수아 리오타르 지음, 유정완 옮김 / 민음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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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다니던 때, 포스트모던은 어떤 것에 대해 얘기하더라도 관련되던 따끈따끈한 주제였다. 그걸 어떻게 생각하든 누구의 입장을 공부하든 상관없이 무슨 논의를 하더라도 포스트모던과 항상 연결되었다. 이제는 시들해진 것 같고 리오타르나 보드리야르와 같은 사람의 이름은 언급조차 되지 않을 정도가 된 것 같지만... 그때는 그랬다.

 

서점에서 책들을 구경하던 중 포스트모던의 조건이 눈에 들어왔고 항상 이 책을 끼고 다니던 후배의 모습이 갑작스럽게 생각나 읽어보게 됐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철학, 세계관, 가치, 사회 이론의 핵심적 관심 사항이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가를 가장 잘 보여 주는 문헌 중 하나이다. ‘사회의 컴퓨터화로 인한 서양 지식의 지위에 관한 이 보고서는 거대 서사로 점철된, 그러나 이제는 변화의 필요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한반도 지성사에도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첨단 유행을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느껴졌던 포스트모던이고 그 포스트모던에 관한 일종의 선언처럼 혹은 정의처럼 다뤄지는 책() 중 대표작으로 꼽히지만 이 책이 발표된 시기가 1979년이라는 것을 떠올리면서 읽는다면 조금은 달리 읽혀지게 되는 것 같다.

 

어떤 핵심적 관심 사항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서 냉정함과 들뜬 기분이 오가며 상황을 지켜보는 느낌이랄까? 그런 식으로 읽혀져서인지 일종의 시대적 현안이나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앞으로 어떤 문제점들이 등장할 것인지에 대한 예상과 예언을 들려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너무 제멋대로 읽은 것 같긴 하지만 지금이 어떤 시대이고 과거와는 어떤 점에서 다른 점들을 찾아볼 수 있을지를 예리하게 따져보려는 의도에서 쓴 글이라는 생각으로 읽어본다면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흔히 말하는 총체성에 대한 부정이나 거대 서사에 대한 회의라는 거창한 기조에서 읽어봐도 괜찮겠지만 “‘사회의 컴퓨터화로 인한 서양 지식의 지위에 관한변화를 어떤 식으로 이해하는지,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변화가 어떤 식으로 일어날지를 심도 있게 파고들려고 하는 시도로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이해하기가 힘든 부분도 많았지만 흥미를 느끼며 읽혀지는 부분도 꽤 있었다. 대학을 다닐 때 읽었다면 더 진지하게 그리고 답답한 기분으로 읽어봤겠지만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읽으니 꽤 흥미로운 논의가 많이 있었네... 라는 생각만 들게 된다. 이해가 잘 안 되거나 모르는 내용은 쉽게 건너뛴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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